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터뷰 | 중국의 떠오르는 CEO (13) 쑨지앤(孫堅) 홈인(HOME INN) CEO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한 호텔 경영의 귀재

성공은 재능과 시운의 합작품이란 말이 있다. 재능이 넘쳐도 시운이 없으면 가시밭길이고, 좋은 시운을 만나도 재능이 없다면 역부족이다. 한창 떠오르는 업종에 진출한 기업이라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회를 요리할 인재가 없는 기업에는 신기루일 뿐이다. 이코노미 호텔 체인 ‘홈인’(HOME INN곩輝ヱ器쥘聯?의 CEO 쑨지앤(孫堅?3세) 씨는 재능과 시운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홈인은 중국 최대의 호텔 그룹인 서우뚜그룹(首都旅游國際酒店集團)과 Ctrip(携程)여행사가 공동 출자해 2002년 설립한 신생 회사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매년 이윤 증가율이 50%를 넘어서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고급 호텔들과는 대조를 이룬다.

홈인이 중국 호텔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은 중저가 호텔 수요 폭증이란 시운에다 쑨지앤이라는 걸출한 재능을 가진 전문 경영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64년 상하이에서 태어난 쑨지앤은 어려서부터 의사가 되는 게 꿈이었다. 1987년 상하이 의대 졸업 후 의학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지만 학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1989년 장학생으로 호주 유학길에 올라 마케팅으로 전공을 바꿨다. 당시 중국은 천안문 사태의 소용돌이로 해외에 나가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운이 좋았죠. 하지만 워낙 가진 게 없다보니 장학금을 받아도 유학 생활이 참 어렵더군요. 당시 호주는 물 값이 우유 값보다 비쌌어요. 돈이 없어 우유를 물처럼 마셨어요. 지금도 우유만 보면 속이 다 울렁거립니다.”

호주에서의 생활은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새로운 지식과 사고방식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 가치관 자체가 바뀌게 됐다고 한다. 8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1997년 중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세계적인 소매 유통업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중국 진출 러시를 이루고 있던 때였다.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들어온 이 기업들에게는 현지화가 당면 과제였다. 이들에게는 국제 경험을 갖춘 중국인이 필요했다.

“그때만 해도 유학을 다녀온 중국 사람이 많지 않다보니 여러 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더군요. 태국 정다이(正大)그룹이 경영하는 로터스의 마케팅 총괄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000년엔 영국계 건자재 전문기업인 B&Q의 마케팅 부문 부총재로 자리를 옮겼고, 2004년엔 B&Q차이나의 화동지역 총재로 승진했습니다.”

중국인이면서 서구의 선진 경영 마인드를 갖춘 그의 명성은 퍼져 나갔다. 2005년 1월 쑨지앤은 전혀 다른 무대인 홈인호텔 체인의 CEO로 자리를 옮긴다. 오너가 아닌 전문 경영인이었지만 아무런 간섭 없이 자신의 전략대로 경영에 몰두할 수 있었다. 그러자 폭발적인 신장세가 지속됐다. 당시 50개에 불과했던 체인 규모는 3년이 지난 지금 188개로 늘어났다. 모두 쑨지앤의 타고난 경영 수완 덕이었다.


고객 입장에서 사소한 것까지 챙긴 게 성공 비결

2006년 10월 홈인은 마침내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다. 중국의 호텔 체인점으로서는 최초의 해외 상장이었다. 홈인은 나스닥 상장으로 1억 200만 달러를 조달했고 현재 시가 총액은 8억 달러를 넘어섰다. 쑨지앤은 마케팅을 체계적으로 공부한 경영인답게 이론 무장에도 탁월하다. 호텔 체인 업계의 경영관리 원칙이라고 할 수 있는 ‘외부 5각, 내부 3각’ 이론을 그가 만들어 냈다.

“프랜차이즈 경영의 요체는 복제(複製)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점포를 만들어 내는 동시에 모든 점포들이 마치 하나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가 말하는 외부 5각이란 업종, 제품, 가격, 서비스, 마케팅 등 겉으로 드러나는 5가지 요소들이다. 내부 3각이란 인력자원, 관리 시스템, 핵심 경쟁력 등 내재된 요소다. 이들을 효과적으로 연결해야만 프랜차이즈 경영의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KPI(핵심성과지표관리)를 도입했고 500만 위안을 투입해 중앙관리시스템도 개발했다. 매일 아침 컴퓨터를 켜면 전국에 산재한 체인의 경영 실적과 고객 관련 정보가 한눈에 들어온다. 체인별 코스트가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그의 경영 능력은 여러 면에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05년 11월 중국 10대 풍운인물에 꼽혔고, 그해 12월에는 호텔 업계 10대 인물에 선정됐다. 2006년엔 중국 10대 브랜드 기업가, ‘올해의 최고 CEO’에 선정됐고 나스닥 상장 후에는 중국 10대 마케팅 인물로 떠올랐다.

이코노미 호텔 체인은 최근 중국에서 가장 유망한 업종의 하나로 꼽힌다. 고급 성급 호텔의 평균 객실 투숙률이 70%대에 그치고 있는 데 반해 홈인은 95% 수준. 호텔을 새로 만드는 기간이 짧고 비용은 5분의 1, 10분의 1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현재 중국에는 성급 호텔이 1만 2000개 있습니다. 다른 등급의 호텔까지 포함하면 무려 28만 개나 됩니다.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남들과는 철저하게 달라야 합니다.”

쑨지앤 CEO는 차별화를 위한 실천 방안으로 TTMC(Think, Transfer, Mix, Combine) 프로그램을 강조한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think) 중국에는 없지만 한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 성공이 입증된 요소들을 옮겨와서(transfer) 혼합하고 결합시킨다(mix & combine)는 것이다. 그의 차별화 전략은 호텔 경영 방식에서부터 나타난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다보면 수적 성장이라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한다. 하지만 브랜드 관리와 경영규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곧바로 위험해지는 것이 프랜차이즈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홈인은 프랜차이즈를 하면서도 각 호텔에 관리요원을 직접 파견하고 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서양에서는 이코노미 호텔을 B&B라고 합니다. 침대(bed)와 아침 식사(breakfast)만을 제공한다는 것이죠. 중국의 이코노미 호텔들은 좀 달라요. 여러 가지 서비스를 하죠. 노래방도 있고 사우나도 있고 가격도 100위안대에서 300~400위안까지로 다양합니다. 하지만 홈인은 서양식도 아니고 기존의 중국식도 아닌 제3의 방식으로 차별화했습니다.”

홈인에는 벨 보이가 없다. 사우나도, 노래방도 없다. 하지만 투숙객들이 무료로 인터넷을 쓰게 하면서, 2성급 호텔 가격에 3성급 비품과 4성급 침대를 제공한다. 그의 차별화 전략은 아주 사소한 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객실에는 물컵과 수건, 칫솔 등이 두 가지 다른 색깔로 비치돼 있다. 두 사람이 함께 투숙했을 때 서로 섞이는 것을 방지해 고객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 배려라고 한다.

“중국은 앞으로 세계 최대의 관광대국이 될 겁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도 큰 기회입니다. 관광업종이 크게 부상하고 호텔업도 호기를 맞게 되는 것이죠. 지금은 중국을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로 표현하지만 앞으로는 ‘컨슈밍 인 차이나(Consuming in China)’가 될 것입니다.”

쑨지앤은 컨슈밍 인 차이나의 시대에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
글쓴이 박한진님은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중국정치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중국 푸단(復旦)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다. 《10년 후 중국》, 《박한진의 차이나 포커스》 등을 썼다.
  • 2007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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