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슬로시티 기행] 세페리히사르 (Seferihisar)

지방정부의 미래 로드맵이 된 터키의 슬로시티

시가식의 해양 요트.
2009년 국제슬로시티에 가입한 터키의 첫 슬로시티 세페리히사르(Seferihisar)는 터키의 서해안 이즈미르(Izmir)에서 44km에 위치한 인구 3만2000명의 해안 타운이며 해안 길이는 49km이다. 세페리히사르의 가장 오랜 거주지는 기원전 2000년 아카스(Akas)로부터 피난온 크레타 사람이 세운 캐리안(Carian) 도시인 테오스(Teos)다. 세페리히사르의 강점은 만다린, 해양, 풍부한 지열과 풍력에너지 자원, 풍요로운 역사성인데,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덜 알려진 것은 고고학 유적과 군사지역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1. 시가식의 슬로 라이프.
2. 시가식에서 바라본 전경.
3. 테오스(Teos) 고대도시의 디오니소스 사원.
세페리히사르에서 가볼 만한 명소로는 시가식(Sigacik)이 있다. 오스만 시대의 시글라(Sigla)로 불리던 이곳은 전 역사를 통해 중요한 항구였으며, 이미 16세기에 건축된 안전한 요새였다. 1929년에 타운이었다가 마을로 바뀐 후 1963년에 세페리히사르 지구로 편입되었다. 팔락 무스타파 파샤(Parlak Mustafa Pasha) 함대사령관의 함대, 시가식 성채 내부의 각 코너에는 요새가 있고, 지금도 700여 명의 주민이 사는 살아 있는 고성이다. 시가식 만에는 450척의 해양 요트가 마련되어 있고, 일요일에는 성채에서 바자가 열려 지역 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다. 대표적인 특산품과 공예품으로는 일회용품 사용금지 이후 비닐백 대신 사용하는 끈 달린 가방이 유명한데, 세페리히사르의 여성 노동의 집(Women Labour Houses)에서 생산되며, 타운 바자(오픈 마켓)에서 살 수 있다. 셀비아 향료, 라벤더, 다프네서향, 타임사향, 박하, 염소치즈, 만다린잼과 도예 등도 특산품으로 추천할 만하다.

시가식의 전경.
축제 이벤트의 대표 격인 오픈 바자에서는 지역 토산품을 맛보며 구매할 수 있다. 슬로시티 철학에 관한 활동, 예컨대 가장 늦게 가는 자전거 경주, 서양 주사위놀이 토너먼트, 종자교환(Seed Exchange) 축제 등이 있는데, 이 축제의 상호 교환을 통해 지역 재래 종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리스 군대로부터 해방된 세페리히사르의 날은 매년 개최하는 가장 성대한 축제다. 터키인의 조상은 중앙아시아 유목민이며, 터키어도 한국어와 같은 알타이어족에 속한다. 터키는 이슬람교가 98%이지만 온건한 수니파로 이슬람권에서는 외국인이 여행하기에 편한 나라다. 우리와 같은 아시아인인데다 먼 곳에서 온 손님을 극진히 대접하는 유목민의 전통이 내려오고, 한국전쟁에 참전해 우리를 ‘형제의 나라’라고 생각하기에 한국인들에게 특히 친근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왼쪽) 여성들의 수공예 제품인 그물 백.
오른쪽) 세페리히사르의 유명한 아몰라(Armola) 치즈.
터키는 바다로 둘러싸인데다 기후 조건도 비교적 좋아 식료품을 거의 자급자족할 수 있다. 좋은 밀을 사용해 지방마다 독특한 빵이 발달해 있다. 이 타운의 슬로푸드로는 전통 아몰라(Armola) 치즈, 속을 채운(Stuffed) 빵, 속을 채운 아티초크(Artichoke), 병아리콩(Chickpea)을 곁들인 만티(Manti), 밀가루 달걀부침의 달콤한 타하나(Tarhana), 속을 채운 염소고기(Stuffed Goat), 양고기와 쇠고기를 결합한 유바루샤, 만다린 디저트 등을 꼽을 수 있다.

왼쪽) 전통 병아리콩 만티(Chickpea Manti).
오른쪽) 세페리히 여성들이 만든 사추마 만다린 단지.
지난 20년간 터키의 에게해와 지중해안은 관광지로서 매력이 부각되면서 국내외에서 커다란 관심을 모아왔다. 호텔과 리조트 등 관광지 개발이 선결과제가 되었고 에게해의 아름다운 장소들에 고층건물과 관광시설들이 들어서면서 고유의 매력을 가지게 된 것. 세페리히사르가 이런 분위기에서 본래 모습을 잃지 않고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것은 군사지역이어서 개발이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슬로시티가 되기 전 이 지역 주민들은 관광지로 발전하는 다른 지역에 비해 뒤처지고 불이익을 받는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슬로시티가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부각되면서 세페리히사르의 가치는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화의 물결 가운데에서도 이 지역 고유의 특성을 지켜 방문자들에게 이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지방색, 음식과 음악, 이야기, 거주민들의 지혜를 느끼게 하는 것이나 친환경 에너지 등이 이 지역 슬로시티의 주된 콘셉트로 지방정부의 행선지도(road map)가 될 뿐만 아니라 타운의 미래를 보호하는 청사진이 되었다.
  • 2011년 06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