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올림픽을 빛낼 다크호스들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경기도청) / 남자 모굴스키

글 : 류동연 인턴기자(서강대 4)  / 사진 : 김선아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김연아가 밴쿠버 이후 여왕의 귀환을 예고하고 있고, 이상화가 연거푸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최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남자 쇼트트랙에서 한국 대표팀이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 선수를 상대로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소치의 빛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이미 소치는 또 다른 별의 탄생을 예견하고 있다. 최재우 모굴스키 선수가 한국 스포츠 사상 첫 설상종목 올림픽 메달을 노리고 있고, 여자 컬링팀 역시 첫 올림픽 메달을 위해 쉬지 않고 연습 중이다. 그들에게 메달은 과도한 욕심이 아닌 가능성 있는 도전이다. 평창을 위한 준비단계가 아닌, 소치 그 자체가 목표다. 그들을 주목해야 한다. 그들의 출사표를 듣고 그들의 노력을 지켜봐야 한다.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경기도청)

김지선(26, 주장)ㆍ신미성(35)ㆍ이슬비(25)ㆍ김은지(23)ㆍ엄민지(22)

수상 경력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 4위
2013년 중국오픈컬링대회 우승
2013년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 우승

왼쪽부터 이슬비·신미성·김지선·엄민지·김은지.
컬링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신미성_ 저는 컬링 초창기 멤버예요. 나가노 동계올림픽 이후에 컬링 동아리가 여기저기 생겼거든요. 생소하면서도 재밌어 보여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국가대표까지 돼서 지금까지 하고 있네요(웃음).

김지선_ 저랑 은지는 원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였어요. 아버지가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였어요. 스피드스케이팅은 체력이 중요하죠. 힘든 만큼 선을 넘었을 때 짜릿한 느낌도 있고. 컬링은 화기애애하죠. 대신 작전을 세우느라 머리가 아프죠.


컬링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나요?

엄민지_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지루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반전이 있는 스포츠예요. 스톤 하나로 역전승이 가능하거든요. 야구의 9회 말 투 아웃처럼요.

신미성_ 최약팀인 체코에 졌다가 최강팀인 스웨덴에 역전승을 거둔 적이 있어요. 2012년 세계선수권이었죠. 이게 컬링의 매력이에요. 알 수가 없어요.

이슬비_ 컬링은 팀 운동이잖아요. 4명이서 한 샷을 만든다는 성취감이 있어요. 모든 선수가 다 중요하죠.


컬링 선수로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김은지_ 우선 감각이 뛰어나야 해요. 발과 손, 모든 신체가 예민하게 반응해야 투구도, 스위핑도 잘할 수 있어요.

김지선_ 상황대처능력도 좋아야 해요. 한 작전만 가지고 경기를 나갈 순 없어요. 모든 상황에 순발력 있게 대처해야 해요. 경기 중에 감독님이나 코치님의 도움을 받을 기회는 딱 한 번이거든요. 그 외에는 저희가 직접 전략을 세우고 실행해야 하죠.

엄민지_ 배려심과 인내심이 필요해요. 어렸을 땐 제 주장만 앞세웠는데 그러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없어요. 서로 격려하면서 팀 분위기를 잘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멤버들 성격은 어때요? 팀워크는 잘 맞나요?

모두_ 맏언니 신미성은 묵직해요. 중심을 잘 잡고.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죠. 김지선은 실세예요. 치고 빠지는 것 잘하고, 완급조절도 잘하고. 지략가라서 꼭 필요하죠. 이슬비는 중간자 역할이에요. 5명 중 딱 중간이라 위와 아래를 소통하게 만드는 다리 역할. 김은지와 엄민지는 분위기 메이커예요. 언니들 말을 묵묵히 잘 따르고. 팀워크는 최고죠.



김지선 선수는 쉬샤오밍 중국 컬링선수와 결혼했죠. 훈련 때문에 자주 못 만날 것 같은데.

김지선_ 자주 만나진 못해요. 1년에 서너 번? 하지만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남편이 많이 돌봐주거든요. 저는 막 국제대회를 뛰기 시작한 상태지만, 남편은 경험이 많아요. 중국 컬링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꾸준히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거든요. 그 경험을 듣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돼요.

이슬비_ 저 같으면 장거리 연애 못할 것 같아요(웃음).


컬링을 재밌게 볼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신미성_ 우선 기본 규칙을 알아야 해요. 경기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점수는 어떻게 매기는지. 각 팀의 전략을 추측하고 파악하는 재미도 있어요. 왜 스톤을 하우스에 안 넣는지. 왜 다른 스톤을 쳐내는지.

이슬비_ 초반엔 지루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중반부터 경기가 어떻게 흐르다가 끝나는지 진득하게 지켜보면 분명 재밌을 거예요.


소치 출사표를 듣고 싶습니다.

이슬비_ 리드로서 첫 스톤을 세팅하는 역할이에요. 시작을 잘 끊어야죠.

신미성_ 8개월 된 딸이 있어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일 텐데, 꼭 금메달을 따서 좋은 엄마, 자랑스러운 엄마이고 싶어요.

김은지_ 금메달을 따서 어머니 목에 걸어드리고 싶어요. 배구 선수였는데 형편이 안 좋아서 운동을 그만두셨거든요. 어머니의 꿈을 대신 이뤄드리고 싶어요.

엄민지_ 팀원 모두 얼마나 힘들어 할지 잘 알아요. 조금 더 힘내서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경기하고 왔으면 좋겠어요.

김지선_ 내려놓음이 금메달을 따는 방법이 아닐까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컬링(Curling)

컬링은 중세 스코틀랜드의 얼어붙은 호수나 강 위에서 무거운 돌덩이를 빙판 위에 미끄러뜨리며 즐기던 놀이에서 유래했다. 각 팀은 4명(후보 1명 외)으로 이뤄지며, 스톤을 투구하여 하우스(house)라 부르는 상대 팀 표적 안에 넣어 득점하는 방식이다. 경기는 10엔드에 걸쳐 진행되며, 각 엔드에 한 선수당 2개씩 총 16개의 스톤을 번갈아 던진다. 투구자가 스톤을 투구하면 두 스위퍼는 스위핑으로 스톤의 진로와 속도를 조절한다. 스킵은 하우스에서 스톤의 위치를 지정하는 전략을 세운다. 스톤이 하우스 안에 들어가면 득점이 인정되며, 상대 팀보다 중심에 근접한 스톤마다 1점을 얻는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남자 모굴스키 국가대표

최재우(20, CJ제일제당)

수상 경력
2012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남자 모굴 동메달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모굴 5위
2013년 국제스키연맹 월드컵시리즈 모굴 신인상


모굴스키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아버지께서 익스트림 스포츠를 좋아하세요. 산악자전거・로드자전거・스쿠버다이빙 등.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스키장을 자주 갔어요. 처음 배운 건 알파인 레이싱이었어요. 당시엔 모굴이란 종목도 없었고, 시설도 없었거든요. 초등학생 대회에서 여러 번 수상하자 부모님께서 이왕 시작한 거 더 깊이 해보자고 하셨어요. 중학교 1학년을 마치고 캐나다 휘슬러로 유학을 갔죠. 캐나다는 우리나라와 많이 달라요. 산속 코스도 많고, 지형도 다양하죠. 코치님이랑 같이 타면서 재미로 모굴을 타고 점프를 했는데, 그러면서 서서히 모굴스키를 하게 됐어요.


모굴스키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점프요! 성공했을 때의 느낌이 정말 좋아요. 더 어려운 기술을 성공했을 때의 반응도 좋고. 소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을 시도할 생각이에요. 제1점프대에서는 백더블플(뒤로 돌면서 720도 회전), 제2점프대에서는 콕1080도(1080도 회전). 점프할 때는 아무 생각이 없어야 해요. 감으로 뜨고 비틀고 착지하고. 뜨면 ‘잘됐다’거나 ‘큰일 났다’는 느낌이 오는데, ‘큰일 났다’ 하면 악을 써서 성공시키려고 하죠(웃음).


2013년 3월 세계선수권 5위는 역대 최고 성적입니다. 예상했나요?

뭐 하나 터뜨리겠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그런데 신인상까지 받고. 무척 기뻤죠. 약간 실수가 있어 아쉽지만 만족스러운 결과예요.


연습하는 건 어떤가요?

최대한 즐기면서 하려고 해요. 쉽진 않죠. 체력훈련이 힘들어요. 성과가 보이면 좋은데, 바로 나타나는 건 아니니까. 인터벌(400m 트랙을 12바퀴 도는 훈련) 할 때면 정말 죽겠다 싶어요. 기술 때문에 좌절한 적도 많죠. 4년 전에 백풀(뒤로 돌면서 360도 회전)을 연습할 때는 너무 안 됐었어요. 인공잔디를 깔아놓고 점프해서 물로 착지하는데, 등이나 앞으로 떨어지면 숨을 못 쉴 정도로 아프고. 그냥 다른 기술 쓰면 안 되나 싶었죠. 그렇게 힘들게 배웠는데, 나중에 백더블풀 할 때 그 느낌을 똑같이 받더라고요.



점프력을 기르기 위해 양학선 선수를 만나기도 했죠?

형과는 같은 소속사고, 한체대 선후배 사이예요. 모굴과 체조는 차이가 있지만 트는 동작은 비슷해요. 어디서 감아야 빨리 틀 수 있고, 시선은 어디에 두고, 어떤 근육을 써야 하는지 등 여러 기술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죠. 이제 친해져서 종종 밥도 먹고 술도 마시는데, 같이 다니면 저는 몰라도 형은 다 알아보더라고요. 은근히 즐기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


한국 설상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부담스럽지 않나요?

‘이룬 것도 없는데 인터뷰를 많이 해서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하지만 이런 자리가 있을 때마다 조금씩 마음을 다잡게 되죠.


소치 출사표를 듣고 싶습니다.

이번 올림픽은 즐기러 가는 느낌이에요. 하나의 큰 파티잖아요. 가장 큰 대회라 어떤 결과를 거둘지 기대도 되고, 어떤 자리에 설지 상상도 돼요. 그래서 더 잘하고 싶지만, 부담 없이 즐기려고요. 가능하면 메달을 따야죠. 초등학교 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꿈이었거든요.

모굴스키(Mogul Skiing)

설원의 곡예라 불리는 모굴스키는 프리스타일 스키의 한 종목이다. 모굴(mogul)은 여러 사람이 스키를 타고 슬로프를 달리는 동안 눈이 파여 한곳으로 쌓이는 일이 반복되면서 울룩불룩해진 단단한 눈더미를 가리킨다. 눈둔덕을 타고 내려오다 선수는 점프대에서 백플립(공중제비)이나 트위스트(공중비틀기), 턴(회전) 등 화려한 기술을 선보인다. 경기가 치러지는 슬로프의 길이는 최소 200m에서 최대 270m로, 중간에 두 개의 점프대와 함께 일정한 크기의 모굴 지형이 배치된다. 채점은 턴 기술이 50%, 지면을 뛰어오르는 동작인 에어가 25%, 속도가 25%를 차지한다. 1992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서정화 선수가 여자부 종목 출전권을 획득한 적이 있다. (출처: 두산백과)
  • 2014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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