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ycling design

‘리사이클링 recycling’으로 디자인한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된 지금, 디자인계에도 버려지는 제품에 디자인을 입혀 새롭게 탄생시키는 ‘리사이클링(recycling)’ 바람이 불고 있다. 대량소비, 대량폐기에 대한 반성과 함께 환경보호를 중요시하는 윤리적 디자인이 대두되고 있는 것. 최근 미국·EU 등지에서는 리사이클 디자인을 고가의 브랜드로 발전시키면서 프리미엄 시장이 형성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리사이클링 대신 ‘업사이클링(upcycling, 가치상향형 재활용)’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리사이클 디자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리사이클 디자인의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 중인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12년 12월 12~16일에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별도의 전시 공간을 마련, 6개 회사의 제품을 선보였다. 더나누기, 래;코드, 리틀파머스, 에코파티메아리, 터치포굿, 페브리커 등 전시회에 참여한 기업과 제품을 지면에 옮겼다.


페브리커
폐가구에 천을 입혀 완성한 ‘예술작품’


성균관대 ‘서피스(surface) 디자인’과 선후배 사이인 김성조·김동규 대표가 만든 회사로, 섬유와 가구를 융합시키는 독특한 작업을 한다. 테이블이나 의자 같은 폐가구에 천을 입혀 ‘예술작품’으로 변신시키는 것. 가구 위에 천을 덧대고, 섬유 코팅제로 쓰이는 에폭시를 바르는 작업을 반복하면 섬유의 질감도 살리면서 단단해진다고 한다. 작업 과정이 까다로워 한 작품을 만드는 데 보통 두세 달이 걸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천을 2000장 이상 덧댄 테이블, 새롭게 디자인한 의자 등을 선보였다.


더나누기
자투리 천의 무한 변신


더나누기는 대구경북디자인센터가 추진하는 리사이클링 프로젝트로, 지역 내 여러 섬유 관련 기업에서 수거한 자투리 고급 원단을 활용하여 가방, 카드지갑, 파우치, 액세서리 등의 패션잡화를 생산한다. 지난 한 해 원단 6만 야드, 손수건 2만 장을 기부받아 4억원 이상의 원단 제작비용을 절감했고, 수작업으로 만드는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또한 판매 금액 중 일정 금액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하는 등 자원과 재능, 수익을 함께 나누고 있다.


에코파티 메아리
버려진 가죽 소파·점퍼를 재활용한 가방


아름다운 가게 에코디자인사업팀에서 선보인 브랜드로,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된 물품 중 재사용이 어려운 의류와 수명이 다한 물건들에 디자인의 옷을 입혀 새 생명을 부여한다. 상상력 넘치는 젊은 디자이너들은 버려진 가죽 소파나 가죽 점퍼를 가방·필통·파우치 등으로 변신시키고, 신문지로 재생 연필을 만들기도 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으로, 젊은 패션 리더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터치포굿
현수막으로 만든 백팩


국내에서 매년 제작되는 현수막은 500만 장, 이 중 대부분은 소각 처리된다. 현수막 1t을 소각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억3000만원에 달한다. 소각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다이옥신 등의 유해 물질도 다량 배출한다. 터치포굿은 이렇게 버려지는 현수막을 가방으로 만듦으로써 자원 재활용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광고판, 폐타이어, 자전거 튜브도 가방, 파우치, 명함 지갑 등의 소재로 사용한다. 수익금의 일부는 환경오염으로 피해를 입은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기부하고 있다.


래;코드
재고로 쌓인 옷을 새롭게 디자인한 의류


래;코드(RE;CODE)는 버려지는 옷을 재활용해 자연을 위한 순환을 만들고, 낭비가 아닌 가치 있는 소비를 제안한다는 취지로 코오롱 FnC가 론칭한 브랜드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영화배우 문소리가 래코드의 하얀색 드레스를 입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옷을 해체하는 작업은 지적장애인들의 직업재활시설인 굿윌스토어가 맡는다. 개성 넘치는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디자인된 제품은 공방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전문 봉제사가 수작업으로 완성한다.


리틀 파머스
폐타이어를 분쇄해 만든 신발


리틀 파머스에서 생산하는 가방·신발·의류 등은 염색과 금속을 최소화한 ‘베지터블 레더’(Vegetable leather·식물성 염료로 가공한 가죽) 같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수작업으로 만들어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 한때 토종 잡화 브랜드로 이름을 날렸던 ‘쌈지’가 2000년대 들어 경영위기를 겪은 후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슬로 바이 쌈지’로 재탄생하며 만든 자매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폐타이어를 수거한 후 여러 번의 분쇄 과정을 거쳐 만든 신발을 선보였다. 충격을 잘 흡수해서 오래 걸어도 피로감이 덜하다고 한다.

사진 : 김선아
  • 2013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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