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기부 앱 ‘도너도넛’ 박희영 대표

지금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은 그대에게 권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늙어서 기부하려고 한다. 그러나 반드시 해야 할 일을 굳이 기다릴 필요가 있는가?”
극빈층 병원에 7500만 달러, 에볼라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25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통 큰 기부로 유명한 페이스북의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가 말했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을 때 기부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고 생각한다. 또 기부는 하고 싶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도 많다. 일상에서 쉽게 기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박희영 대표는 기부 앱 ‘도너도넛’을 만들었다.
도넛처럼 달콤한 기부의 즐거움

‘도너도넛’은 기부를 뜻하는 ‘도너(Donor)’와 ‘도넛’을 합쳐서 만든 이름이다. 누구든지 도넛처럼 달콤한 기부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앱을 설치한 후 ‘도너마켓’에 더는 쓰지 않는 물건을 올리고, 그것이 판매되면 판매금액이 고스란히 기부된다. 판매물품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본인이 입던 옷, 액세서리, 다 읽은 책, 커피 쿠폰 등 일상의 모든 물건을 기부할 수 있다. 판매자는 홀트 아동복지회, 한국국제봉사기구 등 도너도넛에 등록된 20개의 기부단체 중 하나를 선택해서 판매금을 기부한다. 도너도넛에 등록된 모든 기부단체는 정부에서 공식적인 인가를 받은 비영리 단체들이다. 박희영 대표가 기부단체 등록에 엄격한 기준을 두는 이유가 있다.

“정부의 승인을 받은 기부단체는 믿을 수 있는 기관입니다. 기부금이 투명하게 사용된다고 확신할 수 있는 거죠. 기부 영수증을 발급해서 기부자들이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고요. 도너도넛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바로 투명성입니다.”


앱에는 기부를 위한 일종의 장터 기능을 하는 도너마켓 이외에 ‘캠페인’ 메뉴도 있다. 본인들만의 색깔을 나타낼 수 있는 캠페인을 운영하고 싶다는 기부단체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만든 것이다. 판매자는 도너도넛에 등록된 캠페인을 선택해서 기부할 수도 있다. 현재는 희소병을 앓고 있는 입양 대기 아동을 돕는 캠페인, 유기동물 보호소를 지원하는 캠페인 등이 진행 중이다.

박희영 대표는 현재 대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2012년 프로그램 개발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을 살려 혁신적인 앱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평소에도 기부에 관심이 있었지만, 박 대표가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그의 아내였다.

“대학교 서예 동아리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가 아내인데, 그래서 결혼 후에도 허물없이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았죠. 어느 날 아내가 물었어요. 50살, 60살이 되면 뭐하면서 살 거냐고요. 당당하게 좋은 일하면서 산다고 얘기했죠. 그랬더니 그때 가서 좋은 일할 생각하지 말고 작은 일이라도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하더군요. 신선한 충격을 받았죠. 원래 아내가 기부나 나눔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생각해보니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이 프로그래밍이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디어를 낸 게 바로 도너도넛의 시작이었습니다.”

나눔 관련 단체 및 사회공헌 기업들과 함께 ‘대한민국 나눔 대축제’에 참여한 도너도넛 팀.
박 대표는 평소 나눔에 관심이 많던 동료들을 개발에 끌어들였다. 직장 동료, 학교 친구, 동아리 후배 등 IT 업계에 종사하는 인맥을 총동원해 멤버를 구성했다. 모두 직장인이었기에 퇴근 후 2~3시간씩 회의를 진행했다. 주말에는 카페에 모여 프로그램 개발에 몰두했다.

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도너도넛은 ‘2012 소셜벤처 경연대회’에 나가 대상을 받았다. 사회에 환원하는 콘텐츠라는 생각으로 개발을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큰 부담이 없었지만, 주변의 주목을 받으면서 박 대표는 책임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책임감 때문에 앱이 절반 정도 만들어진 상태에서 모든 걸 초기화해 다시 시작한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앱이 공식적으로 출시되기까지 1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아직도 부담감이나 책임감을 느낄 때가 많아요. 그때마다 도너도넛 사용자들이 큰 힘이 되어줍니다. 예전에 ‘희망누리 학부모연구회’라는 곳의 어머니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방에 다니는 중학생 4명의 교복비 마련을 위해 캠페인을 운영한 적이 있어요. 학부모회 회원들이 합심해서 도너도넛에 물건을 올리고, 그 물건을 서로 사주는 모습이 마치 바자회를 보는 것 같았어요(웃음). 결국 목표 금액을 달성했죠. 또 몇몇 파워 유저(user)들은 주기적으로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올리고, 그 물건이 판매되면 예쁘게 포장까지 해서 택배로 구매자에게 배송해줍니다. ‘내가 만들어놓고 이 사람들처럼 열심히 노력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저 자신을 되돌아봐요. 제가 배우는 게 더 많죠.”


어려운 시절 도움 받았던 경험이 기부 앱 운영의 원동력

도너도넛의 급식 후원을 받은 에티오피아 빈곤 아동들.
도너도넛의 현재 가입자 수는 1만 명을 넘어섰다. 초반에는 도너도넛 멤버들이 지인들에게 앱을 홍보하면서 사용자들을 모았다. 박희영 대표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서 신형 휴대폰을 출시하면서 도너도넛과 연계하여 이벤트를 진행했을 때 사용자 수가 대폭 늘기도 했다. 그러나 많게는 월 200만 원까지 모이던 기부금이 현재는 다소 줄어든 상태다.

“모든 멤버가 개발자이기 때문에 홍보 전략을 세우는 부분에서 미흡한 점이 많아요. 기부단체들에 더 큰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스럽죠. 그렇지만 홍보를 하려면 기부금의 일정 부분을 수익금으로 처리해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도너도넛에 상업적인 요소가 들어가게 돼요. 멤버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결국 도너도넛을 통해서는 수익을 남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기부 앱이라는 본질을 지켜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본질이 파괴되면 기부 문화를 사회에 전파하겠다던 우리의 초심도 사라질 수 있으니까요.”

박희영 대표가 기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그는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야 할 정도로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자랐다. 고등학생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박 대표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동네 주민들이 그의 집 대문 앞에 콩・쌀 등의 곡식을 두고 갔다. 초・중・고교의 담임교사들은 그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대학 진학의 문턱에서 위기를 맞이한 상황에서도 이웃의 도움을 받았다.

“인하대 컴퓨터공학과에 합격해서 집에 입학 허가증을 가지고 가니까 어머니가 우시더라고요. 아들을 대학에 보낼 여유가 없으니까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죠. 그때 동네 아주머니가 대학 등록금을 빌려주셨어요.”

박 대표는 현재 회사 생활을 하면서 도너도넛의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 힘들 때도 있지만 어렵던 시절 얻은 교훈이 현재의 박 대표를 이끌고 있다.

“저는 한 달에 10만원만 있으면 공부할 수 있었어요. 10만원이 없어서 공부를 못 하는 학생이 있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어요. 능력이 있는 사람도 가난하면 자신의 잠재력을 펼칠 기회를 얻지 못해요. 저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그 기회를 얻었어요. 이제는 제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우리나라에는 기부단체가 많다. 그러나 정작 기부에 참여하는 일반인은 부족한 편이다.

“기부는 어려운 게 아니에요. 도너도넛이라는 앱을 만든 이유는 내가 무언가를 나눈다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기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작은 것부터 나눠보세요. 그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를 서서히 변화시켜나갈 겁니다. 그 시작을 도너도넛과 함께하면 더욱 좋겠죠(웃음).”
  • 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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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준수리   ( 2015-11-24 ) 찬성 : 56 반대 : 31
오~~박대표님...군 에서도 따뜻하고 착했는데 인품은 변화지 않는군요 역시 멋지고 선.하도 기부통한 따뜻한 세상 만들기에 동참할께요^^
  고영국   ( 2015-11-23 ) 찬성 : 34 반대 : 98
도너도넛 흥하세요. 멋지네요.
  서비스....   ( 2015-11-20 ) 찬성 : 40 반대 : 37
대단해요...박대표.....곧 한국을 빛낼 멋진 자선단체가 될거예요...
20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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