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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재즈 들려드려요

재즈 트리오 젠틀레인

글 : 시정민 TOPCLASS 기자  / 사진제공 : 젠틀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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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머 서덕원씨는 ‘재즈는 어렵다.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재즈,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2004년 재즈 트리오 ‘젠틀레인’(Gentle Rain)을 결성했다. 젠틀레인의 음악은 서정적이면서도 깔끔한 선율과 다양한 편곡이 특징이다. 다른 재즈 뮤지션이 기존의 재즈 명곡을 새롭게 편곡해 연주하는 일이 많은 데 비해 젠틀레인은 앨범 대부분의 곡을 직접 만든다.

드러머 서덕원씨를 주축으로 송지훈(피아노), 김호철(콘트라베이스)로 결성된 젠틀레인은 2005년 1집 〈인투 더 젠틀레인〉을 시작으로 2집 〈세컨드 레인〉, 3집 〈드림스〉, 4집 〈위시〉까지 큰 인기를 누리며 국내 재즈 뮤지션의 앨범 판매고는 1000장을 넘기 어렵다는 장벽을 깨고 한국의 대표적인 재즈 트리오로 자리 잡았다.

“재즈는 어려운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편견을 덜어주고 싶었습니다. 정통 재즈 사운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얼마든지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고 싶었죠.”(서덕원)

한번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음악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것 또한 젠틀레인의 장점이다.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와 영국 민요 〈어메이징 그레이스〉, 영화 〈시네마 천국〉의 테마곡, 빛과 소금의 〈샴푸의 요정〉, 벤 E 킹의 〈스탠드 바이 미〉 등의 곡을 재즈와 결합해 새로운 느낌의 감성을 자아낸다.

일상의 이야기를 재즈 선율에 담아 편하고 경쾌하게 들을 수 있는 곡도 많다. 젠틀레인 멤버들의 평범한 일상을 담아낸 〈클랩 클랩 클랩〉이란 곡은 송지훈씨가 어린 아들이 박수 치는 걸 보고 만든 곡으로, 귀여운 멜로디와 빠른 템포가 어우러져 경쾌하다. 김호철씨는 올봄에 태어난 딸에게 주는 노래 〈호야〉를 만들어 아기의 옹알거리는 소리, 웃음소리를 도입과 후반부에 담아냈다. 서덕원씨도 일상에서의 편안한 휴식을 연상하며 〈스트로베리 쥬스〉라는 곡을 만들었다. 이들의 곡은 담백하고 수수한 것이 마치 ‘수필’ 같다. 재즈의 특징인 즉흥 연주나 연주자의 화려한 기교보다 서정적이고 편안한 선율을 중심에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공연을 할 때는 영화음악, 가요, 팝 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2011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젠틀레인의 올봄 콘서트 역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번 공연은 그동안 대중에게 사랑받은 곡들과 귀에 익숙하고 친숙한 팝음악을 중심으로 구성해 재즈 공연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었다. 듣기 편하고 달콤한 사운드를 선사하는 이들의 공연장에는 커플 관객이 유독 많다.

“작년 콘서트 때 30대 중반의 한 부부가 왔었는데 ‘1집 앨범 공연 때도 왔었다’고 하더라고요. 남편이 저희 공연 티켓을 사서 ‘같이 보러 가자’고 한 게 첫 데이트 신청이었대요. 그걸 계기로 결혼까지 하게 됐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누군가의 인생이 저희 음악으로 채워질 때, 사람들이 저희 음악을 좋아할 때보다 행복할 때가 또 있을까요?”(서덕원)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음악은 하지 말자고 해요


그가 밴드를 9년 동안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대중이 ‘좋은 음악’으로 인정해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 같으면 하지 말자’는 주의입니다. 형식이 아무리 복잡해도 멜로디가 들리면 다 들을 수 있어요. 그런데 형식이나 리듬을 쉽게 가져가도 곡의 화성이 어려우면 듣지 않게 되죠. 1집 음반이 나왔을 때는 심각하고 진지한 재즈 연주를 듣고 싶었던 분들에게 좋은 소리를 못 들었어요. 정통 재즈가 아닌 가요・팝과 절충했으니까요. 그런데 저희는 비판적인 얘기를 들으면 성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하면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젠틀레인은 음악적인 작업 외에 가급적 개인적인 만남은 갖지 않는다. 오랫동안 함께 가기 위해서다. 사적으로 친해지면 서로의 단점을 알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넘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오래가야 하는 조직에서 사적으로 친해지는 건 좋지 않더라고요. 실제로 젠틀레인 이전에 파이팅을 외치며 친목을 도모했던 팀이 일찍 깨진 적도 있죠.”(서덕원)

젠틀레인 멤버들은 각자 다른 밴드에서도 활동하며 신영옥, 윤복희, 조피디, 인순이, 나윤선, 안숙선, 김덕수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과 협연을 하기도 한다. 평일엔 각자 수원여대 대중음악과, 백제예술대학 실용음악과 교수로 돌아간다. 학창시절부터 밴드활동을 해온 이들. 그중 리더인 서덕원씨는 중학교 때부터 밴드활동을 하며 음악의 길을 걸었는데, 서른 살 즈음 ‘음악을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기로에서 힘들었다고 한다.

“집에서 강경하게 반대하는 걸 무릅쓰고 해온 음악이어서 관둘 수도 없고, 실력도 느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때 우연히 무명의 뮤지션이 연주하는 걸 보고 크게 느낀 바가 있었다.

“자신의 연주에 완전히 빠져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 음악을 즐기면서 연주한 적이 있던가’ 돌아봤어요. 그저 ‘잘해야지’라는 생각만 했죠. 음악을 계속할까 말까 고민하다 ‘나도 즐기면서 음악을 하자’고 마음을 바꾸었죠.”

이후 그는 이정식 쿼텟, 인터플레이 등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음악에 대한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젠틀레인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편곡해 재즈 스타일로 연주하는데, 그러면서도 ‘젠틀레인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지향합니다. 그래서 고민도 많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요.”


그들의 음악이 듣기에 편안하다고 해서 음악을 쉽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는 “더 많은 사람이 재즈를 즐기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저희 음악을 좋아해주면 좋겠지만, 수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인생에 작은 부분이라도 저희 음악으로 채우고 싶어요.”(송지훈)

젠틀레인이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직 많이 남아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지금까지는 저희가 보여줄 수 있는 것 중 작은 부분만 보여드렸을 뿐입니다. 젠틀레인만의 색깔을 가진 음악, 편안하되 가볍지 않은 음악을 전하고 싶습니다.”(김호철)

대중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는 젠틀레인.

이들이 앞으로 선보일 휴식 같은 재즈가 자못 궁금하다.
  • 2013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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