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이브 뮤직 최강자 ‘로큰롤라디오’

기쁨도 슬픔도 춤과 함께!

글 : 오주현 기자  / 사진 : 김선아

대한민국 2012년 라이브뮤직콘테스트 대상 문화체육부장관상, 2013년 EBS 올해의 헬로루키 대상, 2014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 수상. LA 위클리 선정 ‘컬처 콜라이드’ 톱5 등극. 2011년에 결성한 밴드 로큰롤라디오가 5년 동안 만들어낸 기록들이다. 이들은 대형 음악 페스티벌부터 홍대의 작은 클럽 무대까지 지난 5년 동안 300회가 넘는 다양한 무대에 서왔다.

사진제공 : 로큰롤라디오
사람들을 춤추게 하는 음악

“지난해 받은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은 저희도 얼떨떨했어요.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엑소, 자이언티, 김예림 등을 꺾고 수상하는 바람에 당황했죠. 저희에게 가장 의미 있는 상입니다(웃음).”_최민규

로큰롤라디오는 리드미컬하고 가벼운 스타일의 음악인 댄서블 록(Danceable Rock)을 하는 밴드다. FX나 키보드 없이 밴드의 가장 기본적인 악기인 기타・베이스・드럼으로 신나는 비트를 만들어낸다. 이들의 대표곡인 ‘shut up and dance’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을 춤추게 하는 음악’을 지향한다. 관객들이 음악을 듣고 춤을 출 때 제일 기뻤기 때문에 이런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다.

“마음으로 춤을 춘다고 하죠? 꼭 몸을 흔들어서 춤을 추는 음악뿐 아니라 마음이 신나는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_김진규

보컬과 기타를 맡은 김내현, 기타 김진규, 베이스 이민우, 드럼 최민규는 학창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지만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달랐다. 최민규는 중학교 2학년 때 형의 추천으로 드럼을 처음 만났다. 그리고 초중고 동창인 이민우에게 베이스를 추천했다.

“밴드는 잘 몰랐어요. 제가 HOT 팬이었거든요(웃음). 하얀색 풍선을 흔들면서 공연을 봤었는데 밴드 팬들은 공연을 보면서 소리를 지르고 춤을 추고 뛰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이게 뭐지’라고 당황했던 기억이 나요.”_이민우

밴드 내에서 기타를 맡은 김진규는 아버지가 ‘멋쟁이 토마토’를 만든 동요 작곡가였다. 어릴 때부터 기타를 치며 동요를 만드는 아버지를 보며 형과 함께 기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의 형은 지금 YG 기타 세션 녹음을 담당하고 원더걸스의 합주를 지도하기도 한 실력파 기타리스트 김진우다. 보컬인 김내현 역시 부모님의 영향을 받았다. 그의 부모님은 80년대 민중가요 노래패 ‘노찾사’의 멤버였다.

“멤버 모두가 어릴 때부터 음악과 친숙했어요. 지금도 처음에 누군가가 모티프를 들고 오면 다 같이 이야기하면서 곡을 만듭니다.”_김내현

왼쪽부터 김진규(기타)·이민우(베이스)·최민규(드럼)·김내현(보컬).
같은 고등학교에서 만난 김진규・이민우・최민규와 두 살 어린 김내현은 YB 밴드의 테크니션으로 처음 만났다.

“진규네 형이 먼저 YB에서 테크니션으로 일을 하고 있었어요. 형이 그만두면서 민우와 제가 들어가게 되었고, 내현이까지 들어오면서 같이 일을 하게 되었죠. 그때가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YB가 한창 바빠질 때였거든요.”_최민규

테크니션이란 악기·기자재를 조정하는 사람을 말한다. 밴드가 공연하기 전 무대를 완벽한 상태로 만들어놓고 리허설까지 직접 한다. 뮤지션이 무대에 올라가서 공연에만 집중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이다.

“어린 시절에 큰 무대를 경험하는 게 흔치 않은 기회였어요. 테크니션으로 일을 하며 ‘이게 좋은 소리구나’ ‘공연 준비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 경험해본 시간이었습니다.”_이민우

그들이 테크니션으로 일을 하며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밴드의 소리뿐만이 아니었다.

“호흡을 하나로 맞추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고 엄청난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YB는 한국의 대표 밴드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성공한 밴드잖아요. 그런데 형들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아요. 끊임없이 해외무대에 도전하고 관객 단 몇 명을 두고도 공연을 해요. 이런 프로의 마인드를 배웠습니다.”_김진규

로큰롤라디오의 첫 번째 단독공연에 게스트로 나왔던 YB는 이제 이들을 후배나 동생이 아닌 같은 뮤지션으로 대해준다.

지금의 로큰롤라디오가 만들어지기까지는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다. 서로가 오해한 적도 있었고, 밴드가 깨진 적도 있었다.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마땅치 않아 노래를 할 수 없던 시기도 있었다. 밴드 활동을 접었던 시절, 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콜센터에서 상담사로 일하기도 했다. 흩어졌던 4명이 다시 모이고 나서도 6개월 동안 악기를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만 해야 했다.

“힘든 경험을 했기 때문에 지금 음악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희 모두 밴드에서 잘린 경험이 있어요. 지금은 그런 경험이 오히려 긴장감을 주는 것 같아요.”_최민규


해외 유명 뮤지션들과 공동 작업


지금은 라이브를 잘하기로 정평이 난 밴드이지만 시작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로큰롤라디오는 밴드 결성 후 300회에 가까운 라이브 무대를 소화했다. 초반에는 단 두 명의 관객을 앞에 두고 공연을 하기도 했다.

“홍대의 작은 클럽에서 공연했었어요. 저희가 한 곡을 하고 나니까 관객 두 명 중 한 명이 나가더라고요. ‘아, 우리가 저 관객을 내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굉장히 부끄러웠어요. 그 공연이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음악에 몰입하기 시작했고, 무대를 즐기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어요.”_김내현

무대를 즐기면서부터는 기대하지 않았던 수상 운이 따르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로큰롤라디오를 알아보았고, 그들의 음악을 인정해주는 사람들도 늘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8시간 넘게 연습한 다음이었다.

“연습을 정말 많이 합니다.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연습하기 때문에 무대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어요.”_최민규

로큰롤라디오는 해외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2014년에는 록의 본고장인 미국 뉴욕에서 열린 CMJ뮤직마라톤, LA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컬처 콜라이드 페스티벌에 참가하면서 LA 위클리 등 현지 언론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 올해 여름에는 프랑스에서 공연을 했고, 얼마 전에는 러시아에 다녀오기도 했다. 특히 이번 프랑스 투어에서는 마돈나를 발굴한 제작자 시모어 스타인이 ‘한국에 프로듀서를 보내겠다’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고, 비욘세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라이언 레슬리와 공동 작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K-pop이라고 하면 아이돌만 알다가 한국에도 이런 밴드가 있었느냐며 놀라더라고요.”_이민우


11월에 발매될 EP 앨범 〈Life is a dream, we’ll wake up and Scream〉은 프랑스와 한국에서 동시에 발매될 예정이다. 프랑스의 유명한 프로듀서이자 UK차트 1위를 하기도 했던 아티스트 로맹 트란샤르와 함께 작업한 앨범이다.

“새로운 방식의 녹음이었어요. 좋은 소리를 뽑아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더라고요. 드럼에 손수건을 대기도 하고, 베이스 앞에 마이크를 여러 대 놓기도 하고요. 밴드 사운드가 많이 업그레이드된 것 같아서 저희도 기대됩니다.”_김진규

지난 9월, 로큰롤라디오는 세월호 2주기 추모공연인 〈열일곱 살의 버킷리스트〉에 참여했다.

“공연에 앞서 우리가 어떻게 감히 그분들을 위로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컸습니다. 유가족들이 다가와서 평소처럼 제발 재밌고 신나게 공연해달라고 당부하셨어요. 그래서 온 마음으로 즐기면서 공연을 했습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춤을 추자’는 로큰롤라디오의 신조대로요.”
  • 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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