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쿤 최혁재 대표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 배터리공유 서비스 “만땅-배터리 충전 3분 OK”

지난 2009년 11월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 상륙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그리고 있는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올초 이미 37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제 사람들에게 스마트폰 기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1인 1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온라인 검색, TV시청, 음악감상, 메신저, 게임, 독서, 쇼핑 등 하루 일과의 대부분이 스마트폰과 함께 이루어지다 보니 배터리 소모량이 많은 것이 문제다. 사용자의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방전되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할 때의 불편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럴 때 배터리를 바꿔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어떨까? ‘만땅’은 생활 속 작은 불편함을 극복하려는 마이쿤 최혁재(35) 대표의 아이디어로 지난 2013년 초 시작된 ‘스마트폰 배터리 공유 서비스’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만땅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맹점을 찾아 자신이 갖고 있던 배터리가 정품인지, 이상이 없는지 등에 대한 확인 절차만 거치면 완전히 충전된 다른 배터리로 교환할 수 있다. 서비스 수수료는 3000원. 서울 강남, 홍대, 건대 지역의 경우 추가요금을 내면 배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만땅’ 배터리임을 인증하는 스티커가 붙어 있어 사용자의 과실이 아닐 경우 AS도 가능하다. 또한 만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국 교체 가맹점을 안내받을 수 있고, 평소에는 배터리 사용시간 늘리기, 배터리 상태 실시간 관리 등 스마트폰 배터리 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창업 전, LG전자에서 스마트폰 개발자로 일했어요. 업무 성격상 하루 종일 기기를 붙잡고 살다 보니 늘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것이 불편했습니다. 어느 날 동료에게 급하게 배터리를 빌려 쓰는데 ‘이거다’ 싶은 거예요. ‘같은 기종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끼리 배터리를 공유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자 동생도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고, 형제 창업으로 이어졌죠.”

어려서부터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형제는 1990년대 IT 벤처기업의 창립 멤버로 사업에 성공한 이모부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최 대표가 학부에서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한 것도 그러한 이유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사업을 하겠다는 최 대표를 보며 하나같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자신의 사업 아이템과 창업에 대한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들고 투자회사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의 사업계획서에 관심을 기울이는 투자사는 없었다.

마냥 투자를 기다릴 수만은 없었던 형제는 3000만원의 사비를 들여 국내 3사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구입했고, 상자에 담아 들고 무작정 밖으로 나섰다. 유례없는 한파로 발을 동동 굴러야 했던 2003년 1월, 형제는 “휴대폰 충전해드립니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홍대 거리를 쉴 새 없이 뛰어다녔다.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최혁준(34) 부대표가 먼저 회사를 관두고, 최혁재 대표는 투자를 받을 때까지 주말에만 일하기로 했다. 그러나 패기 하나로 거리에 나간 형제에게 세상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경찰 단속 때문에 좌절한 적도 여러 번이고, 잡상인 취급을 당하며 욕설을 듣는 일도 흔했다.

블랙 컨슈머는 또 하나의 난관이었다. 불량 배터리를 들고 와 교체해 가는 고객들 때문에 초기에는 금전적 손실이 많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외관과 전압을 검사하는 기준을 세우는 데만 6개월여의 시간이 걸렸다. 무엇보다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 배터리 공유 서비스’를 기치로 내세우는 만큼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저희 서비스를 이용한 외국인들은 모두 ‘원더풀’을 외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심이 많아서 이리저리 살펴보고도 믿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배터리 공유 서비스’라는 카피를 ‘스마트폰 충전 3분 OK’로 바꾸고, “어떻게 휴대폰 충전을 3분 만에 할 수 있냐”고 관심을 보이는 고객들에게 차근차근 개념을 설명해드리는 전략으로 바꿨지요.

‘만땅’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고정 고객이 꾸준히 늘면서 저희를 따라 소규모 업자도 생겨나더라고요.”


통상 스마트폰은 수명이 다할 때까지 500회 충전이 가능하고, 2개의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1000일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평균 18개월. 즉, 사용자는 배터리가 완전히 소모되기도 전에 휴대폰을 바꾸기 때문에 불량품을 걸러내며 좋은 배터리를 관리하는 만땅의 공유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면 오히려 스마트폰의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노력의 결실은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와 뚝심 있는 형제의 행보에 사람들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창업 두 달 만에 홍대에 첫 원룸 사무실을 얻었고, 지난 2013년 5월에는 국내 유명 벤처 캐피탈 회사인 ‘본 엔젤스’로부터 2억원의 투자가 결정됐다. 최 대표 역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매진할 수 있게 된 것. 뿐만 아니라 같은 해 11월에는 미국계 투자 회사인 ‘IDG 벤처스 코리아’로부터 4억원의 2차 투자금을 유치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첫 투자를 받으면서 오토바이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어요. 강남구 논현동으로 본사를 이전한 것도 이 지역이 서울에서 배달 수요가 가장 많기 때문이었죠. 또한 처음부터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과거에 같이 일하던 동료들을 설득해서 개발팀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투잡으로 애플리케이션 제작을 돕던 그들은 지금 마이쿤의 정직원으로 일하고 있어요.”

지난해 6월 시작한 오토바이 배달 서비스는 평일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 주말엔 새벽 5시까지 가동하고 있어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클럽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의 연락처를 물어보려는데 휴대폰이 방전되었다며 급하게 배달을 요청하는 고객이나 스마트폰 배터리가 방전되었다는 남자친구의 변명을 만땅의 배달 서비스로 원천 봉쇄해버리는 여성 고객 등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많다.

그러나 최 대표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배달 업무를 병행하다 한 번씩 사고를 겪으면서 안전 문제가 불거져, 교체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배달 서비스는 순차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어디에서나 손쉽게 만땅의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사명인 마이쿤은 ‘모바일 타이쿤(Mobile Tycoon)’의 합성어로 모바일 업계의 거물이 되겠다는 의미. 큰 뜻만큼이나 거침없이 달려가는 마이쿤의 모든 직원은 회사의 심벌인 고릴라 캐릭터가 그려진 조끼와 모자를 유니폼으로 입고 밤낮 없이 만땅을 알리고 있다.

“현재 만땅은 서울에서만 60여 개, 부산에는 3개의 교체 가맹점과 제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대구는 준비 중이고요. 건대와 홍대에서는 길거리 홍보를 계속하고 있고, 부산 서면에 가면 만땅의 홍보 트럭을 쉽게 만나실 수 있어요. 저 역시 평일에는 개발업무를 하지만, 주말이면 여전히 동생과 함께 거리로 나가 서비스를 알리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마이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단순히 배터리에 국한된 개념이 아니라 “소셜차징서비스(SCS, Social Charging Service)”라고 소개했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충전 니즈와 불편함을 해소하는 데 의의를 둔다는 것. 현재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는 아이폰 유저의 충전 니즈를 해결하면서 소셜 기능을 추가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고, 오는 7월 1일 ‘플러거(Plugger)’라는 이름으로 앱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동시 출시할 예정이다.

“언제 어디서나 만땅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마치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듯 간편하게 배터리를 교체 받는 거죠. 향후 해외시장을 위한 글로벌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LG전자를 퇴사할 때, 제 힘으로 사업을 키워 미국 구글 본사에 초청받아 가겠다고 동료들에게 공언했는데, 그 약속을 꼭 지키고 싶습니다.”
  • 2014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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