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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상상을 실물로 만들어드립니다

3D 프린터 만드는 ‘에이팀 벤처스’ 고산 대표

에이팀 벤처스의 고산 대표는 2006년 12월 대한민국 최초 우주인에 선발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우주인 최종 선발에서 탈락 후 벤처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창업지원 사업을 하는 타이드인스티튜트와 3D 프린터를 만드는 에이팀 벤처스라는 회사를 이끌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사진제공 : 에이팀 벤처스
어린 시절부터 우주, 과학에 호기심이 많아 과학 잡지, 탐험소설 등을 읽으며 상상력을 키워온 그는 고교 시절엔 천문, 우주에 관심이 많았다. 서울대 수학과 졸업 후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인공지능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중 우연히 대한민국 첫 우주인을 찾는다는 공고를 접했다.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 지원한 그는 1만8000대 1의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우주인으로 선발됐다. 그리고 러시아 가가린우주인 훈련센터에서 13개월 동안 훈련을 받았다.

“제가 무언가 뛰어나서 뽑힌 건 아니었어요. 학교 다닐 때 복싱부를 하며 아마추어 복싱대회에 출전해 동메달을 딴 적이 있어요. 암벽등반과 같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도 좋아했죠. 평소에 하던 작은 도전의 경험들이 예비 우주인으로 선발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우주인 도전을 통해 그는 ‘일단 도전하고 다양하게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고 ‘작은 도전이 쌓일수록 더 큰 도전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2008년 최종 선발에서 탈락한 그는 그것을 계기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기획부 선임연구원을 거쳐 지금의 에이팀 벤처스를 창업했다.

“도전 자체가 의미 있고 행복했어요. 우주인으로 도전하고 훈련받았던 경험은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고, 인생에 첫 터닝포인트가 됐습니다.”

그는 2010년 우연한 기회에 10주간 미국 항공우주국이 미래학문 교육을 위해 만든 싱귤래리티대학에서 두 달간 진행된 창업캠프에 참여했다.

“공대생, 경영학도, 세계 곳곳의 창업가, 발명가 등이 모여 첨단과학 기술을 이용해 미래 시장을 예측하고 선점하겠다는 도전적인 자세와 창업 아이디어가 샘솟는 현장이었어요.”


그곳에 참여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며 청년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2011년 한국으로 돌아와 기술 창업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인 타이드인스티튜트를 만들었다.

“창업은 시장경제 속에서 이 사회가 가지는 가치를 사회에 투영시키면서 가치를 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스레 창업을 지원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됐죠.”

그는 팹랩이라는 제작소를 마련해 창업 관련 워크숍을 진행하고, 머릿속 아이디어를 3D 프린터를 이용해 구현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30년 전부터 3D 프린터 기술이 개발돼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어요. 저는 2010년 실리콘밸리에서 접했던 3D 프린팅을 보고 놀랐죠. 아이디어만 있으면 3D 프린터로 직접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금형 제작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려면 2~3개월이 걸리는데 3D 프린팅은 6~7일이면 충분해요. 실제 2년 동안 3D 프린터를 이용해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3D 프린터의 중요성을 더 직시하게 됐습니다.

3D 프린팅에 사용하는 소재는 플라스틱, 알루미늄, 세라믹, 금속, 텅스텐 등 더욱 다양해지고 있어요. NASA에서는 우주선에 들어가는 부품을 프린팅해 쓰는 것도 있고요. 디자인,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연구 개발이 한창이에요. 새로운 디바이스가 등장하는 데 3D 프린터가 도움이 될 것 같아 3D 프린트를 제작하는 에이팀 벤처스를 만들었습니다.”

에이팀 벤처스에서 출시한 3D 프린터 크리에이터블 D2(418mm x 438mm).
2013년 에이팀 벤처스를 창업한 그는 지난해 5월 ‘크리에이터블 D2’라는 보급형 3D 프린터를 출시했다. 크리에이터블 D2는 3D 도면만 있으면 프린팅이 가능하다. 최대 두께 0.06mm로 적층할 수 있는 고해상도, 속도 또한 일반 보급형 제품보다 1.5배 더 빠르다.

출력 시 소음과 진동이 적어 일반가정, 사무실에서 쓰기에도 용이하다. 또한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디스플레이 디자인, 프린터의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누구나 3D 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에 큰 비중을 두었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3D 프린터를 이용한다면 매일 새로운 장난감을 만들어주고,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3차원 모형으로 만들어줄 수 있죠.”

그는 프린터 출시 후 프린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 그는 좋은 피드백보다 개선사항을 요구하는 피드백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사용 후 지적해주시는 것들이 많은 도움이 돼요. 저희가 발견해낼 수 없는 부분을 발견해주시니 프린터를 보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그는 더 많은 사람이 3D 프린터를 체험할 수 있는 온라인 3D 프린터 공유 서비스 플랫폼 ‘셰이프엔진’을 만들었다.

셰이프엔진은 3D 프린터로 제품을 만들고 싶은 수요자와 3D 프린터 소유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소유자가 자신의 프린터를 셰이프 엔진에 등록해두면 수요자는 가까운 지역의 위치, 소재, 색상, 시간 등 원하는 주변의 3D 프린터를 선택해 프린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수요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프린터를 이용할 수 있고, 소유자는 3D 프린터로 부가수익을 얻을 수 있다. 현재 베타서비스 중으로 12월 론칭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시장 겨냥, 미국에 지사 설립

크리에이터블 D2로 만든 피규어.
기술기반의 창업을 지원하는 타이드인스튜티트에서는 창업지원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한다. 특히 ‘창업 스프링보드’라는 창업자를 발굴해내는 대회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9개 팀을 선발해 팀마다 50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도쿄・상하이・뉴욕・런던 등 해외에서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대회를 열었다.

“현지 유학생부터 교포,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이 참여했어요. 새로운 창업에 대한 열정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원해나가는 게 꿈 중 하나입니다.”

타이드인스티튜트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7명의 멤버와 함께 시작했다. 현재는 25명으로 늘었고, 에이팀 벤처스는 16명의 멤버들과 함께하고 있다.

“처음엔 비전을 공유하고 같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좋은 사람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어요. 뭔가 틀어지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떠나가는 사람도 있었고요. 특히 비영리단체인 타이드인스튜티트는 더 힘들었어요. 공유하는 가치 자체는 좋지만 현실은 팍팍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었죠. 지금은 열정 가득한 좋은 사람들로 채워졌고, 이들과 비전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인 것 같습니다.”

그를 가슴 뛰게 했던 것, 신기루같이 보여도 뭔가 해낼 수 있겠다는 의지를 가질 수 있게 한 것은 “창업에 대해 알게 된 것”이라고 한다.

“가슴 뛰는 일이 성장에 원동력이 되고, 또 가장 파워풀한 것 같아요. 후회하지 않는 게 중요하고요. 예를 들어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해야 하는데, 중요한 건 ‘후회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는 일’ 인 것 같아요.”

3D 프린터 관련 사업을 확장 중인 그는 지난 9월 미국에 지사를 냈다. 에이팀 벤처스를 미국에 상장시켜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한인창업 네트워크를 전 세계적으로 구축해가는 꿈을 꾸며 그는 오늘도 가슴 뛰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 201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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