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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생활 포기한 후 웨딩사업의 리더가 되다

김태욱 아이웨딩네트웍스 대표

“거품을 빼고 정직하면서 소비자의 필요에 맞는 서비스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철저히 관리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이 분야의 강자가 될 수 있었지요.”
밤 12시가 넘은 시각, 잠이 오지 않아 무심코 켠 TV 속 낯익은 얼굴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CEO들이 출연하는 EBS 에 등장한 김태욱이었다. 대표적인 록 가수이자 채시라의 남편으로 유명한 그는 웨딩사업가로서 겪은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놓았다. 사업가 김태욱을 만나기 위해 서울 청담동에 자리 잡은 아이웨딩네트웍스를 찾았다. 수수하고 털털한 분위기의 외모, 경상도 사투리가 섞인 어투에서 인간미가 묻어났다. 에 관해 이야기를 꺼내자 연신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아~ 참 민망합니다. 저보다 더 훌륭하고 대단하신 분들이 많은데 괜히 나간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쑥스러워서 방송을 못 보겠더라고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봤어요(하하하).”

그가 어떻게 사업가로 변신해 웨딩사업을 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1999년 어느 날이었는데, 목소리가 잘 안 나오는 거예요. 병원에 갔더니 ‘목소리를 내는 신경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더 이상 가수를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20년 동안 음악만 보고 살아왔는데, 그걸 못 한다니 얼마나 황당했겠어요?”

초등학교 4학년 AFKN에서 흘러나오는 비틀스의 음악에 반해 시작된 그의 음악 인생. 다른 생각 없이 음악만을 향해 달려온 그에게 목소리가 사라진 것은 삶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어릴 때부터 사업에는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도 이렇게 빨리 사업을 시작할 줄은 생각도 못했죠. 음악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들을 위한 녹음 스튜디오를 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뭔가 스스로 개척해 가며 이루어 간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웨딩사업으로 방향을 정한 것은 자신이 결혼 준비를 하면서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1999년 결혼 준비를 하면서 예식장 잡는 것에서부터 사진 촬영, 혼수 등등 정말 화나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을 겪었습니다. 내가 직접 해도 이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결혼하고 얼마 안 돼 서울대 다니던 후배 4명이 뜬금없이 웨딩사업을 하겠다고 찾아왔어요. 처음에는 사업도 배울 겸 이 후배들을 도와준다는 생각에 홍보를 맡으면서 웨딩사업에 몸담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2000년. 그저 돕겠다고 했던 일에 점점 깊숙이 관여하게 됐다.

“학교 생활밖에 모르던 친구들이라 너무 순진했어요. 사업의 진도는 나가지 않고 점점 더 힘들어졌죠. 그래도 제가 후배들보다는 사회 물도 더 먹었고, 사람들도 많이 만났으니 한번 나서 보겠다고 본격적으로 뛰어든 게 2001년이었고, 2002년에는 대표를 맡게 됐습니다.”

그가 웨딩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던 2001년 당시만 해도 결혼시장에는 불합리하고 어이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런 틀을 깬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예를 들면 웨딩플래너라는 사람들이 1:1 맞춤 서비스를 한답시고 예비 신혼부부들을 커미션 많이 주는 곳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바가지 씌우는 일들이 비일비재했어요.”

아이웨딩네트웍스 사무실 전경.
그런 관행을 고쳐 보겠다고 뛰어들었는데, 일은 더 꼬여만 갔다. ‘내가 왜 이 일을 맡았을까’ 후회스럽고 포기해 버리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는 “어려웠어요”란 말을 먼저 꺼냈다.

“우리 나름대로 결혼시장의 거품을 제거하면서 정직하고 좋은 서비스를 하겠다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옛날 관행으로 움직이는 시장은 쉽게 바뀌지 않아 경영 상태는 엉망이 되어 갔습니다. 게다가 후배들이 맡아서 하던 시절의 적자까지 떠안았으니, 눈앞이 캄캄했지요.”

‘부잣집 아들이라 쉽게 사업하지 않았겠느냐’라는 세상의 추측에 대해 그는 부모 도움으로 사업을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고등학교 이후 집에서 10원 한 장 받아 가지 않았다고. 회사를 위해 돈을 빌리러 다니면 “네가 왜 돈을 빌리러 다니느냐? 돈 많은 부모님에, 아내도 돈을 잘 벌지 않느냐?”라는 소리를 듣곤 했는데, 그 때문에 더 힘들었다고 한다.

“이쪽 저쪽 금융회사를 다니며 대출을 받았죠. ‘사업이 이런 거구나’란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매달 두 차례씩은 밤을 꼬박 새며 노심초사했습니다. 직원들 월급 전날과 거래처 결제 전날이죠. 제 철칙이 신용이라 무슨 일이 있어도 돈을 구해 왔습니다.”


거품 뺀 가격에 양질의 서비스를 받겠다는 소비자의 욕구에 충실했지요

이렇게 5년을 버티고 2005년이 되자 시장이 달라졌다. 인터넷 세대가 본격적으로 결혼하면서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는 아이웨딩을 찾았다. IT를 무기로 결혼시장에 뛰어든 김태욱의 승부수가 먹혀들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WITH라 불리는 IT 웨딩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제까지 결혼 준비를 대행해 주는 업체가 웨딩플래너의 감과 그 거래처에 의존했다면, 우리는 인터넷을 이용해 전국의 수많은 결혼 관련업체의 상품과 서비스를 비용, 장ㆍ단점, 트렌드에 맞춰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예비 신혼부부에게 제공합니다. 그들 스스로 예산과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웨딩이란 주제에 IT란 도구를 접합시킨 유통회사를 만든 거죠. 일종의 B2C(business to consumerㆍ기업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주는 유통) 모델입니다.”

김태욱은 아이웨딩네트웍스는 웨딩업체가 아닌 유통회사임을 강조했다. 첫해 150커플에 불과했던 이용자는 올해 8월까지 1만4000여 커플을 넘어섰고, 9년간 총 4만5000커플의 신혼부부가 아이웨딩을 통해 결혼 준비를 마쳤다. 아이웨딩의 성공 노하우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한다.

“사람은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합니다. 물건을 살 때면 거품을 뺀 가격에 좋은 서비스를 받으며 양질의 제품을 살 수 있느냐가 기준이 되지요. 또 선택의 폭이 넓어야 합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가 유통업의 강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기준에 맞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성공한 것도 같은 원리죠. 거품을 빼고 정직하면서 소비자의 필요에 맞는 서비스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철저히 관리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이 분야의 강자가 될 수 있었지요.”

그는 시장에서 유통을 장악하면 여기에 따른 불합리와 횡포도 생겨나는데, 이를 방지하는 원칙이 없으면 그 성공도 오래가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시장에서 유통의 힘을 가지면 거래처나 소비자에게 불합리한 것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거래처에 말도 안 되는 수수료나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납품할 것을 요구하는 식으로요. 그것을 횡포라고 합니다. 그건 정말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거래처는 파트너입니다. 거래처도 우리와 함께 성장해야 소비자를 위해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우리만 살아남아서는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단 한 번도 경영학 교육을 받은 적 없다는 그였지만 스스로 만든 경영철학은 그 어떤 스타 경영자의 경영철학보다 가슴에 와 닿았다. 이것이 그를 8년 만에 웨딩산업계의 리더로 만든 원동력인 듯했다.

“도전하라! 그럼 매력적인 삶이 펼쳐질 것이다”라고 말하는 김태욱. 목소리를 잃고 삶의 전부였던 뮤지션의 꿈을 접어야 했을 때도 세상에 대한 원망보다 또 다른 꿈을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그의 모습에서 진정 매력적인 삶의 모습을 발견했다.

사진 : 신규철
  • 200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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