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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말

좋은나무 두뇌과학 심리연구소 최정아 대표 ①

나무로 마음을 읽다

글 : 유슬기 기자  / 사진제공 : 최정아 

최정아
좋은나무 두뇌과학 심리연구소 대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심리학, 발달심리학, 인간발달학을 전공했고 두뇌과학 연구에 참여했다. 국제뉴로피드백연구협회 정회원이기도 하다. 어머니 이정현 원장은 20년 경력의 심리치료사다. 두 사람은 미술치료, 심리치료, 감각통합치료를 통해 새싹으로 태어났으나 병들어버린 마음을 다시 좋은 나무로 회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심리
나무 그림 테스트는 심리 테스트의 기본이라 불린다. 아무런 조건을 주지 않고 “나무를 그려보세요”라고 한 뒤 뿌리, 줄기, 가지의 모습을 보고 전반적인 심리 상태를 측정한다. 뿌리는 나무를 지지하는 힘이자 영양을 흡수하는 근원이다. 지금의 나를 만든 과거이기도 하다. 뿌리 모습에는 과거에 대한 인상과 현재를 지탱하는 근원이 담겨 있다. 나무 그림에 뿌리가 없다면 과거의 자신을 직시할 힘이 없거나 자신 외에 다른 것에 의지하는 성향이 크다고 본다. 줄기는 최근의 일이다. 옹이와 같은 상처가 있다면 주시해봐야 한다. 가지는 현재 나의 상태라고 본다. 너무 많은 가지를 그렸다면 복잡한 관계를, 가지가 없다면 고립을 뜻한다.

무심코 그린 나무의 형상은 내면세계를 방어 없이 솔직하게 읽을 수 있는 검사 방법이다. 심리학자 루드윅 코흐(Ludwig Koch)는 나무 그림으로 마음의 내용과 개인의 성격을 읽을 수 있고, 개개인의 무의식 속에 있는 감정을 엿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나무 그림을 통해 인성뿐 아니라 발달 과정도 들여다볼 수 있다.

좋은나무 두뇌과학 심리연구소는 인간의 시작은 모두 소중하다는 면에서 개인을 ‘새싹’으로 본다. 그리고 이 새싹이 좋은 나무로 자라는 것이 결국 사회라는 숲을 건강하게 만드는 지름길임을 안다. 최정아 대표는 아동그림분석 심리상담가이자 뇌과학을 다루는 국제뉴로피드백연구협회 정회원이다. 이정현 원장은 미술심리 상담사이자 미술치료 상담지도사다. 특수치료 전문가이면서 보육교사라 아이들의 심리를 오랜 시간 다루고 보듬어왔다. 그리고 두 사람은 모녀 사이다.


인간의 심리를 탐구할 때, 나무를 많이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미술치료에서 나무를 그려 그 사람의 상태를 점검하는 사례가 많고요.


“나무 그림은 자기 자신에 대한 무의식적이고 원시적인 자아 개념 투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내담자의 성격 구조나 정신적 성숙도, 환경에 대한 적응 정도, 방어기제 등을 파악할 수 있어요.”


내담자에게 나무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을 때, 가장 유의해서 보는 부분은요.

“전체 크기와 분위기 그리고 내담자가 묘사한 나무의 모습과 주변 환경을 주의 깊게 보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내담자가 겨울철 눈이 쌓인 환경에 잎이 다 떨어진 앙상한 나무를 그리고 이 나무가 죽어가고 있다고 표현한다면, 내담자의 우울 징후를 포착하게 되고요.”


아이들의 발달 과정과 나무 그림도 연관이 깊다고요.

“개인적으로 주의를 쏟는 그림은 소아, 청소년의 그림 패턴에서 강박적 성향이 많이 드러나는 경우입니다. 잎을 꼼꼼하게 그리면 생활 전반에서 강박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요. 강박 성향은 ‘꼼꼼한’ 성격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정도를 넘어서게 되면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자신의 능력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지속적인 결핍을 호소하는 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해요. 특히 발달, 학업 수행과 또래 관계가 중요한 소아, 청소년이 이런 그림을 그리면 조금 더 염려스러운 마음으로 다른 결과들을 분석합니다.”


연구소 이름을 ‘좋은나무’라고 짓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좋은 나무가 되어 심기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지은 이름이지요. 바람에 휘청거리는 나무, 새로운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하는 나무, 피워낸 꽃이 지지 않도록 애쓰는 나무, 말라버린 고목에서 다시 생명을 싹틔우기 위해 몸부림치는 나무들을 돕고 지원하는 것에 소망을 두고 개개인의 올바른 인생 설계를 돕고 싶었습니다.”


한 그루 나무의 건강함이 결국 숲의 모습을 바꿀 것이라고 했는데요.

“한 번에 숲을 바꾸는 노력을 해보려고 대학원 시절 연구에 매진했지만, 한 개인의 성장이 결국 사회를 바꿀 수 있겠다는 결론에 이르더군요. 그리고 유학 시절, 겉보기에 부러울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이들이 부모에게서 떨어져 고민하고 곪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학업이 끝나고 각자의 위치에 섰을 때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고 단단한 모습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한 사람의 변화가 미약해 보일지 모르지만, 사회가 상호보완으로 이뤄진다는 걸 생각하면 개개인이 건강한 정신과 마음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때 숲, 즉 사회가 변화할 수 있고요.”


한 사람이 그리는 나무의 자아상은 상담과 치료, 또 회복을 통해 바꿔나갈 수 있을까요.

“나무 기둥에 유난히 옹이를 강조해 그리는 경우, 심리적 외상을 경험한 것으로 해석합니다. 이런 내담자가 충분한 상담치료를 받고 다시 나무를 그려보면 옹이의 개수가 줄어 있거나 더 이상 옹이를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상담이 필요한 상황에서 올바른 방법으로 치료를 진행하면 내담자의 정서적 어려움을 개선할 수 있죠. 그림도 달라지고요.”


어머니 이정현 원장은 ‘새싹심리케어센터’ 소장을 지냈습니다.
인간의 발달을 ‘나무’로 보는 관점은 꽤나 오래된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원래 아동 발달에 관심이 많았고, 특수아동 치료에도 참여하셨어요. 그래서 모두가 시작점을 가지고 있고, 시작점에서 인간은 똑같다는 개념의 ‘새싹’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셨죠. 저는 어머니의 개인의 ‘성장’ 개념을, ‘좋은나무’를 통해 인간과 사회 개념으로 확장한 셈입니다.”


이정현 원장은 심리치료를 20년 넘게 해왔는데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자란 것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 저는 부모님과 꽤 대등한 위치에서 대화를 해왔다고 생각해요. 부모라서 무조건 복종하고 공경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행동을 해야 할 때 꼭 이유를 설명해주셨고, ‘아이는 몰라도 돼’ 형태의 말씀도 거의 하지 않았어요. 치료하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내담자들의 사연과 환경에 대한 어머니의 고민, 치료를 종결하는 시점에서 달라진 모습들 그리고 그 모습에 가슴 벅차하던 어머니의 행복감을 바라보며 꽤 멋진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머니의 직업은 제가 학부 전공으로 발달심리를 선택한 큰 이유였고, 어머니의 존재는 확신을 가지고 제 길을 갈 수 있는 초석이었던 셈이죠.”

〈나무의 말, 좋은나무 두뇌과학 심리연구소 최정아 대표 2편으로 이어집니다.〉
  • 2022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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