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요즘 마케터

이승희 마케터 ①

영감을 기록해 쓸모를 만듭니다

글·사진 : 서경리 기자

이승희
마케터이자 기록자. ‘배달의민족’에서 6년 동안 브랜드 마케터로 활동했고, 현재는 네이버 마케팅팀에서 일하고 있다. 직접 수집한 영감들이 누군가에게 동력의 씨앗이 되기를 바라며 인스타그램 ‘영감노트(@ins.note)’ 계정을 운영 중이다. 책 《별게 다 영감》 《기록의 쓸모》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공저)》를 썼다.

#콘텐츠
사람 사는 방식이 수천수만 가지이듯, 사람마다 SNS를 활용하는 방법 또한 가지각색이다. 이승희 마케터는 일상 속 영감을 기록하는 아카이브로 SNS 계정을 운영한다. 《별게 다 영감》이라는 그의 책 제목처럼 브랜드 마케팅 사례부터 일상에서 보고 듣고 경험하며 얻은 별의별 영감을 9만 명의 팔로워와 나누고 있다.

이승희 마케터는 스스로를 기록자라고 소개한다. 그에게 기록은 “생각의 단초를 잡아두는 습관”이다. 일상에서나 일할 때나, 여행을 갈 때나 언제든 경험하고 생각한 바를 기록한다. 기록으로 붙잡은 영감들이 하나둘씩 쌓여 창의적인 콘텐츠로 이어진다. 그에게 기록은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이다.

창의력은 단번에 생기지 않는다. 그가 일상에서 소소하게 쌓아온 기록이 콘텐츠가 되어 세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인스타그램 ‘영감노트’ 운영자이자 마케터, 작가로 활동 중인 그는 ‘콘텐츠는 만드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것’임을 자신의 기록을 통해 증명한다.

무료하게 지나는 일상이라도 매일매일 들여다보고 기록하다 보면 뜻밖에 특별한 무언가가 보일지도 모른다. 이승희 마케터는 “크리에이터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꺼낼 수 있는 사람, 자기 생각으로 일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리에이터”라고 말한다. 당신도 새로운 내일의 나를 발견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나를 기록하는 일부터 시작해보길.


자신을 소개할 때 “기록하는 사람”이라고 말했어요.
기록에 집중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에서 마케터로 일하던 첫 회의 때예요. 회의 중에 멀뚱멀뚱 앉아 있다가 상사로부터 ‘아무것도 안 적는다’고 혼났어요. 뭘 적어야 할 지 몰라 일단 녹취록 수준으로 회의록을 적기 시작했어요. 기록하다 보니 회의에 대한 어젠다도 보이고, 회의에서 누가 딴생각을 하는지, 어떤 발언을 하는지도 보이더라고요. 그때부터 일상을 기록하게 됐죠.”


지금은 그 기록이 영감노트로 이어졌고요.

“한 상사분이 ‘마케터의 좋은 역량은 순간을 놓치지 않고 손에 쥐는 능력, 담아내는 순간’이라고 얘기해줬어요. 그분이 저에게 ‘승희야, 너는 그게 노트인 것 같다’라고 하더라고요. 마케터는 어쨌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사람이니까 물건을 산 그 순간이 왜 좋았는지 알면 물건을 팔기가 편해요. 포장 패키지 때문인지, 브랜드가 좋아서인지, 물건을 사는 순간 듣게 된 음악이 좋아서인지 하나하나 노트에 적어두면 나중에 마케팅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거죠.”


노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요.

“사소한 것부터 전부요. 나름 마케팅 교육을 많이 받고 공부했다 생각했는데, 마케터가 되고 보니 여행 많이 다니고 웹툰을 즐겨 보는 이들이 기획 아이템을 훨씬 많이 내더라고요. 자기가 좋았던 경험이 많으니까 누군가에게도 좋은 경험을 선사하는 기획을 할 수 있는 거죠. 이런 거 하나하나 흘려보내지 않고 모두 기록했어요. 세상을 어린아이 시선으로 보자, 그렇게 시작한 계정이 영감노트입니다.”


인스타그램 영감노트는 9만 명이 팔로우하는 인기 계정이죠.
그저 소소한 기록들인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열광하고 챙겨 볼까요?


“여기에는 메모장에 휘갈겨 쓴 글이나 길 가다 본 광고판, 온라인에서 본 콘텐츠 캡처 같은 소소한 것들을 다 올려요.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한국인의 90%는 영감을 얻기 위해 잡지 보듯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다고 해요. 인스타그램의 ‘랜덤 돋보기’ 기능을 많이 쓴다고. 그래서 제 계정을 팔로우하나 봐요. 정보가 많아서. 한번은 팔로워 한 분이 저에게 ‘세상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여기에서 트렌드가 읽힌다’라는 말을 했는데, 서로의 니즈가 맞았구나, 생각했죠.”


그것이 바로 “사소한 것들의 장엄한 힘”이죠.

“루트번스타인의 책 《생각의 탄생》에서 나온 말이죠. 창조가들은 어디서 영감을 얻나, 라는 이야기가 담긴 책인데, ‘사소한 것을 경이롭게 보는 자만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문장이 나와요. 작은 것들도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바라보는 태도가 많은 것을 얻게 하더라고요. 그것이 일상의 감사함으로도 이어지고요.”


목요일마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SNS에 매일을 기록하고 있지요.
기록에도 꾸준함의 힘이 필요해 보여요.


“SNS는 일종의 게임 같아요. 중독성이 있죠. 목표를 가지고 SNS를 운영했다면 꾸준히 못 했을 텐데, 별 생각 없이 게임처럼 해서 오래 할 수 있었어요. 이야기를 계속해서 던지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가만히 있으면 생각 없이 살게 되는데, 글을 쓰다 보면 내 안에 쓰레기들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어요. 계속 뱉어내고 발설하는 게 후련하다는 걸 아니까 글을 쓰게 돼요. SNS에 배설하는 거죠. 힘들거나 질리면 안 하고, 안 하다가 하고 싶을 때 해요. 이걸 놓치면 아깝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쓰게 돼요. 자산이 되는 걸 경험하니까.”


대학에서 치아 보철물을 만드는 치기공학을 전공하고, 이후 치과 코디네이터로 일했다고요. 마케터 일과는 교집합을 찾기 어려운데요.

“대전의 작은 치과에서 코디네이터로 일했는데, 당시에 하도 일을 못해서 ‘센스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날도 병원에서 혼나고 울며 퇴근하는 길에 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센스가 없다면 벤츠를 꿈꾸지 마라》는 책을 보게 됐어요. ‘센스’라는 말에 이끌려 책을 사서 읽고 무작정 저자에게 메일을 보냈죠. ‘나는 사회 초년생이고, 센스가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내일 당장 출근해야 하는데 지금 답이 없다. 책을 봐도 모르겠다’라고요.”


하하. 당돌했네요. 저자에게서 뭐라고 답이 오던가요.

“저자도 제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서울에 오면 강연을 한번 해주겠다고 했어요. 광고업에 종사하는 분이었는데, 자신이 맡았던 박카스 광고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박카스 주 타깃이 노년층이라 매출이 점점 줄어들더라’ ‘에너지 음료로 포지셔닝을 바꿔서 청춘을 타깃팅했다’ ‘그 전략 하나로 매출이 올랐다’는 사례를 이야기해주는데 흥미로웠어요. 집에 돌아와서 그날의 대화를 시작으로 마케팅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요즘 마케터, 이승희 마케터 2편으로 이어집니다.〉
  • 2022년 04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