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웹툰 - 《모두가 아름다워진 세상》

예뻐지면 행복할까?

“난 너처럼 예쁘면 뭐든 해결될 줄만 알았는데 네 얘기 듣고 나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 내가 바라고 갈망하던 것들이 ‘타인’이라는 처음부터 잘못된 명제에서 출발했던 건 아닌가. …근데…, 잘 모르겠어. 우리는 평가받는 것에만 익숙한데. 평가받지 않으면 불안한데.”

- 《모두가 아름다워진 세상》 첫 번째 에피소드, ‘Midnight Circus’ 중에서
《모아세》는 ‘NNB’라 불리는 나노 성형로봇이 개발, 상용화에 성공해 저렴한 가격으로 모두가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는 서기 2018년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옴니버스 웹툰이다. 현재 두 번째 에피소드가 연재 중. ‘NNB’ 상용화를 발표하기 반 년 전을 그린 첫 번째 에피소드 ‘미드나잇 서커스’ 편에서는 일란성 쌍둥이, ‘아름’과 ‘다운’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무리해서 밝게 행동하고, 호감을 사기 위해 요점정리 노트를 두 번이나 다시 베껴 써 언제든 빌려줄 수 있게 준비해두며, 좋아하지도 않는 아이돌 그룹을 좋아한다고 거짓말하는 다운은 아름에 비해 못생겼다. 다운이 보는 아름은 인기가 많고, 자연스럽게 반의 중심이 되며 애쓰지 않아도 모두가 그녀에게 친절을 베푼다. 대놓고 적대감을 드러내는 다운, 그런 다운을 흘깃 보며 무시해버리는 아름. 아름과 선을 긋기 위해 다운은 이름을 ‘다은’으로 개명하기 위해 애쓴다. 아름은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화제의 중심으로 살아가지만, 그렇다고 마냥 행복한 건 아니다. 친구가 짝사랑하는 남자애가 아름에게만 관심을 보이고, 그 분노를 아름에게 “꼬리친다”고 말하는 순간, 그 공간에 돌던 정적은 아름을 향한 무언의 질책이었다. 그리고 NNB가 개발되었고 분위기는 점점 이상하게 흘러간다. 미성년자이기에 아직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 사이에서도 “이제 곧 ‘NNB’를 쓰면 똑같이 예쁘고 잘생겨질 텐데…”라며 “원래 예쁜” 아이들에게 해오던 특별한 친절, 호의를 거두기 시작한다.


두 번째 에피소드 ‘인어공주는 누구인가’는 이전 에피소드에서 약 2~3년이 지난 시점이다. 군대에서 갓 제대한 ‘명덕’은 입대 전에 ‘NNB’를 맞기 위해 상담했지만,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켜 맞지 못했다. ‘NNB’는 맞은 이후 천천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뀌기 때문에 미리 맞아 둬야 했지만. 어쨌든 다시 세상으로 나온 그는 말 그대로 모두가 아름다워진 세상에서 혼자 평범(?)한 얼굴을 한 채 집으로 향한다. 모든 것이 입대 전과 달라진 세상에 나온 그는 학교에 복학하고, 미남미녀만 바글바글한 캠퍼스로 발을 내딛는다. 그 속에서 ‘못생긴’ 자신의 얼굴에 반해 접근하는 미녀가 등장하고, 뜻밖의 호의에 설레는 것도 잠시, 씁쓸한 이유를 친구로부터 전해 듣는다. ‘아직 튜닝(?) 전 얼굴의 이성을 만나 내 입맛에 맞는 얼굴로 바꾸는 걸 즐기는 사람들이 생겨났다’고.


《모아세》는 아름다운 사람이 즐비한 거리를 화사하게 그리면서 사람들의 어두운 심리를 냉정하게 보여준다. ‘NNB’가 나오기 전, 아름다운 사람에게 베풀던 친절이 질시와 모함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놀랍다. 대중은 미인을 제 편할 대로 판단하며 쥐고 흔들었다. 그리고 모두의 미가 공평해지는 세상이 오자, 사람들은 재빨리 그것을 대체할 ‘차별점’을 찾아 나선다. 원래부터 아름다운 ‘오리지널’을 칭송하면서도 그건 혐오스러운 ‘외모 차별’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우위에 서고 나머지는 그 밑에 있어야 한다. 적어도 자신이 ‘맨 밑’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타인으로부터의 평가로 자신을 판단한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니까. 타인의 시선 없이는 살아갈 수 없으니까. 성형 나노봇이라는 가상의 장치 덕에 혁신적으로 뒤바뀐 세상을 보여주지만 《모아세》는 결국 제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상황이 변해도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는 인간의 어두운 마음을 꼬집는다. 외모로 쉽게 사람을 평가하면서 내 외모가 평가당할까 두려워하며 타인을 쉽게 재단하고 추측하고 오해하는 치졸한 마음이 그것이다. 아름다움의 기준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절감하게 된다.



《모아세(모두가 아름다워진 세상)》 슈크림 지음, 코미코(comico.toast.com) 화요웹툰
  • 2015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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