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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트 음악의 여왕 엔야

아름답고, 신비하고, 인간 본연의 정서에 호소하는 음악

글 황우창 음악평론가
굳이 음악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영화 <반지의 제왕> 1편을 본 독자라면 주제곡 ‘아마도’(May It Be)를 통해 들은 엔야(Enya)의 목소리를 기억할 것이다. 엔야라는 이름은 몰라도 그 음악은 듣는 순간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엔야는 마니아를 위한 아티스트가 아니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흠뻑 안고 있지만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멜로디와 목소리로 다가오는 아일랜드 출신 여성 가수가 바로 엔야다. 최근 국내에 음반 <아마란타인>(Amarantine)이 소개되면서 다시 한 번 엔야가 주목받고 있다. 아마란타인은 ‘영원성을 지닌 불멸의 꽃’이라는 뜻으로, 이번 음반에서도 신비로움과 웅장함은 여전하다.

●가슴 한구석을 아련하게 만드는 엔야의 음악은 그의 고향 아일랜드가 준 선물이다.
1961년에 태어난 엔야는 1988년에 발표한 공식 솔로 음반 <워터마크>(Watermark)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음반을 계속 발표하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음악으로 대중성을 확보했다. 1991년에 발표한 <셰퍼드 문스>(Shepherd Moons)는 전 세계에서 1,000만 장이 넘게 팔렸다.

엔야의 고향 아일랜드가 주는 노스탤지어는 그곳에 가 보지 않은 사람들조차 가슴 한구석을 아련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것이 바로 엔야의 음악적 특성이자 아일랜드 음악의 특성이다. 이것은 영화 <타이타닉>(Titanic) 속에 흐르는 음악에서도, 노래 ‘대니 보이’(Danny Boy, Londonderry Air라고도 불리는)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런 정서 속에서 유년기를 보낸 엔야는 음악인인 가족들 사이에서 성장하면서 정통 아일랜드 음악을 제대로 익혔다. 그의 아버지 레오 브레넌은 아일랜드 유명 밴드의 연주자였고, 형제자매들은 그룹 ‘클라나드’(Clannad)를 결성해 최고의 아일랜드 출신 켈트 음악 그룹이 됐다.

음악가의 길을 택한 엔야는 1979년에 그룹 ‘클라나드’에 가입했다. 당시 키보드 연주자로 참여한 엔야는 3년 만인 1982년 자신만의 음악을 위해 홀로서기를 시도한다. 그룹 클라나드의 명성과 가족들의 지원을 마다하고 스스로 고행길을 택한 셈이다. 실제로 엔야는 음악 여정 동안 가장 힘들었던 때가 바로 이 시절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엔야는 1985년, 켈트 문화의 발자취를 다룬 영국 BBC-TV의 다큐멘터리 <켈트 사람들>의 음악을 담당하면서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엔야는 클라나드 시절부터 친분을 쌓은 프로듀서 니키 라이언, 작사가 로마 라이언과 함께 자신의 예명 ‘엔야’를 내건 음반 레코딩에 착수한다. 이들은 <워터마크>에 이어 최신 음반 <아마란타인>까지 함께 활동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이야말로 엔야가 거둔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스태프다. 만일 이 두 사람이 없었다면 지금의 엔야는 존재하지 않거나 최소한 우리가 듣고 즐기는 엔야 사운드와는 상당히 다른 결과물을 내놓았을지 모른다. 엔야 특유의 환상적인 분위기에 일조하는 ‘리버브와 딜레이(음 뒤에 남는 잔향 효과), 그리고 오버더빙(이미 녹음된 연주에 또 다른 음악 부분을 더하는 것)’은 프로듀서 니키 라이언의 작품이며, 애잔한 느낌을 주는 엔야의 가사 모두 작사가 로마 라이언의 작품이다.


아일랜드, 그리고 켈트

엔야의 음악세계는 ‘아일랜드를 둘러싼 서유럽 문화, 이른바 켈트 문화를 현대적으로 풀어 낸 것’으로 요약된다. 켈트 문화는 기독교가 들어오기 전 서유럽을 지배했던 ‘문화의 대세’였다. 그러나 켈트족이 1066년 게르만 침공에 무너지고 서유럽에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켈트 문화는 ‘신비주의의 상징’ 또는 ‘이교도의 문화’로 전락해 한때 역사에서 완전히 지워질 뻔한 때도 있었다.
아일랜드를 비롯한 서유럽인들의 정서적 근간이 되는 켈트 문화는 20세기에 들어와 조금씩 부활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말부터 켈트 음악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이가 바로 엔야다. 그래서 엔야의 음악은 단순한 대중음악이 아니라 신비주의에 입각한 뉴 에이지 음악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도 있고, 아일랜드의 정서를 담은 월드뮤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분명한 것은 아일랜드 출신으로 엔야만큼 성공을 거둔 예를 찾아보기 힘들고, 그의 음악 속에는 자신의 뿌리인 아일랜드와 켈트 문화가 숨쉬고 있다는 점이다.

엔야의 가사들은 대부분 영어와 아일랜드 토속 언어인 게일어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이후 여러 음반들을 살펴보면 스페인어를 비롯해 다양한 언어의 묘미를 음악으로 구현해 낸다. 최근에는 일본의 전통 시가(詩歌)인 ‘하이쿠’의 운율에 도전하기도 했고,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언어를 만들어 노래하기도 했다. 이처럼 엔야 음악의 예술성은 고인 물처럼 멈추지 않고 계속 진화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엔야가 꾸준히 사랑을 받는 이유다.

그러나 아름답고 신비롭고 인간 본연의 정서에 호소하는 엔야의 음악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 특히 많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은 애매모호한 분위기가 싫다고 하고, 대중음악 애호가들은 신비주의에 치장된 국적 불명의 음악이기 때문에 싫다고 한다.

국적 불명을 운운하기에 앞서, 엔야가 추구하는 켈트 문화는 아일랜드나 특정 지역의 음악이 아니라 유럽 전역, 넓게 보면 서구 고대 문화의 근간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엔야의 음악은 분명 인간의 공통 정서에 호소하는 국제성을 획득한 음악이다. 그리고 그 최신 결과물이 바로 2005년 말에 공개된 켈트 음악 여왕의 귀환인 <아마란타인>이다. ■
글쓴이 황우창님은 KBS-1FM <세상의 모든 음악> 음악 작가, MBC-FM <뮤직 스트리트> 고정출연자로 활동 중이다. <월간 객석>, <월간 프라우드> 등에 음악관련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월드뮤직을 통해 세계 곳곳의 문화를 알리고 있다.
  • 2006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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