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주메뉴

  • cover styory
  • focus
  • lifestyle
  • culture
  • human
  • community
    • 손글씨
    • 1등기업인물
    • 나도한마디
    • 기사제보
  • subscription

“10년 고객에게 단 한 번도 같은 화장을 해 준 적이 없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TOP, 이경민의 삶 - 그녀가 그리면 유행이 된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85년.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이름조차 생경할 당시, 메이크업을 예술의 한 영역이라며 얼굴에 그림을 그려 주는 성신여대 서양학과 여대생이 있었다.

현재 그 여대생은 국내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됐다. 이경민이 바로 그 사람이다. 화가를 꿈꾸며 회화를 공부하던 그녀는 메이크업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해부학과 인체의 비례를 익혔고, 색채학을 공부하면서 빛의 각도와 명암을 연구했다.

오늘의 이경민을 있게 한 것은 친구 오빠의 권유로 시작한 광고 메이크업이었다. 메이크업을 잘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자 충무로에 두 평짜리 메이크업 스튜디오를 차렸다.

그 후 승승장구하여 지금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헤어 뷰티살롱인 ‘이경민 포레’ 원장, 메이크업 아티스트 교육기관인 ‘아트쿨’ 원장이 됐다. 시간을 내서 대학원(성신여대)에서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강의도 하고, 광고 모델 촬영이 있는 날이면 현장으로 달려가 메이크업을 해 준다. 이 원장은 하루 27명에게 메이크업을 해 주고 쓰러진 적도 있고, 팔을 치켜들고 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 때문에 어깨통증과 목 디스크라는 직업병을 얻기도 했다.

오늘날 그녀가 걸어온 길이 한국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역사이고, 그녀가 해 준 화장이 시대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이 원장은 여자 연예인들에게 대모(代母)와 같은 존재다. 고객과 메이크업 원장 관계는 이내 친한 언니와 동생 관계가 되어 버린다. 인터뷰 도중 노메이크업의 최지우 씨가 불쑥 문을 열고 들어왔다. 뒤를 이어 배우 이혜영 씨가 문을 연다. 역시 노메이크업이다. “여기 같이 앉아 있어도 되죠?” 한다. 탤런트 최지우 씨는 이경민 원장의 메이크업에 대해 “단 한 번도 같은 화장을 해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경민 원장은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여러 차례 인정받았다. 2003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미스 유럽 선발대회에 동양인 최초로 메이크업 메인 디렉터를 맡을 당시의 회고다.

“처음에는 아무도 제게 메이크업을 안 받으려고 했어요. 어렵게 출전자 한 명을 구해 메이크업을 해서 보내자, 5분 만에 제 앞으로 줄을 쫙 서더라고요.”

그날 이 원장은 한 시간 동안 8명의 미녀들에게 메이크업을 해 줬다.

세계 최대의 박물관인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그녀의 메이크업 작품 사진이 전시되기도 했고(2003년, 발리오 쇼 & 전시), 일본의 한 여성 잡지는 이경민 원장의 메이크업을 특집으로 다루기도 했다. 일본 잡지는 한류(韓流) 열풍에 주목하면서 이 원장을 ‘한국인들을 아름답게 해 주는 주역’으로 소개했다.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최지우, <대장금>으로 대만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영애, 독특한 테크노 댄스로 아시아 열도를 들썩이게 만든 가수 이정현,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된 <내 이름은 김삼순>의 다니엘 헤니 등이 모두 이 원장의 손길을 거쳤다.

● 신애라, 김민희, 이혜영, 최지우, 유호정, 오연수 씨 등 스타 군단의 메이크업을 책임지고 있는 이경민 원장.
이경민 씨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한계를 넘어 지난 3월에는 자신의 이름을 단 화장품 ‘비디비치 바이 이경민’(VIDI VICI by lee-kyungmin)을 출시하여 사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비디비치는 이 원장이 20년 동안 쌓아 온 노하우를 녹여 만든 토종 브랜드. 비디비치란 로마의 명장(名將) 시저의 명언인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에서 따왔다고 한다.

“동양인은 서양인과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요. 움푹 패인 눈의 금발 미녀들과 눈 작고 평면적인 동양 여자들이 어떻게 같은 식으로 화장을 할 수 있겠어요? 그런데 외국의 유명 화장품은 대부분 서양 미녀들을 겨냥한 것들이죠. 동양인의 매력을 살리는 메이크업 제품 개발이 절실했습니다.”

이 원장의 숙원이 제품으로 탄생하기까지는 5년이 걸렸다. 2000년, 뜻 맞는 몇 명이 모여 서울 영동고 주변에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제품의 연구개발에 나섰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품의 질이었다. 세계 최고급 화장품을 만들겠다는 욕심으로 해외의 유명 화장품 회사들을 찾아다녔다. 그 결과 메이크업 분야는 이탈리아, 컨실러는 독일, 눈 화장 계통은 프랑스가 가장 앞서 있다는 걸 알아냈다. 이렇게 해서 미국,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일본 최고의 화장품 공장을 찾아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 생산에 돌입했다.

● 이 원장은 20년 동안의 노하우를 담아 ‘비디비치’를 런칭했다.
문제는 인지도였다. 국내에서 ‘이경민’은 어지간한 연예인보다 더 유명한 메이크업 아티스트였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아이섀도 외주 제작을 주문한 프랑스 공장에서 아무리 설명해도 원하는 색조가 나오지 않자, 이 원장이 직접 프랑스로 날아갔다. 이 원장은 작업복에 장갑까지 끼고 현장에서 이 색 저 색을 섞어 가며 직접 작업했고, 현장 직원들도 놀라는 색조를 만들어 냈다. 프랑스 공장의 사장은 “당신은 우리를 힘들게 했지만, 진정한 아티스트다”라며 융숭한 대접을 해 줬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비디비치는 청담동의 랑콤, 메이크업 포에버 등 세계적인 메이크업 로드숍의 매출액에 뒤지지 않는다. 비디비치의 인기 제품은 동양인의 얼굴을 작고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스몰 페이스 케이스’다. 한 개에 10만 5,000원으로 고가(高價)지만 반응이 좋다고 한다.

아직도 흰 도화지와 물감 냄새를 맡으면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그녀. 얼굴이 아닌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겠다고 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
  • 2005년 09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하단메뉴

상호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