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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브랜드는 이유가 있다

쉴 새 없이 상품이 쏟아지는 시장에서 유독 팬덤을 몰고 다니는 브랜드들이 있다. 나이키, 애플, 프라이탁….
이들 브랜드가 성공한 이유는 수없이 많겠지만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제품 자체를 파는 게 아니라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판다는 점이다. 누구나 들어봤을 그 말, “나이키는 절대 운동화를 팔지 않는다. 다만 위대함을 팔 뿐”처럼. 제품을 소비하는 이들이 그리고 시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들여다보는 것이다. 애플이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프라이버시(개인정보) 광고에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공하는 브랜드에는 특별한 마케팅 전략이 있다.
마케터 5인이 소개하는 그 성공 전략을 눈여겨보자.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온 감동
전우성 pick!

쿠팡맨

ⓒ 쿠팡
쿠팡이 아니다. 쿠팡맨(현 쿠친)이다. 배송 전 몇 시에 방문할 예정이고, 어디에 배송 상품을 놓길 원하는지, 혹시 집에 아기가 있다면 벨을 누르지 않길 원하는지 확인하고, 배송 완료 후 사진을 찍어 보내주는 세심함. 지금은 흔한 일이 된 이 감동의 시작은 쿠팡맨이었다. 배송을 마치고 돌아가는 쿠팡맨에게 음료를 건네게 만든 경험은 다른 배송기사에게서는 겪어보지 못한 감동에서 나온 걸지도. 비록 최저가 제품이 아니어도 쿠팡맨의 친절이 떠올라 가격 민감도마저 무너뜨리며 쿠팡을 선택하게 한 주역이다. 지금은 쿠팡맨의 전철을 밟아 다른 배송기사들도 유사한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상품이 아닌 꿈을 판다
이승희 pick!

나이키

ⓒ nike
스포츠, 레저용품 아이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가 나이키다. 1960년대 아디다스와 경쟁을 벌이던 나이키가 전무후무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건, 당시 신인이었던 마이클 조던에게 5년간 30억 원 수준의 지원과 함께 ‘에어 조던’을 선물하면서다. 이후 조던의 성장세와 함께 에어 조던은 하나의 신발을 넘어 브랜드 이상의 가치를 가지며 지금까지도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나이키만큼 슬로건 캠페인이 회사에 지대한 영향을 준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다. 창업자 필 나이트는 1988년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이라는 슬로건을 공개했다. 반응은 매우 긍정적으로 이후 10년간 미국 내 스포츠시장 점유율이 25% 이상 오르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뿐만 아니다. 나이키는 “상품이 아닌 꿈을 판다”는 이미지로 굳어지며 전 세계 팬덤을 이끄는 브랜드로 공고히 자리매김했다.


살아 있는 스토리텔링
손창현 pick

태극당

ⓒ 태극당
태극당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다. 1945년 광복 후 제과점 ‘미도리야’를 인수해 1946년 명동에 오픈했다. 전성기에는 서울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회사 10위 안에 들었지만 점차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밀려 존재감이 약해졌다. 2013년 태극당을 이어받은 창업주의 손자 신경철 전무는 “최고의 태극당은 가장 태극당스러울 때”라는 마음으로 태극당 복원에 나섰다. 미술을 전공한 누나 신혜명 부장은 제품마다 다르던 로고를 통일하고 태극당 서체를 만들었다. 할아버지 때 만든 ‘빵아저씨’ 캐릭터로 동화책도 출간했다. 이후 태극당은 ‘뉴트로의 성지’가 됐다. 젊은 층만 공략한 게 아니다. 태극당의 인기 메뉴인 ‘오란다빵’은 만들기가 까다로운 데다 인기도 없었다. 그럼에도 매일 두세 개씩 만들었다. 이 빵만 찾는 할머니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성과 진심을 담은 이들의 마음에 태극당은 을지로점, 인사동점 등을 열며 다시 확장세를 탔다.


철학이 있는 브랜드
최인철 pick!

파타고니아

ⓒ Patagonia
파타고니아는 환경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는 아웃도어 브랜드다.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겠다”는 철학을 가진 이들에게 환경 보호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기업의 존재 이유다. 본래 암벽 등반에 필요한 강철 피톤을 만들던 파타고니아는 자연을 훼손하는 일을 멈추고자 친환경 의류 브랜드로 변신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100% 유기농 순면, 버려지는 플라스틱에서 뽑은 실 등을 이용해 옷을 만든다. 최고의 제품이란 뛰어난 기능성은 물론 수선이 용이하고, 내구성이 월등해야 한다고 믿어 몇 세대에 걸쳐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자 한다. 심지어는 “필요하지 않은 옷은 사지 말라” “망가진 옷은 고쳐 입고 재활용해 오래 입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되, 불필요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지 않으며 환경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는 브랜드 사명부터 환경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가상 캐릭터의 매력
서준원 pick!

지지(@orig.ginal)

ⓒ 인스타그램 ‘orig.ginal’
1986년 아모레퍼시픽이 주니어와 사회 초년생을 겨냥해 내놓은 코스메틱 브랜드 ‘지지(GG)’. 그린 제너레이션(Green Generation)의 줄임말로, 젊음을 상징한다. 출시 이후 90년대 초반까지 수많은 라인을 내놓으며 인기를 이어갔다. 당시를 풍미했던 지지는 이제 2020년대로 시간 이동해 인스타그램 뷰티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 힙한 스타일은 시선이 가기 마련. Z세대를 겨냥해 만든 가상 캐릭터이기에 요즘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도 홍대, 성수, 한남 등 핫플레이스와 유명 맛집을 마음껏 돌아다닌다. 지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SNS 공간은 기존 기업 계정의 딱딱함 따윈 없다. 아모레퍼시픽은 노골적으로 제품을 선전하지 않는 대신, 지지의 일상을 보여주며 ‘저 립스틱 어디 제품이지?’ ‘나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지지의 소셜 활동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며 브랜드를 친근하게 알리는 차별화 전략이다.
  • 2022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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