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뿅뿅 사운드’ 디스코 록밴드 고고스타

우리가 미쳐야 관객도 미친다

‘뿅뿅 사운드’로 유명한 밴드 고고스타는 2008년에 데뷔했다. 기타・신스・보컬을 맡는 리더 이태선, 베이스・보컬인 서나(김선아), FX(악기 및 특별 효과음 담당) 이연석, 드럼 알리(김지훈)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적인 록 밴드에서 가장 중요한 리드 기타 없이 DJ가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특징이다. 1970~80년대 아날로그적인 음악을 현대에 맞추어 재구성해 표현해낸다. 여기에 화려한 무대화장과 의상, 열광적인 무대매너로 보는 이로 하여금 몸을 흔들게 한다. 지난해 서태지밴드 전국 투어 〈콰이어트 나이트〉 공연에 단독 게스트로 초청받으며 대중적으로 알려졌고, 인디신에서는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뿅뿅 사운드는 들으면 그 속에 ‘올드&뉴’가 있어요. 옛날 감정이 느껴지면서 미래 느낌이 납니다. 과거와 미래가 혼합되어서 독특합니다.”(서나)

데뷔 8년째를 맞이한 고고스타는 자신들의 색깔을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다. 이번에 나온 싱글앨범 역시 그들의 색깔을 확실하게 지켜냈다. 작년에 나온 정규앨범과는 다른 색깔로 그들의 색을 지키되, 대중이 그들의 음악을 조금 더 쉽게 들을 방법을 고안했다.


“7년 동안 뿅뿅 사운드라고 해서 그것만 고집한 것은 아니에요. 우리 색깔은 지켜가면서 새로운 시도도 늘 했습니다. 그래서 지루한 감 없이 뿅뿅 사운드를 이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지훈)

“이런 사운드에 어울리는 사람이 있어요. 우리가 다 키가 작거든요(웃음). 이런 장르에 키 크고 잘생긴 사람은 안 어울릴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사람의 폭이 정해져 있는 장르예요. 우리 밴드가 그 사운드와 어울려서 다행이죠.”(태선)

고고스타의 무대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들의 무대는 한마디로 ‘미쳤다’. 고고스타가 미쳐야만 관객도 미치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최근에 공연한 〈그린플러그드 서울〉은 그런 점이 극대화된 공연이었다. 초반에 활동할 때 느낀 에너지, 관객과 고고스타가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다시 받았다. 수많은 공연 중에서도 그들에게 특히 기억에 남는 공연은 〈쌈지사운드페스티벌〉이다. 이 페스티벌에 발탁되면서 많은 페스티벌에 나갈 수 있었다. 음악을 빨리 알리고 싶던 고고스타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사람들에게 고고스타를 알리기 위해 공연장 트러스(무대 옆 철골 구조물)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이 공연 후 팬 카페에 사람이 2000명이 늘었다.


“사람이 사람을 기억한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 어려운 일을 하고 싶었어요. 사람들에게 ‘세상에 이런 애들도 있어!’라고 각인시켜주고 싶었습니다.” (연석)

멤버 이태선과 이연석, 김지훈은 같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다. 이태선과 김지훈은 다이빙, 이연석은 기계체조 선수였다. 다이빙을 하면서도 항상 밴드를 꿈꾼 이태선은 후배인 이연석과 함께 매일같이 교복을 입고 피시방에 가서 몇 시간씩 음악을 들었다. 모니터만 켜놓을 뿐 다른 어떤 것도 하지 않고 음악에 빠져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촉망받는 다이빙 선수였던 이태선은 다이빙 연습 도중 눈에 물을 맞아 한쪽 눈을 실명하는 큰 사고를 당했다. 몇 년 동안 해온 다이빙을 사고로 그만두고 평생 한쪽 눈을 볼 수 없었지만, 그는 주저앉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기회였어요. 사고를 절망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빨리 하게 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운동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나는 록스타가 될 거야’라고 다짐했거든요. 음악이 있어 힘든 사고도 유연하게 넘길 수 있었고요.”(태선)


제대로 놀 줄 아는 밴드


이태선은 사고 후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럭스’라는 그룹으로 음악을 시작해 MBC의 최신 가요 프로그램이던 〈음악캠프〉에도 출연했지만, 자신이 원하던 방향과는 달랐다. 팀에서 나와 2007년 인디신에서 걸 펑크 록그룹을 하고 있던 서나를 만났고, 후배인 이연석에게 제안해 고고스타를 만들었다. 그리고 2008년 싱글앨범을 발표하면서 당시로서는 흔치 않던 ‘뿅뿅 사운드’를 도입해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운동선수로 살면서 의미 없다고 느끼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런데 지나고 생각해보니 배운 것이 많더라고요. 예전에는 운동선수 경력을 밝히고 싶지 않았어요. 운동선수였다는 것 때문에 우리의 음악성이 묻힐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아닙니다. 운동을 했기 때문에 끈기, 성실함이 생겼고 이것이 음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결국 아무 의미 없이 지나가는 세상일은 없는 거예요.”(태선)

여기에 다이빙 선수로 대학에 입학했다 고고스타의 로드매니저로 일하던 지훈이 드러머로 합류했다. 그때까지 악기를 다뤄본 적도, 드럼 스틱을 잡아본 적도 없는 김지훈을 뽑은 이유는 두 가지. 첫 번째는 운동선수였다는 것. 매일 반복되는 훈련을 견딘 신념과 긍지를 음악으로 즐긴다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두 번째는 지훈이가 그냥 드럼같이 생긴 거예요(웃음). 로드매니저 할 때 운전대를 잡고 앉아 있는데 드럼이 앉아 있는 느낌이었어요. ‘쟤는 그냥 드럼인데?’ 해서 드럼을 맡겼어요(웃음). 적중한 거죠. 드럼 실력이 빨리 늘더라고요.”(태선)

“매 순간 자부심을 느껴요. 고고스타를 보기 전에는 밴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그냥 학교 선배들(이태선・이연석)이 일 좀 도와달라고 해서 보게 된 고고스타의 무대는 감동이었습니다. 좋아하는 밴드의 일원이 된 자부심이 큽니다.”(지훈)


멤버 모두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온 사이였기 때문에 고고스타는 8년 동안 싸움 한 번 없이 그룹을 이어가고 있다.

“밴드를 하기 위해 만난 게 아니라 만나서 밴드를 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희 인연이 되게 신기해요.”(서나)

나중에 알고 보니 연석과 서나는 같은 중학교에 다녔고, 서로의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선도부와 운동부 학생이었다. 서나의 언니와 태선의 형은 고고스타의 공연장에서 우연히 만나 결혼을 했고 지금은 귀여운 조카도 생겼다.

“드라마 같죠?(웃음) 정말 신기해요. 저희는 언젠가 만날 인연이었던 것 같아요. 고고스타도 언젠가는 생길 밴드인 거였고요.”(연석)

올 하반기, 고고스타는 단독공연과 다양한 페스티벌 그리고 10월 호주투어를 앞두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칼 라거펠트(샤넬 수석 디자이너)처럼 백발에 세련되고 멋있게 옷을 입고 공연을 하는 거예요. 지팡이를 들고 뿅뿅 사운드가 나오면 노래를 부르는 거죠. 2020년생들이 ‘저 밴드가 2008년에 만들어진 밴드래. 멋있다!’ 이런 모습을 꿈꾸고 있어요.”(태선)
  • 2015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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