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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만나고, 영화를 증인 삼아 결혼

화제 | <만추>의 감독 김태용과 여주인공 탕웨이

7월 2일 오후 영화사 봄은 김태용 감독과 배우 탕웨이가 올가을에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날 동료 기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대체 김태용 감독이 누구길래”였다. 물론 여기엔 “탕웨이와 결혼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냐”는 뜻이 담겨 있다. 한 여성 영화인은 이런 반응에 대해 “그건 사람들이 잘 몰라서 하는 얘기”라고 했다. 그만큼 영화계에서 김태용 감독은 좋은 영화 만들고, 잘생긴 데다 매력이 많으며 성격도 좋은 남자로 알려져 있다.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의 김태용 감독에 대해 한 영화 홍보담당자는 이렇게 말했다. “왜 탕웨이가 <만추>에서 함께 연기한 현빈이 아니라 김태용 감독을 사랑하냐고요? 김태용 감독은 감독계의 현빈이에요. 그만큼 꽃미남으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았죠.”


김태용 감독,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로 데뷔
<가족의 탄생>으로 청룡영화제 감독상 수상



김태용 감독(45)은 1994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독립프로덕션 서울텔레콤 PD를 거쳐 1998년 한국영화아카데미 13기를 졸업했다. 장편 데뷔작은 1999년 아카데미 동기인 민규동 감독과 공동 연출한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다. 공포영화의 속편임에도 호평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여고괴담’ 시리즈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꼽힌다. 여고에서의 동성애를 다루면서 10대 여성들의 감정을 세밀하게 포착한 이 영화는 그 해 가장 주목받은 데뷔작이었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이후 김태용 감독은 호주 국립영화학교에 들어가 2002년 졸업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 2006년 내놓은 두 번째 장편영화가 <가족의 탄생>. 흥행하진 못했지만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그 해 최고의 한국영화로 꼽는다. 새로운 가족의 가능성을 열어준 이 영화로 김태용 감독은 청룡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시나리오와 연기, 음악, 연출 등이 빼어나고 감독의 상상력까지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소수이긴 하지만, 이때 김태용 감독의 열광적 지지자들이 생겨났다.

<가족의 탄생> 이후 김태용 감독은 옴니버스 영화 <시선 1318>(2008)의 단편을 연출했고, 2010년 <만추>를 완성했다. 그땐 김태용 감독보다 현빈(32)과 탕웨이(35)가 주연을 맡았다는 게 화제였다. 당시 탕웨이는 2007년 <색, 계>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지만, 중국에서 연기 활동을 못하고 있을 때였다. <색, 계>에서 친일파와 사랑에 빠진 역할을 맡은 데다 영화가 선정적이란 이유로 사실상 활동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탕웨이는 홍콩의 ‘우수인재 영입 프로젝트’에 따라 홍콩 영주권을 취득했다. 이런 사정으로 마음고생깨나 했을 그가 <색, 계> 이후 처음 출연한 작품이 바로 <만추>였다. 한창 연기에 목말랐을 탕웨이에게 이 작품은 단비와도 같았을 것이다. 김태용 감독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탕웨이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겁이 없고 당당하며 호기심 같은 게 많아서 좋았다”고 밝혔다.

<만추>는 완성되고도 한참 동안 개봉되지 않았다. 상업성이 떨어지는 작품이라 배급이 힘들었다고 한다. 현빈이 <시크릿가든>으로 한창 인기를 얻고, 영화도 베를린 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되면서 2011년 2월 개봉했다. 흥행하지는 않았지만 작품과 배우들은 호평을 받았다.


이 영화 이후 탕웨이는 한국과 꽤 가까워졌다.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탕웨이를 인터뷰했을 때 그는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홍대 인근에서 그를 봤다는 목격담과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기도 했다. 그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는데, 대리인을 보내지 않고 시상식에도 참석했다. 이듬해엔 한국에서 광고도 찍었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막식 사회를 봤다. 국제영화제이긴 하지만, 외국 배우가 사회자로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의 열애설이 처음 나온 것은 2012년 11월이다. 탕웨이가 김태용 감독의 거주지와 가까운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땅을 구입하고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한 사실이 알려졌다. 탕웨이는 토지 매매 계약을 위해 한국 주민등록번호(6으로 시작하는 외국인등록번호)까지 발급 받았다. 투자 목적이 아니라 주거 목적이라서 더 주목을 받았다. 당시 탕웨이는 한국 영화제와 시상식 등에 자주 참석하는 데다 평소 한국 여행을 즐기기 때문에 별장 형식의 집을 짓기 위해 땅을 샀다고 밝혔다. 김태용 감독과의 열애설에 대해선 “감독과 배우 관계이자 친한 친구 사이”라고 했다. 영화사 봄은 “열애설이 나왔을 땐 탕웨이가 연하의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었다. 김태용 감독과는 친구였다”고 밝혔다. 김태용 감독은 2011년 이혼했다.

열애설 이후에도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가 사귄다는 이야기가 영화계에 돌았다.

그러다 지난 7월 2일 김태용 감독의 소속사인 영화사 봄에서 “연출자와 배우로 만나 삶의 동반자가 된 감독 김태용과 배우 탕웨이의 결혼식은 올가을, 가족과 친지 등 가까운 사람들의 축복 속에 비공개로 치러질 예정”이라며 “두 사람은 영화 작업 이후에도 좋은 친구로 지내왔으며, 2013년 10월 광고 촬영을 위해 탕웨이가 내한했을 때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두 사람은 그동안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연애를 했다고 한다. 탕웨이는 지난달에도 광고촬영 차 한국에 왔다. 결혼 소식이 발표됐을 때쯤, 김태용 감독은 이미 중국에 가 있었다. 중국 최대 인터넷매체인 시나닷컴은 “4일 김태용 감독이 베이징에서 탕웨이와 함께 그의 부모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자료엔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가 공동으로 쓴 메시지도 있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영화를 통해 우리는 알게 되었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친구가 되었고 연인이 되었습니다. 이제 남편과 아내가 되려고 합니다. 물론 그 어려운 서로의 모국어를 배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 어려움은 또한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존경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영화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증인이 될 것입니다. 우리를 격려해주시는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며, 세상의 모든 소중한 인연이 다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영화를 통해 만나고 영화를 증인 삼아 결혼하다니,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답다는 생각이 든다.
  • 2014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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