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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마늘ㆍ양파 음료 개발한 신지식인

충북 제천 (주)희망건강랜드 서진순 대표

지난 5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는 이색 수상자가 탄생해 눈길을 끌었다. 마늘을 이용한 파우더와 비타민제, 과자 등 세 가지 가공식품을 출품해 금・은・동상을 모두 휩쓴 서진순(53) 씨가 그 주인공. 충북 제천에서 (주)희망건강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서씨는 지난 해 같은 대회에서 마늘 음료와 양파 음료로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특허청과 한국여성발명협회,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공동 개최하는 세계여성발명대회는 전 세계 여성들이 참신한 발명 아이디어를 겨루는 자리. 올해는 35개국 400여 명의 여성발명인들이 참가했다. 대회 규정상 1인당 세 작품 이상 출품할 수 없기 때문에 올해 서씨는 2년 연속 수상, 한 대회 3관왕이라는 타이틀 외에 ‘출품작 전체 입상’이라는 대기록을 추가하며 이 대회 스타로 떠올랐다.

그를 만나기 위해 찾은 충북 제천의 희망건강랜드는 지방 소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건강원’이었다. 약재를 달이거나 즙을 내는 중탕기 10대가 시설의 전부. 가내수공업 형태인 협소한 작업장에서 세계 최초의 마늘 음료를 비롯해 각종 마늘 관련 건강식품을 개발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한쪽 벽면에 빼곡히 걸린 각종 상장들과 특허증 등을 둘러보는 동안 그가 시원한 마늘 음료를 내왔다. 그 맛이 궁금했던 터라 얼른 한 잔을 비웠다. 예상과는 달리 마늘 특유의 아린 맛과 맵싸한 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오렌지 향과 비슷한 단맛이 혀끝에 남았다. 자판기 커피 한 잔 분량의 이 마늘 음료에 들어간 마늘은 한 통 반 정도. 그런데도 여느 음료처럼 부드럽고 맛있었다. “어떻게 마늘로 음료를 만들 생각을 했는지” 묻자 그는 “TV를 보다 우연한 떠오른 것”이라며 웃었다.

“이 건강원은 아버님에게 물려받은 거예요. 옛날에는 민약연구소라는 약재 도매상이었어요. 아버님이 약재 지식이 많으셨기 때문에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처방을 이용해 가정상비약, 보약 같은 것들을 만들어 팔기도 했고요. 그게 법적으로 금지되면서 건강원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어쨌든 아버님을 도우며 저도 식품들이 가지고 있는 효능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러다 1999년인가?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면서 농민들이 마늘, 양파 같은 것들을 막 갈아엎던 때가 있었어요. 그 장면을 뉴스를 통해 보면서 참 안타깝더라고요. 힘들게 농사지은 것들을 저렇게 할 수밖에 없는 농민들도 안 됐고, 몸에 좋은 마늘과 양파가 그냥 버려지는 것도 너무 아까웠죠. 오래 보관하면서 소비도 늘리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음료를 떠올렸어요.”

대한민국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받은 상장들.
주변 사람들은 “마늘 음료를 만들겠다”는 그의 취지에 공감은 하면서도 한결같이 “그걸 어떻게 먹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믿은 그는 각종 논문, 학술지, 특허관련 문서 등을 꼼꼼히 챙겨 읽으며 마늘 공부를 시작했다. 영양학적, 약리학적 효능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대원대학 식품영양학과에도 입학했고, 2001년에는 세명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연구를 본격화했다.

“마늘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이걸 꼭 음료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강력한 항암 효과 외에도 성인병 예방, 노화 방지 등 마늘에는 제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유익한 성분들이 많더라고요. 스트레스와 공해로 건강을 잃기 쉬운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건강식품이라는 확신이 생긴 거죠.”

그렇게 마늘 연구에 매달린 지 4년, 숱한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 실패마저도 즐겁게 받아들였던 그는 지난 2003년 마침내 원하던 맛을 찾아냈다. 효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마늘 특유의 향과 냄새를 제거하고, 한약재를 첨가해 영양 성분을 강화하는 한편, 설탕 대신 과일과 야채로 단맛을 낸 새로운 개념의 마늘 음료는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약재 도매상 아버지 돕다 식품의 효능에 눈뜬 후 음료 개발

중탕기를 이용해 건강 음료를 만든다.
이듬해 그는 ‘늘마늘’이라는 브랜드로 본격적인 시판에 나섰다. 그러나 맛과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해 대한민국 신지식인에 선정되고도 유통 관련 지식이 전무해 판로개척이 어려웠다. 다행히 지난해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그가 출시한 마늘 음료와 양파 음료가 나란히 금상을 수상하면서 대량생산의 길이 열렸다. 제품을 본 한 유명 홈쇼핑에서 납품 제안을 해 온 것.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지금은 3개 홈쇼핑에서 판매 중이다. ‘늘마늘’과는 별도로 홈쇼핑 판매용으로 ‘서진순의 마늘이야기’ ‘양파이야기’라는 브랜드도 새로 만들었다. 그가 개발한 마늘 음료, 양파 음료가 눈길을 끌면서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파는 곳도 많아졌지만 그는 “어쨌든 사람들이 몸에 좋은 마늘과 양파를 많이 먹으면 좋은 것 아니냐?”며 일일이 법적 대응을 하지는 않는다.

그는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키워 나가겠다”며, “마늘 가공 방법에 대한 연구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수상한 마늘 파우더, 과자, 비타민제 등이 바로 그 노력의 일환. 마늘 파우더의 경우 물을 붓고 저으면 마늘 음료와 똑같은 맛을 즐길 수 있다. 휴대가 편리하고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 대회 기간 동안 외국 바이어들의 문의가 줄을 이었다고 한다.

동결 건조방식으로 만든 과자는 트랜스 지방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홍삼과 견과류를 섞어 우유와 함께 먹으면 한 끼 식사로도 거뜬한 건강식품. 더운물과 섞으면 죽처럼 풀려 환자들의 영양식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화장품, 비누 등 마늘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는 그는 “벌써 내년에 출품할 작품들을 연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마늘과 양파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들.
“한여름에 중탕기 앞에 서 있으면 온몸이 땀으로 젖는 건 예사고, 경추협착, 척추협착으로 한동안 병원 신세도 졌지만 저는 이 일이 정말 재미있어요. 자료를 찾고, 공부하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낼 때 느끼는 성취감도 대단하죠. 요즘 마늘 음료들이 워낙 많이 쏟아져 나와 개발만 하고 판매에는 재주가 없어 돈을 별로 못 벌었지만(웃음), 많은 사람들이 마늘을 손쉽게 먹을 수 있고, 마늘 소비량이 크게 늘어난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껴요. 세계 최초의 마늘 음료 개발자로 인명사전에 오른 것만으로도 가문의 영광 아닌가요?”

쉰이 넘은 나이에도 마늘 이야기만 나오면 소녀처럼 즐거워하던 그는 ‘늘마늘’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 세계인의 건강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실제로 이번 대회 이후 몇몇 외국 기업들이 샘플 요청을 해 왔고,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음료 기업에서는 이미 샘플을 검토 중이다. 마늘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요즘, ‘늘마늘’이 세계시장에서 ‘식품의 한류’를 주도할 브랜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 : 신규철
  • 2009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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