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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원 대학내일 수석 ①

맘껏 노세요! 판 깔아드립니다

글 : 선수현 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서준원
대학내일 소셜미디어 콘텐츠 디렉터. 현대자동차그룹, 처음처럼, 서울시, SK 등과 협업했다.
퍼블리에서 SNS 세계관 만들기, 메타버스 활용팁 등 시리즈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SNS 트렌드에서 브랜드는 어떻게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SNS
서준원 마케터는 하루 종일 SNS를 유영한다. 아침에 눈을 떠서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한시도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않는다. 팔로우하는 페이지는 4000개가 넘고 무수히 많은 태그가 계정에 담겨 있다. ‘오오! 괜찮은데?’ 싶은 내용은 언젠가 쓸 날을 고대하며 바로 저장. 좋은 아이디어는 문득 떠오르는 게 아니라 흩어진 기억이 조합돼 새로운 무언가로 탄생한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보다 ‘언제 이런 생각으로 발전했지’가 맞는 방향이다. 아이디어는 갓 잡아 올린 신선함이 아닌 발효의 과학이 적용되는 영역이랄까.

그는 대학내일 디지털콘텐츠팀 소셜미디어 콘텐츠 기획자다. 고객과 접점을 늘리기 원하는 다양한 기업이 광고대행사인 대학내일을 찾아 SOS를 친다. 2015년 첫 직장으로 대학내일에 입사한 그는 8년 차 마케터가 된 지금까지 현대자동차그룹, SK, 처음처럼, 서울시 등과 협업하며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기민하게 포착, 기업이 고객과 소통하는 데 일조했다. 퍼블리 등에 SNS 마케팅 노하우를 공유하고 커리어리, 야나두, 원티드 등의 강연에도 나서고 있다.

현장에서 마주한 핵심 고민은 ‘SNS는 변화가 빠르다’ ‘어떤 콘텐츠로 접근할지 막막하다’ 등이었다. 그는 “소통이라는 SNS의 본질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 억지스러운 소통은 금물. 판을 깔아두고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즐기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고객이 되고 매출로 이어지는 결과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알리고 싶은 정보를 고객 스스로 알고 싶어 하게 만드는 전략, 제품을 홍보하려는 직접적 노출보다 거부감 없이 스며들게 하는 품격. 바로 SNS 마케팅 고수의 차별 지점이었다.


SNS 마케팅에서 눈에 띄는 흐름은 무엇인가요.

“SNS 트렌드가 워낙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뭐가 대세라고 말하긴 어려워요. 대세라고 말하는 순간 바로 구태가 될 수 있거든요. 굳이 대략적인 기조를 언급한다면 브랜드가 직접 콘셉트 있는 인플루언서(페르소나)를 만들어 고객들이 즐기면서 소비할 수 있도록 판플레이를 유도하는 거죠. 흥미로운 콘텐츠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고객과 소통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함께 만들어가는 방향이랄까요?”


채널별로 특성이 다른데 각각 집중하는 전략도 다르겠죠?

“물론입니다. 인스타그램은 피드만큼이나 스토리, 릴스를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해요. 페이스북은 최근 들어 사용자 이탈이 심하지만 그룹 위주로 활동하는 경향은 살아 있어 그룹을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을 펼칩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만 구독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들에겐 콘텐츠를 큐레이션하는 방법으로 마케팅하는 게 효과적이고요. 유튜브는 또 다른 영역이에요.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채널이나 밈이 퍼지는 시점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지니까요.”


밈이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짧은 수명 탓에 활용하는 데 어려움도 있습니다.
밈을 사용할 때 유의할 점이 있다면.


“밈을 신선하게 잘 쓰기란 어렵죠. 급한 마음에 기획자들이 패러디와 표절을 구분하지 못하고 밈을 사용하다 화를 자초하기도 해요. 패러디는 밈을 재해석해 우리 브랜드에 맞게 표현을 바꾼 거예요. 표절은 밈을 우리 콘텐츠에 노출시키기 위해 끼워 맞춘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재미를 좇다가 자칫 위험한 작업이 될 수 있죠. 몇 년 전 햇반이 SNS 채널에 흑미밥 사진을 보라색 조명과 같이 올리면서 ‘선미… 아니 흑미가 부릅니다. 보라빛밥’이란 글을 남긴 적이 있어요. 가수 선미의 노래 ‘보라빛 밤’을 차용한 건데 사전 협의가 없던 일이라 팬들에게 따가운 질타를 받았고 결국 CJ제일제당이 사과했어요. 원작자가 있거나 특정인을 떠올릴 수 있는 밈은 가급적 지양하길 권해요.”


세계관을 드러내는 마케팅도 심심찮게 볼 수 있던데요.

“세계관도 하나의 브랜드 IP(지식재산)를 만드는 일이라 독자들이 생뚱맞게 여기지 않을 연결고리를 가져야 합니다. ‘이 브랜드가 왜 이런 얘기를 하지?’ 하는 생각이 들면 실패. ‘이 브랜드는 이런 의도가 있구나’라고 드러내는 것도 실패예요. 너무 촌스럽게 비칠 수 있기 때문이죠.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게 중요해요. 세계관을 구축한 후에도 화자가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니 품이 많이 들어가고요. 그만큼 채널에 투자하겠단 의지가 중요해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재미있어 더 보게 되고, 친구들과 공유하고픈 마음이 들던데요?

“기저에 있는 판플레이가 바이럴 역할을 해서 그럴 거예요. 판플레이는 장소의 ‘판’과 놀다란 뜻의 ‘플레이’가 합쳐진 신조어인데, 팬덤 문화를 기반으로 해요. 만약 브랜드가 안 좋은 일에 휩싸이면 팬들이 방어해주기도 하죠. 가장 신경 쓰는 건 브랜드 채널에 호감을 갖도록 하는 거예요. 콘텐츠로 소통하는 페르소나가 호감을 준다면 친구처럼 만들 수도 있고요. 브랜드가 판을 짜고 그 안에서 팬들이 놀면서 자연스러운 마케팅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거죠. 팬을 즐겁게 하면 매출이 올라갑니다. 빙그레우스 세계관을 제작한 ‘스튜디오좋’이 지난해 꽃게랑 리브랜딩 ‘게르과자 마시코프’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한 적이 있어요. 두 달 정도 바짝 해서 팔로워 5000명 정도를 모으고 임팩트 있게 끝냈어요. 피드에 발행된 콘텐츠도 서른 개가 안 될 거예요.”


왜 더 발전시켜 활용하지 않았을까요?

“일회성으로 만들어도 바이럴만 확실하면 된다는 거죠. 팬들과 재밌게 놀았으면 됐다는 생각이에요. 채널을 만들고 없애는 게 낭비로 보일 수 있어 마케터 사이에서도 의견은 갈리지만요.”


‘이게 이 브랜드였어?’ 하는 시도도 종종 보이더군요.

“MZ세대가 광고에 거리감을 두려는 특징이 있다 보니, 애초에 계정 명칭을 다르게 접근하는 사례도 많아요. 특정 브랜드가 공식 계정에서 재밌는 걸 만들어도 제품을 판매하려는 의도가 보이면 안 되는 거죠. 아모레퍼시픽의 ‘지지’가 대표적이에요. Z세대를 겨냥한 가상 캐릭터 지지가 일상을 공유하는 가운데 간간이 아모레퍼시픽 제품을 보여줄 뿐이죠. 우리도 ‘르르르’라는 채널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 어떤 기업인지는 아직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요즘 마케터, 서준원 대학내일 수석 2편으로 이어집니다.〉
  • 2022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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