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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인식 어플리케이션 개발한 고등학생

전우성 뷰와이드 인터랙티브 대표

“날씨를 알려줘” 하면 현재 위치의 기온과 기상상태를 재빠르게 알려주고, “에게 ‘빨리 와!’ 문자메시지를 보내줘” 하면 지체 없이 정확한 메시지를 전송해준다. 또 포털사이트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해달라고 말하면 바로 화면이 전환되며 해당 어플이 실행된다. 안드로이드용 한국어 음성인식 어플리케이션으로는 최초로 출시된 ‘SPEERIT(speech secretary : ‘말하는 비서’의 약어)’의 능력이다. 이 기특한 어플 ‘SPEERIT’ 자체의 능력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 인공지능 어플리케이션을 우리나라의 고등학생이 개발했다는 사실이다.

‘SPEERIT’의 개발자이자 뷰와이드 인터랙티브의 CEO로 재직 중인 전우성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작년 12월 ‘SPEERIT’의 베타버전을 개발해 ‘청년프런티어 창업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투자를 받았고, 이듬해 ‘뷰와이드’라는 이름을 건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관하는 ‘2012 대한민국 인재상’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전까지는 그저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초등학생이었지만, 학교에서 프로그래밍 수업을 듣고 개발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

“저를 포함한 누구도 그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는 학생은 없었어요. 아무 생각 없이 선생님이 하는 대로 따라 했죠. 초등학생이 어떻게 프로그래밍을 완벽히 이해하겠어요?(웃음) 하지만 게임을 워낙 좋아했던지라, 어린 나이에도 그 수업을 꼭 이해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그때부터 열심히 공부해서 개발까지 해낼 수 있었습니다.”


당시 그는 ‘RPG XP’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게임을 만들었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인터넷에 커뮤니티를 개설해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모으기로 했다. 제법 사람들이 모였고, 같이 머리를 맞대고 게임을 개발했다. 그 인연은 6년간 이어졌고, 그동안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같이 회사를 꾸려 나가기로 했다.

“현재 저희 회사의 직원들은 대부분 6년 전 제가 만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났던 사람들입니다. 그때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진 거죠. 6년이라는 시간동안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에 팀워크도 굉장히 좋습니다. 의견 충돌은 있지만 토론을 통해 자연스럽게 조율하고 있어요.”

회사를 설립한 후 그는 ‘SPEERIT’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했다. 전문가로부터 형태소와 음성학에 관련한 강의를 듣고 적용해보기도 하고, 사용자들의 의견도 충실히 반영했다.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아이폰의 ‘SIRI’와 유사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향후 디자인팀을 영입하면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는 인식률이 높아지는 등 많은 단점이 보완되었고, 자신감도 생겼다.

“‘SPEERIT’이 한국어 음성인식 어플리케이션으로서는 최초잖아요. 지금까지 쌓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후발주자로 출시한 대기업의 비슷한 어플들과도 동등하게 겨루고 있습니다. 또 저희 회사가 소규모다 보니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복잡한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바로 적용할 수 있어 업데이트가 빠릅니다. 이런 점들이 저희의 강점이 아닐까 싶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게임을 개발했을 만큼 출중한 실력을 가진 개발자이지만, 경영을 하려면 전문 지식뿐만 아니라 경험을 통해 다져진 노련함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에게는 대표라는 중책이 적지 않은 부담이다. ‘어린 나이’에 회사를 이끌며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물었다.

“나이 때문에 겪어야 하는 불이익이나 불편함이 많습니다. 은행 업무를 보러 가면 직원들이 저희같이 미성년자가 대표인 법인 고객을 상대해본 경험이 없어서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제가 미성년자다 보니 제 도장이 법적 효력이 없어서 부모님의 도장이 필요하거나, 심지어 부모님을 대동하고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죠. 다른 회사나 기관의 사람을 만날 때 제가 어리다고 무시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심지어 지인한테 외주제작과 관련한 사기를 당한 경험도 있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잘 마무리되어 피해가 없었지만 당시엔 큰 충격을 받았고, 어리다는 이유로 주변에서 자신을 만만하게 본다는 생각에 괴로웠다고 한다.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금은 비교적 원활하게 조달하고 있다. ‘SPEERIT’은 뷰와이드의 이름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 장기적인 성공을 이뤄내기 위해 무료로 풀었고, 광고도 유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SPEERIT’을 통한 수익은 없다. 하지만 청년프런티어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한 차례 투자를 받았고, ‘IT멘토스’라는 사업계획 경연에서 우승을 차지해서 ‘마젤란 기술투자’라는 기관으로부터 큰 규모의 투자를 받게 되었다.

“외주제작을 하고 투자를 받아 자금을 어느 정도 확보해놓은 상황입니다. 지금은 미니게임 형식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고요, 이미지 기반의 설문조사와 관련한 플랫폼 서비스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자세히 말씀드리긴 이르지만 다들 열심히 개발하고 있으니까 기대해주세요.”

고등학생, 대학생인 직원들과 함께.
그는 공부와 회사 일을 병행하고 있다. 학교 측의 배려로 한 학기에 30일 정도는 회사 일에 집중할 수 있다. 그는 게임과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지만, 그의 꿈은 구체적이면서도 비범했다.

“저희는 6년 전에 게임 개발에 흥미를 가지고 모인 사람들이고, 게임 개발을 하면서 성장해온 친구들입니다. 지금은 ‘SPEERIT’ 같은 서비스 개발을 주종으로 하고 있지만, 지금 개발 중인 미니게임을 필두로, 스케일이 크면서도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많이 개발해서 큰 규모의 게임회사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사진 촬영이 시작되자 가라앉았던 사무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왁자지껄해졌다. 그제야 그들이 고등학생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최 이사!” “전 대표!”라며 각자의 직함을 부르는 것 마저 ‘회사놀이’를 하고 있는 천진난만한 소년들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한없이 유쾌하고 왁자한 이 분위기가 그들만의 강력한 무기가 아닐까. 이들에게서 대단한 사명감이나 고매한 장인정신까지는 엿볼 수 없었지만, 자신들에게 주어진 이 일을 온몸으로 즐기고 있으니 말이다.

사진 : 하지영
  • 2012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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