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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스타’로 남을 것인가 vs. 화려하게 부활할 것인가

7년 만에 국내 리그 복귀한 박주영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박주영(30·FC서울)의 ‘해외 유랑’이 끝났다. 박주영이 3월 10일 서울에 입단했다. 2008년 해외진출 이후 7년 만의 친정팀 복귀다. 4일 열린 제주와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에서는 복귀전을 치렀다. 2409일 만의 K리그 출전이었다.
‘축구 천재’ 박주영 “난 천재가 아니에요”

“사실 축구 천재는 아니에요. 그저 운이 많이 따랐을 뿐입니다.” 2005년 프로에 갓 입문한 박주영은 ‘축구 천재’라는 말에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천재’가 맞았다. 2004~2005년 한국 축구팬들은 ‘한국에도 이런 선수가 있었나’라며 열광했다. 2004년 아시아청소년(20세 이하)선수권에서 혼자 6골을 넣었고, 2005년 카타르친선대회에서 9골을 작렬시키며 득점왕과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한 박주영의 등장은 충격이었다. 현란한 드리블에 의한 득점과 몰아치기 능력을 갖춘 ‘천재’ 박주영은 단숨에 한국 축구의 미래로 떠올랐다.

박주영은 고려대 2학년 시절인 2005년 FC서울에 입단해 프로에 데뷔했다. ‘명불허전’이었다. ‘천재’의 등장에 팬들은 열광했고, K리그는 르네상스를 맞았다. 박주영은 입단 첫해 30경기에 출전 18골-4도움으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파급 효과도 엄청났다. 구름 관중이 몰렸다. 2005년 12월 한 스포츠마케팅 전문조사기관에서 발표한 ‘박주영의 2005년 경제적 파급 효과’ 보고서를 보면 직접적인 경제 효과가 106억원, 파급 효과가 613억원, FC서울 광고 효과가 1016억원 등 총 1755억원의 효과를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주영 때문에 늘어난 관중은 경기당 1만 명으로 추산했다. K리그에 ‘박주영 신드롬’이 일었다.

국내 무대는 좁았다. 더 큰 동기부여가 필요했고, 해외로 눈을 돌렸다. K리그에서 91경기에 출전, 35골-33도움을 기록한 그는 2008년 8월 프랑스 AS모나코로 이적했다. “계약 기간 동안 프랑스 리그에서 최고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난 골잡이고 측면 공격수 역할도 가능하다. 난 준비가 돼 있다.” 모나코 입단 당시 자신감이 넘쳤다. 활약도 이어졌다. 박주영은 103경기에 출전해 26골-9도움을 기록했다. 모나코에서의 활약으로 러브콜도 쇄도했다. 프랑스의 명문 릴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영입 제의가 왔다. 갈림길에 선 그는 릴과의 계약 직전 운명의 선택을 하게 된다. 박주영은 2011년 아스널로 이적했다. 이적을 확정한 뒤 자신감이 넘쳤다. 호기로웠지만 결과적으로 잘못된 운명과 마주했다. 주전경쟁에서 밀리면서 추락했다. 처음에는 벤치라도 지켰지만, 2012~2013시즌 셀타 비고(스페인)로 임대를 다녀온 뒤에는 아예 종적을 감췄다. 결국 박주영은 왓포드(잉글랜드 2부리그), 알 샤뱝(사우디아라비아)을 거쳐 7년 만에 K리그로 복귀했다.


축구 천재가 ‘비운의 스타’가 된 이유

시선은 엇갈린다. 그의 복귀에 기대를 거는 팬이 많다. 반면 ‘안티팬’의 냉랭한 시선은 여전히 해동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안티팬들은 10여 년 전 ‘한 사건’이 발단이 돼 박주영에 반감을 갖기 시작했다. 박주영은 고등학생 시절 포항의 유스팀 소속이었다. 포항은 우선협상권을 조건으로 박주영의 브라질 유학을 지원했다. 그러나 박주영이 포항이 아닌 서울로 입단하면서 포항팬들에게 ‘뒤통수를 때린 선수’로 낙인찍혔다. 비슷한 ‘뒤통수 사건’이 유럽에서도 발생했다. 모나코를 떠나 같은 리그의 릴과 계약하기 위해 1차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박주영은 벵거 아스널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아스널로 급선회했다. 이미 한 차례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에 아스널행을 바라보는 ‘안티팬’들의 시선은 더욱 차가웠다.

팬들이 결정적으로 등을 돌리게 된 사건은 ‘병역 문제’였다. 2012년 초, 박주영이 AS모나코의 도움으로 모나코 장기체류권(영주권)을 얻는 방법으로 병역을 연기한 것이 세상에 공개됐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병역 연기를 위해 꼼수를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비난 수위가 절정에 다다랐다. 박주영은 해명 기자회견까지 나서야 했다.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 군면제 혜택을 받았다. 홍명보 감독과의 ‘의리 논란’ 속에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했지만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박주영은 지난 수년간 필드 안팎에서 지독한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축구계는 이런 악조건에도 박주영의 부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익숙한 환경의 친정팀으로 복귀하면서 예전의 경기력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 서정원 수원 감독, 황선홍 포항 감독, 김도훈 인천 감독 모두 박주영의 부활을 예상했다. 박주영의 발 끝에 축구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2015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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