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10년 - 은희경, 신경숙, 윤대녕, 전경린, 조경란 등 빛나는 작가 등단시켜

좌로부터 김훈, 안도현, 윤대녕, 김연수, 김영하
문학동네는 ‘우리 문학의 내실을 다지고 본격문학에 대한 저변을 넓히겠다’는 취지로 1993년 12월에 설립됐다.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문학동네는 문단의 높은 벽에 번번이 좌절하던 신인 작가들에게 출간 기회를 주었고, 한국 현대사의 현실 때문에 숨통이 죄어들었던 기존 작가들에게는 자유로운 세계관을 펼치게 해 주었다.

좌로부터 조경란, 은희경, 전경린, 박민규, 신경숙
출판사 설립 1년 만에 내놓은 문학전문 계간지 <문학동네>는 <창작과 비평>과 <문학과 사회>(문학과 지성사 발간)가 고수하던 1980년대식(참여적인) 분위기를 1990년대식(사회성 여부를 떠나 문학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 신경숙의 《깊은 슬픔》과 《외딴방》, 김형경의 《세월》, 윤대녕의 《은어낚시 통신》 등이 그 시절을 대표하는 문학동네의 작품들이다.

문학동네가 짧은 시간에 문단의 중심에 서게 된 배경에는 남진우와 황종연으로 대표되는 30대 문학평론가와 시인으로 구성된 편집진의 순발력과 참신한 감각이 큰 역할을 했다. 문학동네 편집진의 다양한 정서와 사상이 계간지 <문학동네>를 통해 쏟아지면서 젊은 작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문학동네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시종일관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신인 작가 발굴이다. ‘문학동네 소설상’과 ‘문학동네 신인작가상’ 그리고 ‘문학동네 문예공모’ 등 세 가지 상을 마련하여 패기만만한 신인들이 언제든 도전장을 던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다.

‘문학동네 소설상’을 통해 은희경(《새의 선물》로 1996년 1회 수상)과 전경린(《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로 1997년 2회 수상) 등이 등장했고, ‘문학동네 작가상’을 통해 김영하(《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로 1996년 1회 수상)와 조경란(《식빵 굽는 시간》으로 1회 공동수상), 전혜성(《마요네즈》로 1997년 2회 수상), 이신조(《기대어 앉은 오후》로 1999년 4회 수상), 박민규(《지구영웅전설》로 2003년 8회 수상) 등 화제 작가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문학동네는 문학성 높은 해외 작가들의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하는 출구로 유명하다. 파울로 코엘료의 《11분》과 《연금술사》, 크리스티앙 자크의 《람세스》는 얼굴마담 격이다. 이 밖에도 《나폴레옹》의 막스 갈로,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의 로맹 가리 등이 문학동네를 통해 국내에서 재조명 받았다.

문학동네가 새로운 것에만 관심을 둔 것은 아니다. 우리 문학사의 획을 그은 작가들의 전집을 발간하면서 잊혀질 수 없는 우리 문학도 재조명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우리 작가와 작품들을 해외에 소개하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우리 문학에서 문학동네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 될 정도가 됐다. 그래서 해야 할 일도 많고, 변신을 강요받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젊은 작가를 독점해 왔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문학동네에서 한국 문학의 미래를 보는 사람이 많다. 이런 문단의 기대에 대해 강태형 사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처음에도 그랬고, 지금도 변함없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잘 팔릴 책을 만드는 게 아니라, 질 좋은 책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간직해야 할 것들은 분명히 있게 마련입니다. 문학동네는 바로 그런 것들을 붙잡고 싶습니다.” ■
  • 2006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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