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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전력 공급문제 해결한, 세계 최초의 온라인 전기차

미국 시사주간지

미국 유명 주간지
온라인 전기차 사업을 이끄는 조동호 단장(왼쪽)과 서인수 교수.
‘온라인 전기자동차(OLEV:Online Electric Vehicle)’는 정차나 주행 중 도로에 매설된 전력선으로부터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받아 구동 에너지로 사용하거나 배터리를 충전하는 신개념 자동차다. 즉 도로에 매설된 전선에 전력이 공급될 때 발생하는 자기장을 차량 하부의 집전장치를 통해 모아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것. 집전장치를 통해 모인 전력은 주행 중 모터로 바로 연결되어 쓰이거나 필요한 경우 자동으로 배터리에 충전된다.

카이스트를 찾은 날, 마침 온라인 전기차의 시연회가 열려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다. 버스 앞쪽에 배터리 충전 상태를 표시하는 모니터가 설치된 것만 빼면 외관이나 승차감은 일반 버스와 별 차이가 없었다.

출발 직전, 모니터 배터리 레벨에 ‘52%’라는 숫자가 보였다. 현재 배터리 충전량을 알려주는 것으로 버스가 일반 도로를 달리자 숫자는 ‘51%’ ‘50%’로 점점 줄어들었다. 잠시후 전력이 공급되는 도로로 들어서면서 숫자는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다. 일반 도로에서는 배터리로 움직이고, 급전(給電) 도로에서는 주행하는 동안 혹은 정차 중에 계속 전력이 공급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카이스트 온라인 전기차가 세계 최초・최고라는 찬사를 받는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세계 각국이 전기차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급전(給電)장치와 집전(集電)장치 간 거리가 멀수록 전력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 있었다. 하지만 카이스트 온라인전기자동차사업단 소속 연구진은 그 기술적 난제를 풀었고, 시연을 통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기술임을 증명해 보였다.

그동안 온라인 전기차는 전송 효율이 낮아 바닥에 거의 밀착된 상태로 달려야 하기 때문에 실용화에 어려움이 많았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이 10여 년 전부터 활발하게 연구했지만 지금까지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것. 카이스트가 개발한 온라인 전기차는 최신 공진형 전력전자회로를 채택, 지표면에서 온라인 전기차 바닥에 전달되는 전력의 전송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차량바닥과 지표면이 평균 17cm 떨어진 상태에서 70% 이상 효율을 달성했고, 올해는 20cm이상에서 최대 효율 80%까지 높였다. 이로써 현행 도로교통법이 요구하는 최소 유격 거리인 12cm를 만족해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전기자동차가 배터리에만 전적으로 의존해 배터리의 중량과 부피가 지나치게 큰 단점도 보완했다. 이번에 선보인 온라인 전기차의 배터리는 기존 전기차의 5분의 1 크기다. 자동차 전문가로 연구에 참여한 서인수 교수는 “온라인 전기차는 에너지를 싣고 가는 것이 아니라 전달받는 개념”이라며, “주유소 같은 충전 설비를 별도의 공간에 설치할 필요가 없고, 도로에서 곧바로 충전받을 수 있어 배터리 문제와 충전 인프라 문제, 배터리 유지보수 등의 문제 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기술적 난제 해결

조동호 단장을 필두로 하는 온라인전기차사업단이 전 세계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비결은 도로・IT・자동차・전기・전자 등 각 분야 전문가 80여명으로 구성된 융합연구팀에 있다. 2년간 약 400억 원이 투입된, 전례 없는 대규모 국책 연구 사업인 만큼 각계의 관심이 쏠렸고, 연구원들의 부담도 그만큼 컸다. ‘절대 안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아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하며 연구원들은 주말도, 퇴근 시간도 잊은 채 연구에만 몰두했다. 실제 연구가 시작된 지 9개월 만에 시연에 성공하고, 올해 3월 서울대공원에서 당당히 시범 운영하게 된 것은 이런 노력 덕분이었다.

1 전기버스 시연회를 하고 있는 조동호 단장.
2 버스에 부착된 계기판. 왼쪽 빨간색 게이지가 배터리 충전 상태를 알려준다.
3 버스 하부에 부착되는 집전판.
온라인 전기차의 성공적인 시연 이후 카이스트에는 외국 손님의 방문이 부쩍 늘었다. 세계 각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줄지어 전기자동차를 견학했고, 지금도 방문 예약이 줄을 잇는다. 지난해 6월에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친환경 거주지역으로 개발하고 있는 지역에 온라인 전기차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미국 유타 주 파크시티에도 전기차 기술을 활용한 시범사업을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는 철도기술연구원과 협력해 무선철도 사업을 계획 중이다. 온라인 전기차처럼 기차가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으면 철도 주변 미관을 해치는 전선이 필요 없고, KTX의 경우 비접촉 방식으로 가면서도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서 교수는 “철도는 이미 전력 구동장치가 다 되어 있어 버스보다 상용화 작업이 훨씬 수월하다”며, “조만간 철도기술연구원과의 공동 연구가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스 외에 전기승용차도 연구 중이다.
그렇다면 언제쯤 실제 도로에서 전기로 가는 버스를 보게 될까. 이 질문에 서 교수는 “아직 상용화를 말하기에는 이르다”며, “우선 국내외에서 시범사업을 많이 해봐야 하는데 그것을 진행할 만한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온라인 전기차와 관련된 법과 제도 구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답했다. 연구원들이 한결같이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입을 모으는 것은 그 때문이다.

국가마다 미래에 유용한 새로운 기술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지금, 온라인 전기차는 분명 대한민국의 또 다른 희망이다. 우리 과학기술계가 거둔 이 놀라운 성과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이제 응원하고 격려하는 일만 남았다.

사진 : 김선아
  • 2011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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