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CEO] 모글루 김태우 대표

사진, 동영상, 음성이 흘러나오는 전자책 만들었어요

글 : 박소영 TOPCLASS 기자  / 사진 : 하지영 

파워포인트처럼 쓰기만 하면 누구나 전자책을 만들 수 있는 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자책 솔루션 업체 모글루가 만든 ‘모글루 빌더’다. 모글루 빌더는 맥과 윈도용 컴퓨터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툴로, 현재 140여 개국에서 5만여 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생산된 앱북만 150여 개에 달한다.
“지금까지 나온 앱북 중 절반은 해외 이용자들이 만들어낸 거예요. 모글루 빌더는 잡지, 만화, 교육용 애니메이션 등에 주로 쓰이는데, 간혹 옷가게를 하시는 분들이 홍보용 카탈로그를 만들 때 저희 툴을 사용하기도 해요. 특히 미국에서 인기가 좋고, 스페인・브라질・아르헨티나 등지에서도 반응이 옵니다.”

모글루 빌더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다양한 단말기에서 호환되는 전자책 저작 툴이다. 전자책 제작 기술이 없는 일반인도 콘텐츠만 있으면 쉽게 전자책을 만들 수 있도록 고안했다. 비용도 1년에 10만원 내외로 저렴하다. 모글루 빌더를 통해 제작되는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보기만 하는 책’이 아니라는 것. 사진, 동영상, 음성 등을 넣은 신개념 전자책이다. 이용자들은 책을 읽는 동시에 노랫소리를 들으며 책 속의 캐릭터를 만질 수 있다. 모글루 김태우 대표가 샘플을 보여줬다.

“KBS에서 방영됐던 애니메이션이에요. 이렇게 드래그하면 캐릭터가 손가락을 따라 움직이고, 음악도 흘러나와요. 쌍방향 전자책 한 권을 만들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드는데, 모글루 빌더를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1주일 안에 이런 책 한 권을 완성할 수 있어요. 회사 이름인 모글루는 ‘Motion(움직임)’과 ‘Glue(풀)’를 합성한 단어예요. 여러 가지 움직임을 붙여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의미죠. 보림출판사, 동양문고, 뜨인돌 등 국내 출판사 여러 곳과 협력해 결과물을 내놨고, 현재는 문학세상과 작업을 진행 중이에요.”

김태우 대표는 쌍방향 전자책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쌍방향 전자책이 종이책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 머지 않아 읽기만 하는 전자책의 개념을 대체할 거라고 했다.

“전자책이 대중의 인식 속에 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종이책의 부가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봐요.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가 지난해 3250억원 정도였는데 올해 5830억원으로 80% 증가할 거라는 발표도 있었잖아요. 미국 같은 선진국은 이미 전자책에 익숙해져 있어요. 아마존에서는 이미 전자책 매출이 종이책 매출을 추월했고요. 쌍방향 전자책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간 것입니다. 출판사에서도 고객 서비스나 콘텐츠 홍보 수단으로 쌍방향 전자책을 제작하고 있어요.”


모글루는 2010년 창업을 하면서 국내외에서 상을 휩쓸었다. 이전까지 전자책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가 없었기 때문에 모글루의 참신성은 더 높이 평가됐다. 국제대회에서 받은 상만 10여 개에 달한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인 테크크런치가 연 앱 경진대회에서 400개 회사와 경쟁해 Top 6까지 올라갔고, 중국 최고경영자 모임인 GMIC에서 수여하는 ‘G-스타트업 아시아 10대 앱 상’도 수상했다. 싱가포르 텔레콤이 주최하는 ‘아시아 최고 앱 10’에 국내 벤처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했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영어로 서비스한 게 주효했던 것 같아요. 국내 유저들이 불편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세계시장에서 1등을 한 후에 국내시장을 개척해도 늦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 섰어요. 국내에서 성공해도 금방 다른 나라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아 해외 진출길이 막히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세계시장이 타깃이고 사내에 외국인 사원도 있어서 의사소통을 할 때는 영어를 사용합니다.”

김 대표가 모글루를 경영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사람’이다.

“좋은 사람을 뽑는 게 어렵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어려워요. 실제로 일을 하다가 잘 안 맞아서 나가는 분도 있고요. 일이 끝난 후에 함께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사람, 편안하게 느껴지는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해요. 아이템은 바뀔 수도 있지만 사람은 끝까지 가는 거거든요. 특정 아이템만을 바라보고 모인 사람들의 경우, 그 아이템이 잘 안 되면 헤어질 확률도 높죠.”

김태우 대표의 창업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0년 ‘엠네이버’라는 회사를 창업해 ‘스틱톡’을 만들었다. 그러나 엠네이버는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구현이 문제였다.

“스틱톡은 일종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였어요. 보통 페이스북 같은 SNS에서는 자기 프로필을 자기가 작성하잖아요. 그런데 스틱톡은 친구들이 내 프로필을 만들어주는 서비스예요. 그 친구의 성격을 규정짓는 형용사들을 스티커로 붙이는 거죠. 이를테면 ‘똑똑하다’ ‘거만하다’ 같은. 그렇게 서로 스티커를 주고받다 보면 레벨업되고, 레벨업이 되면 더 많은 스티커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거예요. 비슷한 스티커를 모은 친구들끼리는 그루핑을 해주기도 하고요. 그런데 개발 단계에서 어려움에 부딪쳤어요. 일단 론칭해놓고 이후 소비자 반응을 보면서 문제를 수정해나갔어야 했는데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다 보니 수세에 몰렸죠. 팀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지 못했고요. 그때는 힘들었는데 돌이켜보니 그 경험이 약이 됐어요. 사람의 중요성도 그때 깨달았죠(웃음).”


김 대표가 창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08년 대학에서 경영학개론 수업을 들으면서였다.

“시드머니 3만원을 몇 배로 불리는 게 중간고사였어요. 학교 주변 영화관을 찾아가 영화표를 4000원에 구입해 학생들에게 5000원에 팔았죠. 처음에 싼값에 영화표를 팔라고 제안했을 땐 보기 좋게 거절당했어요. 하지만 빈 좌석이 생기면 그건 고스란히 영화관의 손해가 되는 것 아니냐며 설득해서 딜을 성공시켰죠. 일종의 소셜커머스 개념이었어요. 저희 팀은 5일 동안 90만원을 벌었고, 칭찬도 많이 받았죠. 이후 본격적으로 창업에 뛰어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에서 반년간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그 꿈을 구체화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인 만큼 아침에 출근해 밤늦게까지 사무실을 지키는 강행군이 이어지고 있지만 김태우 대표는 각국 유저들의 칭찬 한마디면 피곤함을 잊는다고 했다.

“좋은 툴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때 심장이 뛰는 걸 느껴요. 유저들에게 좋은 피드백이 올 때만큼 행복한 때가 어디 있겠어요. 그럴 때면 모든 피곤이 가시고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 같아요.”

모글루와 김태우 대표의 최종 목표는 이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원이 되는 것이다.

“쌍방향 전자책 시장은 막 걸음마를 뗀 것과 다름없어요. 누가 글로벌 넘버원인지도 정해지지 않았죠. 저희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안주하지는 않아요. 명실 공히 글로벌 넘버원이 될 때까지 쉬지 않을 거예요.”
  • 2013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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