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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말

좋은나무 두뇌과학 심리연구소 최정아 대표 ②

나무 그림으로 알 수 있는 것들

글 : 유슬기 기자  / 사진제공 : 최정아 

최정아
좋은나무 두뇌과학 심리연구소 대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심리학, 발달심리학, 인간발달학을 전공했고 두뇌과학 연구에 참여했다. 국제뉴로피드백연구협회 정회원이기도 하다. 어머니 이정현 원장은 20년 경력의 심리치료사다. 두 사람은 미술치료, 심리치료, 감각통합치료를 통해 새싹으로 태어났으나 병들어버린 마음을 다시 좋은 나무로 회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심리
좋은나무 두뇌과학 심리연구소를 운영하는 이정현·최정아(오른쪽) 모녀.
전문가라도 자신의 가정과 아이는 어렵기도 했을 텐데요.

“어머니는 항상 제 선택을 지지하고 격려해주는 분이세요. 지금까지도 한없이 제 편이고요. 그래서 더 조심스레 제 의견을 되짚어보는 경향이 있어요. 유일하게 문제가 있었던 점은 어릴 적 제가 주입식 교육에 대한 거부감으로 사교육을 많이 싫어했어요. 그래도 학원은 보내려 했던 어머니와 학원에서 일주일도 못 버티던 제 고집이 나름 고비라면 고비였습니다. 제가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고집 있는 자녀를 양육하려면 큰 인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매우 체감하고 있습니다(웃음).”


심리학, 발달심리학, 인간발달학을 전공하고 두뇌과학 연구에도 참여했습니다.
두뇌과학은 마음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는지 궁금합니다.


“상담을 통해 개선되는 마음 문제도 많습니다. 하지만 신경학적인 문제라면 근본 원인에 접근해야 합니다. 생리학, 뇌기능 요소들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이유죠.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새로운 과제가 생길 때마다 지나치게 계획을 하고 고민하다 이것이 불안으로 이어진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상황은 전전두엽에서 변연계로 이어지는 네트워크에서 문제가 생긴 거예요.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안정성이 떨어지자 불안으로 확대된 상황으로, 불안이라는 감정 이슈가 두뇌과학적으로 접근한 거죠. 신경학 질환인 ADHD 아동의 경우도 그래요.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조절 같은 두뇌신경학적 이슈는 부적응으로 인한 마음 문제로 이어지거든요. 신경과 마음이 연결된 문제죠.”


뉴로피드백은 뇌과학과 접목된 분야군요.

“ADHD나 불안장애의 경우, 단순히 진정하거나 집중하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뉴로피드백은 뇌파를 측정해 보상과 억제 기법을 사용합니다. 증상을 개선시키는 뇌파는 강화하고 악화시키는 뇌파를 억제하는 방법으로요.”


2014년 7월 연구소 문을 열면서 “우리에게 바꿀 수 없는 것을 평온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은혜와 바꿔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허락하소서”라고 적었는데요.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내가 완벽하기를 포기하는 것에서 시작돼요. 나의 완벽함을 포기하는 것은 자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합니다. 완벽을 향해 발버둥 치는 삶은 결핍을 불러오거든요. 완벽을 포기하는 순간 어제와 다른 나의 모습에 감사하게 돼요. 과거에 매인 삶은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게 우리 자신을 옭아맵니다. 그 옭아맴을 뿌리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해요.”


우리 사회가 더 건강한 숲이 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마다 몸의 상태가 다르듯 마음 역시 여린 사람,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 등 다 다릅니다. 몸도 정신도 개인에 따라 다르게 태어나고 다른 환경에 노출됩니다. 몸이 아프면 영양제를 먹고 운동하면서 더 세심하게 관리해야 하듯 마음 건강도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모두가 다 다르다는 출발점에서 각자의 강약점을 인정하고 부족한 점을 보살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스스로도 1년에 한 번쯤 나무를 그려본다고요.

“제 나무는 수관이 울창하고 크기가 큰 편입니다. 아무래도 나무의 해석을 알고 있기에 불편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는 그리지 않으려는 무의식이 반영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능한 한 솔직히 오늘은 어떤 크기의 나무를 그리고 싶은지, 수관이나 가지는 어떻게 그리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으며 이전의 나무와 비교해보면 오늘의 내가 어떤 모습인지 미묘한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뿌리가 메말랐다고 해서, 줄기도 가지도 메마른 건 아니다. 그것이 심리치료에서 나무가 주는 희망이다. 또 지금 메마른 줄기와 가지를 그렸다고 해서 미래에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마음도 잘 살펴주고 웃자란 마음이나 덜 자란 심성을 다듬어주면 옹이가 사라지고 줄기가 곧아진다. 우리 중 똑같은 나무는 없으나, 소중하지 않은 나무도 없다. 언어가 다 표현해주지 못한, 혹은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상태를 나무는 보여준다.

나무 그림으로 알아보는 위험신호


나무 그림에서 열매는 성취, 애정, 인정에 대한 소망을 나타낸다. 뿌리는 안정감과 과거를, 기둥은 현재를 지탱하는 힘을 보여준다. 그림에서 다음과 같은 징후가 보인다면,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 뿌리가 지면 위로 올라왔다면
뿌리는 과거의 영향력을 나타낸다. 뿌리가 지면 위로 올라와 강조돼 있다면 과거의 기억이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스스로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라면 과거를 통해 자신을 해석하고자 하고, 또 과거에 매여 있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 나무가 서 있는 지면이 과도하게 강조되어 있다면
지면이 나무 그림에서 부각되는 것은 불안감과 의존 욕구를 나타낸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 혹은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뜻이다. 나무가 스스로 서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데 집중하기보다 자신을 뒷받침해줄 지면에 더 의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 버드나무를 그린 경우
버드나무류 나무는 가지가 아래로 향한다. 나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과거에 대한 미련이 만든 그림이다. 만약 오른쪽으로 가지가 쏠린 버드나무라면 큰 두려움에 빠져 있다고 본다. 혹은 예술적 기질이 있는 사람일 수 있다.

4. 잎이나 열매가 없는 마른 나무를 그린 경우
공허함, 좌절감이 읽히는 그림이다. 의욕이 상실된 모습이기도 하다.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하다.
  • 2022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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