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R 업로더 미니유, 유민정

“사람들의 마음에 안정을 주고 싶어요”

글 : 오주현 인턴기자(이화여대 졸)  / 사진 : 김선아 

사각사각․소곤소곤․타닥타닥 일정하게 반복되는 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에 빠져든다. 어릴 적 엄마가 귀를 파줄 때의 기억, 비 오는 날 창틀로 떨어지던 빗소리, 나지막히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 향초가 조용히 타들어 가는 모습 등 떠올리면 마음이 편해지는 장면과 기억이 있다. ASMR은 이런 자극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준다는 이론에서 만들어졌다. 국내 ASMR의 스타라고 할 수 있는 유튜브 업로더 미니유, 유민정 씨를 잠원동 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자율감각쾌감반응)은 오감을 이용한 감각을 뇌에 직접 반영해 심리적인 만족감과 쾌감, 진정효과를 만들어내는 심리안정치료법이다. 미국과 호주를 중심으로 2010년에 생겨난 신생용어로 정식 학술용어는 아니지만 미국 대체의학 사이트를 중심으로 수십 년 전부터 주목을 받아온 분야다. 국내에서는 2~3년 전부터 해외 ASMR 영상을 본 사람들의 좋은 반응이 이어지면서 알려졌다.

유민정 씨는 오랜 시간 연극배우가 되기 위해 극단에서 연기를 배우며 오디션에 수차례 도전했지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 실의에 잠겨 있을 때 그는 ASMR을 만났다.


“연극배우가 아니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꿈이 없어지고 나니까 이 직업, 저 직업을 방황하면서 고통과 공허감을 느꼈습니다. 그때 ASMR을 통해서 위로를 받았어요. 불안하고 복잡하던 마음이 잔잔해지고 안정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위로를 받았기때문에 사람들에게 ASMR을 더 알리고 싶었어요. 지금은 ASMR을 하는데 오랫동안 연극배우를 준비한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웃음).”

당시에는 해외 유명 업로더들만 ASMR영상을 제작하고 있었다. 영어가 아닌 한국어 영상을 보고 싶었던 유민정 씨는 2013년부터 직접 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어떤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독백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극을 배울 때 독백을 하나씩 주면 그것을 외워서 실제로 앞에 사람이 없지만 나 혼자 연기를 하거든요. 그때의 경험을 살리니 영상을 만들기가 쉬웠어요.”


110만 명이 넘게 본 ASMR 영상


처음에는 단순히 좋아해서 시작한 ASMR이지만 이제는 유민정 씨의 당당한 직업이 됐다. 그의 유튜브 채널은 1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받아보고 있다. ASMR 동영상을 올리면 보통 4만 번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가장 많은 조회 수를 받은 영상은 110만이 넘는다.

유민정 씨가 가장 추천하는 ASMR 영상은 ‘괜찮아 잘 될 거야’다. ‘괜찮아 잘 될 거야’라는 문장을 계속 속삭이면서 머리를 쓰다듬는 손짓을 하는 영상이다. ‘다 괜찮아. 울지마. 많이 힘들었지? 다 잘 될 거야.’라고 수없이 반복되는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울컥하며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영상의 밑에는 ‘그동안 친구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껴 너무나도 힘들고 외로웠는데 이 영상을 보고, 제 자신에게 더 솔직해질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언니 너무 힘들어요. 아무도 위로해줄 사람이 없어서 이렇게 영상을 트네요. 고마워요 언니.’,‘I'm healed! You changed my very bad day to a good!(치유됐어요! 당신은 나의 아주 힘든 날을 좋은 날로 바꿔주었어요')’ 등 400건이 넘는 평이 적혀있다.

“지금 시대와 잘 맞는 콘텐츠인 것 같아요. 힘든 사람들이 많잖아요. 특히 취업준비생이나 수험생 등이 제 영상을 많이 찾는 편이예요. 저도 겪어봤지만 그때가 되면 마음이 조급하고 공허해져요. 안정을 찾기 위해서 ASMR을 찾는 거죠.”


실제로 유튜브 통계를 살펴보면 그의 ASMR의 구독자 중 50%는 18세에서 24세 사이의 젊은 층이다. 그들은 ASMR 영상을 보며 위안을 얻는다.

현재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한국어 ASMR 영상은 6만 개가 넘는다. 이 이론을 받아들이는 반응은 다양하다. 어떤 이는 스트레스가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좋은 영상이라고 하지만 어떤 이는 ‘뇌르가즘’이라고 칭하며 선정적으로 변질할 위험이 있는 콘텐츠라고 우려를 감추지 않는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250개가 넘는 가장 많은 양의 ASMR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유민정 씨는 이에 대한 견해가 확실했다.

“선정적인 부분은 없어야 합니다. 일본에서는 ASMR이 아예 선정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고 해요. 하지만 ASMR의 본질은 사람들의 마음에 안정을 주는 것입니다. 이상한 것으로 변질되지 않고 좋은 콘텐츠로 ASMR을 정착시키는 게 제 바람이자 목표입니다.”
  • 201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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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민이   ( 2016-02-28 ) 찬성 : 73 반대 : 57
언닌지 동생인지 잘 모르겠지만 늘 너무 즐겨 보고 있어요.
 항상 화이팅하세요!!
  마루   ( 2015-10-05 ) 찬성 : 102 반대 : 40
지친 일상 속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것은 잠 인데, 저는 별로 자고 싶지 않더라고요. 어느 날 유튜브에서 노래를 듣다가 관련 영상으로 미니유 누님의 영상을 접했습니다. 그 때, 그 노래가 아니었다면..휴... 이젠 퇴근하고 자면서 영상 볼 생각에 매일이 설레네요. 밤이면 여친과 통화를하던 저는 통화는 뒷 전이고 이제는 미니유님 영상만 볼 정도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기사까지 나오니 너무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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