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주메뉴

  • cover styory
  • focus
  • lifestyle
  • culture
  • human
  • community
    • 손글씨
    • 1등기업인물
    • 나도한마디
    • 기사제보
  • subscription

미스코리아의 왕관을 만드는 주얼리 디자이너

김정주 ‘뮈샤주얼리’ 대표

주얼리 디자이너 김정주(47) 씨는 아름다움을 만드는 사람이다. 길을 걷다가 만나는 사람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새로운 표정을 찾기도 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에서 창조의 영감을 얻기 위해 항상 마음을 열어둔다. 주얼리 디자인에 대한 그의 유별난 열정은 서울 종로의 귀금속상가 한 모퉁이에서 시작되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솜씨는 각종 드라마와 영화, 시상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미스코리아 수상자의 왕관에서도 빛난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디자인을 하고,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일궈내는 일은 그가 평생 완성하고픈 작품이다.

“와인 한 잔 마시면서 해야 할 이야기인데요?”

김정주 씨는 활짝 웃는다. 주얼리 디자이너로 살아온 그간의 세월이 궁금하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쉽게 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곧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상냥한 말투로 그는 “어렸을 때부터 꿈을 가졌다”며 말을 꺼낸다.

“저는 춘천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농사일을 하셨고요. 살던 집 뒤로는 소양강이 흘렀죠. 초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가 하와이로 이민을 갔는데, 부모님께 저도 당장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달라고 떼를 썼던 기억이 나네요. 어린 시절부터 하고 싶은 것은 다 하고, 갖고 싶은 것은 다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어요. 욕심이 참 많았죠.”

그는 미국 유학을 가겠다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마냥 즐거워한다. 철없던 모습은 자신이 막내로 자란 탓도 있었을 거라 한다. 강원대에서 자원생물환경학을 전공한 후 그는 호주행 비행기에 오른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제 동기들에게 ‘난 유명한 디자이너가 될 거야’라고 큰소리치고 유학길에 올랐어요. 처음에는 시드니의 미국보석학회(GIA) 분교에서 보석감정법을 배웠고, 그 후 주얼리 디자인도 공부했어요.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학비를 벌기 위해 빌딩 청소도 했고, 일하다 코피도 자주 쏟았고요. 하지만 저는 디자이너로 성공할 거니까, 지금 힘든 것은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즐거웠던 시절이죠. 그저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밖에 없었어요.”

신라시대 왕관을 모티프로 만든 미스코리아 왕관.
그는 자신의 성격은 진취적인 편이라고 했다. 그때 그의 전화벨이 울렸다. 인터뷰 자리에 함께 있던 직원에게 전화기를 건네주며 “상하이 홈쇼핑 관계자 전화니까 친절하게 응대하라”고 당부한다. 그가 만든 ‘뮈샤주얼리’ 제품은 일본 홈쇼핑에서 판매 중인데, 올해 중국 상하이 홈쇼핑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호주 유학 시절부터 가져온 목표가 하나하나 이루어지고 있다며 신나한다. 그는 자신의 삶이 ‘마법’ 같다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귀국 후에는 결혼해 아이 둘을 낳아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그때도 프리랜서로 보석 디자인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러던 중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졌죠. 생활비를 보탤 마음으로 종로 귀금속상가에 자리를 얻었어요. 3개월을 못 넘기고 가게가 망했다는 곳이었는데, 제가 그 기록을 깼죠.”

보증금 3000만원으로 가게를 얻어 본격적인 주얼리 사업을 시작한 그는 “문을 연 첫날부터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직접 디자인한 제품이 인기가 많았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줄을 서서 구경했을 정도였다. 가장 잘 팔린 제품은 혼수용 다이아몬드 반지였는데, 다이아몬드 반지를 가운데 두고 앞뒤로 얇은 반지를 함께 낄 수 있는 가드링 디자인이었다. 당시 이 반지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인 것이었다고 한다. 몰려드는 손님들로 디자인할 시간이 모자라 매장에 서서 스케치하다가, 물건을 팔기를 1년 동안 반복했 다. 그리고 당시 상가에서 제일 비싼 임대료를 내는 매장으로 이사했다.

“그때부터 청담동에 회사 건물을 짓겠다는 막연한 희망을 가졌어요. 정말 기적 같죠?”

그의 바람대로 ‘뮈샤주얼리’는 지난 2007년 서울 청담동에 터를 잡았다. 건물 곳곳에는 유명 드라마와 영화의 장면을 인쇄한 액자들을 전시해놓았는데, 모두 그가 디자인한 제품을 착용한 모습이다. 또 2006년부터 4년간 참여한 미스코리아대회 수상자의 왕관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2009년 제53회 미스코리아대회의 미스 진 수상자의 왕관으로 디자인한 ‘동양의 빛’은 2009년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대통령상 수상과 굿 디자인 어워드 우수상을 타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신라시대의 선덕여왕을 모티프로 한 이 왕관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담았다.


아랍 부호도 왕관 주문해요

“처음에 미스코리아 왕관을 디자인해보겠느냐는 제의를 받았을 때는 거절했어요. 회사 내실을 다진 다음에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다음 해에도 연락이 왔고, 결국 4년 연속 제가 왕관을 제작했죠. 제작 기간은 1년 정도 걸립니다. 디자인을 고민하고 재료를 결정하기까지 긴 과정이 필요하지요. 아름다운 이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어야 하기에 백금, 다이아몬드, 금 등 고급스럽고 돋보이는 보석을 주로 사용하죠.”

그는 주얼리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생각이라고 설명한다. 작품을 완성한 후에도 100% 만족할 수 없고, 항상 1%가 부족하기에 더더욱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양의 빛’은 18억원으로 책정된 고가의 왕관인데, 이 왕관은 미스코리아대회가 끝나면 누가 갖는 걸까. 그는 왕관 모조품을 따로 만들어 수상자에게 증정하고 진품은 회사가 소유한다고 알려준다. 한번은 아랍의 부호가 그가 디자인한 고가의 왕관을 구입한 적이 있는데, 가문에 왕관이 있으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속설을 믿는 문화에서 비롯된 경우라고 한다.

그는 4년간 미스코리아대회 왕관을 디자인하면서 서울지역 심사위원으로도 참가해왔다. 영화와 드라마에도 주얼리 협찬을 하고 있어 장안의 예쁘고 멋있는 사람들은 한번은 다 만나봤다. 그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배우로 김혜수를 꼽는다. “너무나도 당당하고 유쾌한 캐릭터”라는 것이 이유다.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미인입니다. 생김새는 사람마다 개성과 매력이 있으니 어떤 게 미인의 조건이라 하기 어려운데, 그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눈빛과 마음, 그리고 목소리와 생동감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완성한다고 생각해요.”

뮈샤주얼리가 개최한 제2회 대한민국 주얼리 어워드 쇼에 참가한 배우들 모습.
그는 지금까지 만났던 스타와의 에피소드, 패션 트렌드와 스타일링, 주얼리에 대한 내용을 담은 에세이집을 곧 출간할 예정이다. 뮈샤주얼리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도 그치지 않을 것이라 한다. 그는 대학생 딸과 고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이지만 긴 웨이브 머리에 날씬한 몸매여서 좀체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다. 오전 7시에 출근해 밤늦게까지 바쁜 일과를 보내느라 따로 운동할 시간이 없지만, 틈틈이 윗몸일으키기와 아령 들기로 건강을 유지한다.

“주얼리 산업이 벤처산업으로 지정된 후 저희 회사도 지난해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은 한글을 모티프로 한 디자인과 우리 고유의 멋을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을 세계에 선보이는 것입니다. 주얼리 디자인으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시도는 지금까지 없었거든요. 세상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름다움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죠.”

사진 : 신생화
사진제공 : 뮈샤주얼리
  • 2011년 03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하단메뉴

상호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김창기
편집인 : 김창기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성동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