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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성 브랜딩 디렉터 ②

마케팅과 브랜딩의 차이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글 : 선수현 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전우성
삼성전자, 네이버에서 마케터로 활동했다. 29CM, 스타일쉐어 등의 브랜딩 디렉터를 맡아 차별화된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현재 아이웨어 브랜드 ‘라운즈’ 브랜딩에 집중하고 있다. 자신의 수많은 마케팅 경험을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에 담아냈다.

#브랜딩
브랜딩 과정에서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습니까?

“기본적으로 생각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합니다. 책상 앞에서도 고민하지만 퇴근하고 밥 먹으면서, 샤워하면서 계속 고민합니다. 생각의 끈을 붙잡은 채 업무 외 시간에서 다양한 걸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연결 지점이 찾아와요. 앞서 말씀드린 푸시 알림 서비스 ‘루시’는 영화 〈그녀(HER)〉를 보고 떠올렸어요. 우리 플랫폼도 가상 인격을 통해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해보면 어떨까 싶었죠. 애플워치가 심박동수를 챙겨주는 걸 보고 미래의 쇼핑을 구상하다 만우절 이벤트로 ‘하트쇼핑’을 고안했고요. 쇼핑할 때 심박동수를 확인해 내가 정말 원하는 상품인지, 충동구매인지 판단하는 장치였어요. 생각의 축을 계속 가져가면서 새로운 걸 접할 때마다 연결해본 경우가 많았어요.”


많은 브랜드의 마케팅을 맡았지만 모두 성공으로 이끈 건 아닐 겁니다.
실패했다고 느끼는 사례도 있나요?


“크게 두 가지 경우에서 생기더군요. 차별성을 갖지 않을 때와 숫자에만 연연할 때. 숫자 목표를 달성하기에만 급급하면 ‘HOW(어떻게)’를 별로 고민하지 않게 됩니다. ‘WHAT(무엇)’은 정해져 있어요. ‘WHAT’을 위해 어떻게 풀어갈지가 중요한 거죠. 이벤트 방식도 그래요. 남들 다 하는 1등 아이패드, 2등 음료 기프티콘 제공 방식으로 하면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지 몰라도 브랜딩에 역행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런 적이 있는데 결과도 안 좋았고 체리피커(자신의 실속만 챙기는 소비자)만 많았어요. 지금 와서 보면 정말 창피합니다. 우리답지 않았던 거죠. 아마 숫자에만 집착했던 것 같은데 이후로는 절대 그러지 않습니다.”


결국 마케팅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성패가 달린 듯합니다.
마음을 살 수 있는 비결이 어디에 있었습니까?


“감동은 예상 못 한 디테일에서 나오더군요. 생일도 아닌데 의미 있는 선물을 받을 때 감동하는 것처럼요. 처음 ‘타다’가 나왔을 때 기사님이 말을 안 거는 방식도 화제가 됐지만 목적지에 도착할 즈음 소지품 잘 챙기란 알림이 왔어요. 일반 택시를 탔을 때는 경험하지 못한 디테일이었죠. 또 누군가를 좋아할 때를 생각해보세요. 저는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가 첫째, 그만의 매력이 있어야 하고 둘째, 그 모습이 한결같아야 하고 셋째, 마지막으로 나한테 보여준 모습이 어떤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도 마찬가지예요. 그만의 매력 포인트를 잘 잡고 어느 순간에도 한결같고, 마지막 접점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해봐야 해요.”


반대로 마케터로서 경계해야 할 자세가 있다면.

“앞서 얘기한 것처럼 숫자에만 매몰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쟁사를 따라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우리답지 않은 방식으로 풀어가게 돼 있거든요. 또 서비스와의 연관성을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이슈로만 끝나면 의미가 없어요. 그걸 통해 우리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는 안경 브랜드 ‘라운즈’ 브랜딩을 맡고 있죠.
새로운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데서 재미를 발견하나 봅니다.


“제 기질이 그런 것 같습니다. 라운즈 브랜딩을 처음 맡았을 때 인지도가 거의 전무했어요. 팬을 확보하는 것보다 인지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였죠. 라운즈를 알아야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릴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우리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뭘까, 그거 하나만 잡기로 했습니다. 이스트소프트는 인공지능(AI) 기능이 뛰어난 곳으로, 라운즈 서비스에 실시간 가상 피팅이란 기능을 넣고 있었어요. 문제는 그것을 부가기능 정도로만 여기고, 핵심 경험으로 정의해 브랜딩하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가상 피팅 기술을 브랜드 핵심 경험으로 정의하고 이를 중심으로 서비스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바꿨습니다. 이후 앱 사용자가 늘고 바이럴되기 시작했죠. 앱 다운로드 수가 급증했고 2021년 11월 앱 다운로드 수치가 전년 수치 대비 1800% 성장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도 올랐다고 판단하고 있고요.”


역시 핵심 경험을 파악하고 차별성을 기르는 일부터 시작했군요.

“고객이 있는 곳은 변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사이트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제페토, 메타버스까지 달라지고 있죠.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우리다운 모습으로 차별성을 갖고 어떤 핵심 경험을 줄지 고민하는 거예요. 내 브랜드가 어떤 모습인지, 전달할 경험은 무엇인지, 어떻게 개성을 표현할 건지를 먼저 정의하고 그에 맞게 고객 변화를 일으키면 돼요. 트렌드를 읽되 트렌드만 따라가려 하면 안 되는 거죠. 나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나를 소개하겠어요.”


마케팅과 브랜딩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마케팅이 ‘우리 제품 좋다’고 직접 말하는 거라면, 브랜딩은 ‘너네 제품 좋다’라고 상대가 말하는 거예요. 마케팅이 제품을 팔기 위한 모든 행위라면 브랜딩은 브랜드의 팬을 만들기 위한 모든 거랄까요? 브랜딩 과정에 마케팅이 들어 있다고 생각해요. 브랜드를 마케팅하기보다 어떤 브랜드로 만들어갈지가 중요합니다. 집 짓는 것과 비슷하죠. 어떤 집을 지을지, 어떻게 관리할지 고민하고, 한 번에 뚝딱 완성하는 게 아니라 집이 그 모습을 갖출 때까지 오랜 시간 한 단계 한 단계 쌓아나가야 합니다.”

‘브랜딩다움’을 위해 꼭 필요한 질문들

1. 어떤 탄생 과정을 거쳤나?
모든 사람이 태어난 배경과 자라온 환경이 다르듯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브랜드 정체성을 정의할 때, 그 탄생 과정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브랜드가 어떤 과정에서 시작됐고 출발점이 어땠는지 살펴보면, 브랜드의 초기 모습과 마음가짐까지 알 수 있다. 즉 탄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 것이다.

2.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
브랜드를 선택하는 데는 가격, 소통, 편리함, 이미지 등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주를 이루는 사용자의 선택 이유를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토대로 브랜드만의 정체성과 경쟁사들과의 차별화 요소가 무엇인지 찾을 수 있다.

3. 이 브랜드는 어떤 문제에 봉착했나?
브랜드는 모두 각자의 고민을 안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애쓴다. 경쟁이 심한 영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를 선택할 만한 특별함과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

4. 이 브랜드가 없다면 사람들은 어떤 지점이 불편할까?
브랜드가 세상에 없으면 애용자들이 어떤 불편을 겪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판매 플랫폼일 경우 이곳이 없어도 다른 곳에서 구매하면 되지만, 주 이용자 집단의 고유한 특성을 파악하면 존재의 이유가 다듬어진다.
  • 2022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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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은지   ( 2022-04-04 )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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