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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에서 담배꽁초 줍는」방년 18세

특집 | 한국인의 ‘Two young’ 스타 「국민의★여동생」★문근영

「여기저기 수천만 원씩을 기부하면서도 일부러 티내지 않는 근영」, 「얼굴도 예쁘고 연기도 잘하지만 공부도 열심히 하는 근영」, 「똑똑하고 인기도 좋지만 겸손하고 착한 근영」이 「내가 알고 본 그 문근영이 맞다」는 사실이야말로 대중들이 스타에게서 얻을 수 있는 「환희」의 극점인 것이다
『이 영화 개봉 안 했으면…』

대중의 폭발적인 환호라는 관용적 수사로는 모자란다. 「국민 여동생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배우 문근영(18)이 가진, 놀라운 전염성을 증언하는 몇 가지 사례로 시작해 보자. 최근 만난 영화 「남극일기」의 임필성 감독이 전한 말이다.

『「달콤한 인생」을 찍을 때 김지운 감독에게 근영이가 메일을 보냈대요. 자기 사진을 첨부해서 「힘내세요, 감독님」하고 말이죠. 그 후로 김지운 감독은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근영이 메일을 열어보곤 했대요. 근영이 사진을 바라보는 눈빛이 얼마나 사랑스러웠으면 지나가던 배우 오달수씨가 김지운 감독에게 「혹시 딸 사진이냐」고 물었다고 하더군요』

김지운 감독은 영화 「장화, 홍련」으로 문근영과 감독-배우의 연을 맺었다. 지난 5월4일 개봉해서 엿새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혈의 누」의 김대승 감독은 한 술 더 떴다(문근영의 「댄서의 순정」과 「혈의 누」는 1주 간격으로 개봉한 「흥행 경쟁작」이었다).

멜로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로 이름을 알린 김대승 감독은 잔혹한 사극 스릴러 「혈의 누」 차기작으로 다시 멜로영화를 연출할 계획이다. 그에게 『문근영 같은 배우를 캐스팅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답이 걸작이다.

『캐스팅은 고사하고 만나서 차나 한잔 마셔봤으면 좋겠어요』

본분을 망각하기는 「댄서의 순정」을 투자, 배급한 영화사 쇼이스트의 한 남자간부도 마찬가지다. 영화 개봉 전 사석에서 만난 그는 『이 영화가 아예 개봉 안 했으면 좋겠다』는 폭탄성 발언을 했다. 돈을 끌어모으고 수십, 수백 명 제작진의 분투를 담아내 만든 自社(자사)의 영화를 개봉하고 싶지 않다니 무슨 망발일까 싶어 그 이유를 물었다.

『우리 귀여운 근영이를 아무에게나 다 보여주고 싶지 않아요. 숨겨두고 나만 보고 간직했으면 좋겠어요』


「배우」 이전에 「여동생」인 이유

문근영에 대한 열광은 그를 원거리에서 「스타」로서 바라보는 대중이나 지근거리에서 사적으로 만나는 「관계자」 모두를 가로질러 있다. 대중의 찬사와 호의를 배반하는 연예계의 각종 가십과 스캔들을 문근영은 불허한다. 『나도 처음에는 좋아했는데 알고 보니 공주병 환자더라』거나 『방송에 나오는 것과는 딴판으로 인간성은 정말 안 좋다더라』는 여배우에 대한 흔한 「야누스」적 이미지가 그늘을 드리울 여지나 가능성이 전무하다. 열여덟 번째 생일(5월6일)을 막 지난 문근영은 현재로서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명제에 대한 정면의 「反證(반증)」이다.

문근영 신드롬의 출발점은 바로 여기다. 스크린이나 브라운관, 혹은 각종 매스컴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이미지와 실제의 그가 일치하는 「실현 불가능한 현상」 앞에서 대중들의 열광은 확대 재생산된다. 문근영은 늘 가면을 쓰고 주어진 역할을 연기해야 하는 「公的(공적) 영역」과 은밀한 자유와 방임이 허락되는 「私的(사적) 영역」에서의 실루엣이 일치되는 이제까지 보기 힘들었던 스타이다.

문근영이 모두의 「여동생」일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대중들의 평균연령에 비추어볼 때 여동생뻘 나이인 소녀 스타라는 산술적인 측면에 있지 않다. 「국민 여동생」 신드롬의 실체는 「사적인」 문근영 역시 「공적인」 배우 문근영과 다르지 않다는 대중들의 믿음에 근거한다. 문근영은 개인과 분리되지 않은 스타이며 대중들은 내가 보는 영화 속 근영이 실제의 그 근영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여기저기 수천만 원씩을 기부하면서도 일부러 티내지 않는 근영」, 「얼굴도 예쁘고 연기도 잘하지만 공부도 열심히 하는 근영」, 「촬영장에서 담배꽁초를 줍고 청소까지 도맡아 하는 근영」, 「똑똑하고 인기도 좋지만 겸손하고 착한 근영」이 「내가 알고 본 그 문근영이 맞다」는 사실이야말로 대중들이 스타에게서 얻을 수 있는 「환희」의 극점인 것이다.
그래서 대중들에게 문근영은 「배우」이기 이전에 「여동생」인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문근영을 한 번이라도 만나봤거나 같이 작업을 했던 모든 연예·영화 관계자들이 문근영 앞에 「우리」라는 수식어를 붙인다는 점이다.


『초딩들이 난리가 아니에요』

문근영의 팬층은 세대와 성별에 제한되지 않는다. 지난 5월 초 만났던 한 영화 관계자(「댄서의 순정」과 관계없는 영화사 직원이었다)는 『초딩(초등학생)들이 난리가 아니에요. 5월5일 어린이날이 「근영 누나의 날」이라고 하더라구요. 자기들이 돈을 모으거나 부모님을 졸라서 「댄서의 순정」 보러 극장에 간다고 어지간히 시끄럽데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런가 하면 조승우와 함께 문근영은 최근 한 멀티플렉스 극장체인이 설문조사한 「성년의 날 극장에서 키스하고 싶은 남녀 연예인」 1위로 꼽혔다. 이 조사가 흥미로운 것은 여성성이 더욱 강조된 스타인 김태희·전지현·이효리 등이 문근영보다 순위가 아래로 처져 있다는 점이다.

어리고 젊은 세대들뿐 아니라 문근영의 부모 혹은 조부모 세대들이라 할 중·장·노년층에게까지 문근영의 인기는 폭 넓다. 여기에서는 문근영이 고등학생(광주국제고 3학년)이라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문근영은 고1 때인 2003년작 「장화, 홍련」 출연 전까지 전교 석차를 가늠해야 하는 우등생이었다. 문근영은 고 3인 올해, 「댄서의 순정」을 끝으로 대입시험 때까지 영화·드라마 출연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문근영을 말할 때 가족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최근 타계한 그의 외조부는 잘 알려진 대로 통일운동에 헌신했으며, 외조모는 시련이 많았던 남편의 내조에 이어 손녀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항상 촬영에 동행하는 외조모와 관련해서는 영화계에서 유명한 일화가 있다. 「어린 신부」 촬영시 배경이 됐던 고등학교에서 문근영의 외조모가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있었다. 스태프들이 그 이유를 물었더니 『근영이가 이 학교에서 영화를 찍는데, 학교를 위해 이것 말고는 해줄 게 없어서』라고 답했다고 한다.


문근영이 하고 싶은 것

문근영은 1997년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에게 연기학원을 보내달라고 조르는 것으로 연기의 꿈을 다져가기 시작했다. 평생을 광주시청 공무원으로 살아온 문근영의 부모는 두 가지 단서를 달았다. 1998년 대통령선거에서 한 후보가 당선되면 연기학원을 보내주겠다는 것과 『연예인이 돼도 수입의 일정액은 반드시 사회에 환원하라는 것』이었다.

연기자가 되고 싶었던 이유에 대해 문근영은 『하고 싶은 게 많은데 그 모든 것을 한 번씩 해볼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실제로 문근영은 아직까지도 자신의 대학전공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광고기획자나 시각디자이너도 되고 싶고, 출판사 사장님이나 동화작가, 음반기획자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고전문학을 공부하는 국문학자도 멋있을 것 같고, 세계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여행가도 좋을 것 같아요. 향기 좋은 허브차를 파는 카페를 하면서 영화도 실컷 보고,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지 않아요?』

문근영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나무」를 빌어 『한 그루에서 나오는 수십 수백 개의 가지처럼 현재로부터 죽죽 뻗어나올 미래를 상상한다면, 정말로 행복해지는 길만을 선택할 수 있다』거나 『정철의 「속미인곡」을 보면 님의 창에 떨어지는 달이 되고 싶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거기 숨은 뜻이 얼마나 간절한지, 나도 그렇게 깊은 울림을 주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할 만큼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도 분명한 자의식을 갖고 있다.

문근영은 자신에 대해서도 「그저 남들이 알아주는 게 좋고 예쁘게 포장되는 게 좋은 연예인이 되고 있는 게 아닌지」 항상 반성하며 자기 자신의 이미지나 실제가 지나치게 반복되고 소모되는 작품을 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한다. 광고 모델수입 전액이나, 외조부 장례식 부조금 전액을 기부한다든지 하는 선행에 대해서도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솔직히 저는 기부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 행동이 돋보인다면 그건 다른 분들이 기부에 너무 인색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많이 베풀어야 하는데 오히려 돈이 없는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내는 구조가 문제예요. 그런데요, 1만 원을 한꺼번에 내는 것보다는 100원이 있을 때 바로바로 여러 번 여러 곳에 기부하는 것이 훨씬 더 편하게 주위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것 같아요』

문근영의 「100원 기부철학」의 결과는 수억 원이 넘는다. 문근영은 2003년 2000만 원, 2004년 5월 2000만 원, 2004년 12월 3000만 원, 지난 4월 3000만 원 등 총 1억 원을 광주시에 장학금으로 내놓았고, 지난해에는 학생복 광고 모델료 3억 원 전액을 「소아암 환자 돕기」와 「책읽는 사회운동」에 기증했으며 광주국제영화제에 1000만 원을 기부하고 홍보대사로 나서기도 했다.


善意(선의)와 순수와 젊음

학생으로서의 본분과 스타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문근영의 모습은 아역배우에서 연기력을 갖춘 성인배우로의 성공적인 발돋움과 함께 세대와 성별을 초월한 인기의 바탕이 된다.

「가을동화」와 「명성황후」에서 송혜교, 이미연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깜찍하고 눈물연기 잘하는 아역배우로 출발해 영화 「장화, 홍련」, 「어린 신부」, 「댄서의 순정」에서 탁월한 배역 해석력과 순수 이미지를 보여준 문근영. 소녀에서 여성으로, 아역스타에서 진지한 성인배우로 변해가는 문근영을 바라보는 팬들은 그보다 먼저 「성장통」을 앓고 있다.

「댄서의 순정」에서 촬영했지만 끝내 삭제될 수밖에 없었던 「룸살롱 신」과 「키스 신」, 「음주 신」은 정작 문근영 그 자신보다 먼저 앓기 시작한 대중들의 「성장통」의 증거다. 이해타산과 스캔들, 음모와 배신으로 얼룩진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엽기적인 사건사고가 횡행하는 현실을 목도하는 대중들은 문근영에게 유일무이한 「무공해 청정지역」을 발견하고 열광했다. 따라서 대중들이 앓는 「성장통」의 발원지점은 「무공해 청정지역」이 절대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흐르지 않으면 썩게 마련」이라는 현실의 논리 사이에 있다.

문근영은 남들이 갖지 않은 세 가지가 있다. 善意(선의)와 순수와 젊음이다. 반면 그가 갖지 않은 세 가지도 있다. 추문과 가식과 위악이다. 문근영이 「여성」과 「성인」으로 성장해 가면서 그가 가진 「선의와 순수, 젊음」이 더욱 굳건한 현실이 되기를 그를 여동생으로 둔 「5000만 국민」이 꿈꾸고 있다. ■
  • 2005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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