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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질주는 이제부터,
신예 윤박

궁금했다. 어떤 게 이 남자의 진짜 모습인지.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굿닥터>의 뺀질 악역 ‘우일규’인지, 아니면 <사랑해서 남주나>의 저돌적인 연하남 ‘김준성’인지, 그것도 아니면 관객에게 물을 끼얹고 즐거워하는, 장난기 가득한 <관객모독>의 PD인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잘 모르겠다. 한 시간 남짓한 인터뷰로 파악하기에 윤박은 벅찬 남자였다.

단언컨대 윤박은 지금 가장 핫한 신예 중 하나다. 지난해 드라마 <굿닥터>에 등장해 신인답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얼굴을 알리더니, 이내 다양한 작품에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독립영화 <서울연애>, 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 연극 <관객모독>에 이어 뮤직비디오와 단막극까지, 그의 행보는 멈출 줄 몰랐다. 가수를 전문으로 키우는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이 신인배우를 욕심내 데려갔다는 사실은, 그의 장래가 밝을 것임을 방증하는 또 다른 지표이기도 하다.


지난 4월 17일 서울 잠원동 스튜디오에서 윤박을 만났다. 청청패션에 볼드링을 매치한 패션 센스와는 상반되게, 그의 말투는 겸손하고 순박했다. 이 어수룩한 남자의 어디에서 우일규의 악랄함이 나왔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조금씩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지금, 주변 반응이 어떤지부터 물었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길에서 절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는 않아요. 다만 다양한 연령층에서 피드백이 오는 건 신기해요. <굿닥터>가 한창 방영될 때는 20~30대가 많이 좋아해 주셨는데, <사랑해서 남주나> 할 때는 친구 어머니들 반응이 좋더라고요. 뮤직비디오에 출연했을 때는 다른 가수의 팬들도 저를 알아봐 주고요.”

맡았던 역할 중 실제 자신의 모습과 가장 비슷한 인물을 꼽아달라 했더니 “없다”고 잘라 말한다. “없어요. 저와 비슷한 면이 모두 조금씩은 있는데 한 명을 꼽아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사랑해서 남주나>의 김준성은 긍정적이고 모든 일을 좋게 생각하려는 면이 저와 닮았고, <굿닥터>의 우일규는 자신보다 잘난 사람들에게 질투를 느끼는 면이 비슷하죠. 저도 질투나 열등감이 조금은 있거든요(웃음).”


윤박은 이선균, 장동건 등 걸출한 배우를 여럿 배출한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출신이다. 최근 그 명맥을 이제훈, 김고은 등이 이으면서 한예종은 ‘신예 배출의 산실’로 자리매김했다. 먼저 출발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선후배 혹은 동기들에 대해 그가 느끼는 질투 비슷한 감정이 무엇인지 알 것도 같았다. “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실제로 질투나 열등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 역시 졸업만 하면 모든 게 잘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거든요. 현실에 부딪히면서 깨달았어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저에게는 제 길이 있다는 것을요. 어느 순간 내려놓을 수 있게 되더라고요. 조급해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드니까 오히려 맘이 편해졌어요.”



윤박은 지금 위치에서 한 단계씩 밟아 올라가는 쪽을 택했다. 그의 구미를 당긴 것은 연극이었다. 올 초 도전한 <관객모독> 오디션에서 윤박은 7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배역을 따냈다. <관객모독>은 1966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처음 공연된 독일 작가 페터 한트케의 작품으로, 당시 독일 연극계와 문학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연극이면서 연극에 대한 비판과 조롱을 담고 있어 ‘반연극’ ‘언어연극’으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1977년 초연된 이후 꾸준히 관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윤박은 네 명의 배우를 무대 뒤에서 지휘하며 극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PD 역할을 맡았다. “연기자의 입장에서 PD가 돼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연출 입장에 서본 적이 없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고, 같이 긴장했다 같이 풀어지면서 조금씩 역할에 적응하고 있어요. PD는 장면 장면보다 전체적인 그림을 봐야 하잖아요. 그게 배우로서 작품을 분석하는 데도 도움이 돼요.”


<관객모독>에는 주진모, 기주봉, 정재진 등 연극계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베테랑 배우들은 윤박에게 연기 교본이자, 동시에 인생 선배다. “선배님들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아직 부족해서 혼날 때도 많지만 관심을 두시고 하나하나 지적해주신다는 게 감사하죠. 처음엔 저와 더블캐스팅된 김낙형 선배님 연기를 모방하려고도 해봤어요. 그런데 제 몸에 잘 안 붙더라고요. 어설프게 흉내를 내다간 이도 저도 안될 것 같아 지금은 제 나름대로 캐릭터를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죠.”

윤박의 호연은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한 블로그에 “윤박 배우가 진짜 무대감독인 줄 알았다”는 관람 후기가 올라와 있을 정도다. 기자가 “자연스러운 연기가 인상적이었다”는 관람평을 전하자 윤박은 손사래를 쳤다. “에이, 그렇지 않아요. 제가 무대에 등장할 때마다 극이 더 치고 올라가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완벽하게 살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한데요.”

어릴 적 유명해지고 싶어 연예인을 꿈꿨다던 그의 머릿속은 지금 연기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연기의 매력을 알아갈수록 스타보다는 배우가 되고 싶단다. 롤모델도 ‘연기파’ 이선균이다. “이선균 선배님이 걸어온 연기자의 길을 가고 싶어요. 연극-드라마 조연-단막극 주인공-영화 주인공 식으로 한 계단 한 계단 밟아 올라가신 모습이 존경스러워요. 저도 제자리에 머물러있지 않고 조금씩 성장하는 배우가 될 거예요. 스타가 되는 것에는 크게 관심 없어요. 주어진 길을 묵묵히 가다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면 그걸로 감사할 것 같아요.”

연극 <관객모독> 공연정보
기간 3월 7일~6월 1일
장소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시간 평일 오후 8시, 토‧일‧공휴일 오후 3시, 7시
문의 02-762-0010

글 박소영 / 사진 김선아
  • 2014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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