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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근미의 문화 읽기] 유해진 김혜수, 그들의 사랑에 이유가 필요한가?

사랑하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지난 1월 4일 김혜수가 유해진과의 열애를 인정한 이후 두 사람의 ‘사랑’을 마치 ‘사건’ 다루듯 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대체 유해진이 김혜수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가 뭔가, 그것을 찾기 위해 기자들이 연일 기사를 쓰더니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대중문화 전문기자 등의 타이틀을 단 이들이 좀 더 전문적인 냄새를 풍기는 글을 쏟아내고 있다. 급기야 각종 설문조사에도 두 사람이 등장했다. 미혼 남녀가 가장 부러워하는 연예인 커플에서 미혼남성 43%가 유해진 김혜수 커플을 1등으로 꼽았다는 기사가 나왔다. 영화 <웨딩드레스>에서 송윤아가 만든 웨딩드레스를 누가 입으면 좋을까라는 리서치에서는 김혜수가 1등을 했다.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의 열애소식은 발표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도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다.

김혜수 유해진 열애에 대중의 관심이 식지 않는 이유는 ‘외모 지상주의’에 빠져 성형이 필수가 된 대한민국 사람의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엣지녀 김혜수가 완소남, 훈남, 꽃미남, 미중년, 짐승남, 몸짱,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유해진과 사귄다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이해되지 않고 납득하기 힘들다면서도 두 사람의 열애 관련기사의 댓글은 찬사 일색이다. <개그콘서트>에서 “국가가 나한테 해준 게 뭐 있느냐”며 늘 불만을 토로하는 박성광이 유해진의 열애소식을 접한 뒤 “나 같은 놈도 1등이랑 사귈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외칠 정도다. 사실 직전에 터진 장동건 고소영의 열애소식에 많은 사람이 “부러우면 지는 거다”를 곱씹으면서도 어쩔 수 없는 열패감을 느꼈다. 박성광이 장동건 고소영 열애소식에 “1등끼리만 사귀는 더러운 세상”을 외칠 때 공감하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김혜수 유해진의 열애에 특별히 남자들이 지지를 보내는 데는 아마도 한 여대생의 “키 180cm 이하 남자는 루저”라는 발언 탓도 있을 것이다. 그 여대생의 기준대로라면 대부분 루저인 대한민국 남성들이 유해진을 통해 대리만족했음이 분명하다. 이번 유해진 김혜수 열애설 기사에 붙은 숱한 댓글 중에서 눈에 띄는 게 있었다.

“다시 봤다. 김혜수 멋있다. 자, 이젠 장동건급 외모의 남자 연예인이 박경림급 외모의 여자 연예인을 만나는 일만 남았다.”(ID 대팔)

대팔 씨의 소망대로 되어서 여자들도 대리만족할 기회가 생기길 기대해본다. 김혜수와 유해진의 열애기사를 접한 여자들은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남자는 여자의 외모를 최우선 조건으로 따지지만, 여자는 남자의 능력과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해진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트럭〉의 권형진 감독은 유해진을 “대단히 섬세한 성격이며 일에 철저하여 바늘 끝처럼 정확하게 연기하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영화라는 매개가 두 사람 사이에 스파크를 일게 했을 거라는 추측을 해본다.

여자들은 유해진이 나이 든 남자 연예인들의 결혼 공식을 따르지 않은 것에 큰 박수를 보냈다. 마흔이 다 된 남자 연예인들이 득의만만한 표정으로 띠동갑이거나 그보다 훨씬 어린 여성들과 결혼하는 걸 자랑스럽게 떠드는 모습을 연예 프로그램에서 신물나게 봐왔기 때문이다. 한 세대가 30년이 아니라 3년, 혹은 3개월이라고 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유해진과 장동건이 동갑내기 여성과 사귄다고 했을 때 “영혼의 교류가 가능한 상대를 만났다는 점에서 안도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소프트웨어가 실한 유해진과 고고한 엣지녀 김혜수의 사랑을 더 이상 사건 다루듯 하지 말자. 기어이 분석하여 뭔가 결론을 도출하고 싶다면 외모와 조건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우리 사회 병폐를 사라지게 하는 쪽에 활용하자.
  • 201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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