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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케터

일곱 개 키워드로 읽는 요즘 마케터

혼돈 그 자체. 최근의 마케팅 트렌드를 한마디로 표현하는 말이다. 기존 마케팅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저건 도대체 왜 잘 팔릴까?’ 싶은 것들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 소비자들은 구매 행동에 일정한 패턴이 존재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마케터 입장에서는 도대체 어느 지점을 건드려야 할지 막막하다.
나아가 마케팅의 개념부터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이 됐다. 마케팅의 정의는 ‘제품을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원활하게 이전하기 위한 기획 활동으로 서비스·유통과 관련된 경영 활동’이다. 이 정의를 읽고 다소 낯설게 느꼈다면 당신은 이미 요즘 마케팅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봐도 좋다. 요즘 마케터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생산자가 마케터가 되기도 하고, 소비자가 직접 나서 마케팅을 하기도 한다. 소비자와 생산자, 마케터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 일곱 개 키워드로 요즘 마케터를 들여다본다.
1. 대중의 종말, 변종들이 왔다

20세기는 대중의 시대였다. 국가 권력은 개인을 하나의 덩어리로 보고 통제 대상으로 여겼다. 개인이 대중으로 여겨지는 시대에는 효율성과 생산성을 중시하면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미덕으로 여겼다. 하지만 이제 아니다. 대중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거대 집단에 소속되길 거부하는 무리의 집합체만 있을 뿐이다. 이를 마케팅의 구루인 세스 고딘은 ‘변종’으로 부른다. 주류와 대세, 유행을 바꾸는 변종의 시대가 왔음을 선언하면서 그는 “대중을 위한 마케팅 전략은 무용지물이 되었다”고 잘라 말한다. 변종을 탄생시킨 세 가지 원인은 첫째 부의 증가, 둘째 매스미디어의 종말, 셋째 쇼핑 선택지의 증가다. 국내 마케터 신에서는 변종의 개념을 ‘부족사회’로 표현하기도 한다. 문화와 취향, 감성을 공유하는 끼리끼리 문화가 곧 부족사회라는 것. 변종이 생기면 그 불꽃을 마케터가 키운다. 변종의 불꽃은 시장으로 옮겨 붙고, 시장은 점점 변종을 위한 곳으로 바뀌기 마련이다.


2. 트렌드보다 브랜드다움

트렌드를 이해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트렌드를 좇으면 망할 확률이 높다. 트렌드가 됐다는 건 이미 큰 시장이 형성됐다는 의미고, 트렌드에 올라탄다는 것은 치열한 경쟁 대열에 합류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만큼 위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브랜드다움을 지키는 것이다. 변화하는 시류에서도 변하지 않는 상수는 존재하는데, 바로 각 브랜드가 가진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시선을 밖으로 돌려 ‘남들은 뭘 하지?’를 기웃거릴 것이 아니라 그 시선을 안으로 거두고 ‘우리 브랜드만의 특장점은 뭐지?’를 거듭 고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브랜드의 존재 이유가 선명할수록 고객에게 가치 있는 브랜드로 다가갈 확률이 높다. 수많은 이름 중 단 하나의 브랜드로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3. 인지도보다 팬덤

브랜드다움이 분명한 브랜드, 존재 가치가 분명한 브랜드는 소비자가 먼저 알아본다. 깊이 있는 철학과 매력을 가진 브랜드에는 팬덤이 생기게 돼 있다. 럭셔리 브랜드라고, 고가 브랜드라고 무조건 좋아하는 시대는 지났다. 애플, 파타고니아, 탐스 슈즈, 프라이탁 등 팬덤을 거느린 브랜드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치와 철학을 판다는 것. 팬덤이 생기면 마케팅은 저절로 굴러가는 측면이 많다. 팬덤은 해당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역할을 넘어 자발적 마케터가 된다. 자신의 SNS를 통해 브랜드를 널리 자랑하는 등 일종의 주인의식까지 갖게 된다. 팬덤에게 브랜드는 거의 종교에 가깝다. 브랜드에 대해 절대적인 믿음을 가질 뿐 아니라 그 브랜드의 물건을 구입하는 것은 마치 헌금 행위와 같다. 이제는 인지도 싸움이 아니라 팬덤 싸움이다. 브랜드를 애매하게 알고 있는 100명보다 열정적으로 좋아해주는 단 한 명의 팬이 소중하다.


4. 판플레이

놀이판의 ‘판’과 놀다라는 뜻의 ‘플레이’가 합쳐진 신조어. 함께 참여하는 판을 만들어 즐기는 콘텐츠 소비 행위를 뜻한다.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소통 개념을 더했다. 유튜브의 밈, SNS의 세계관 마케팅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판플레이를 통한 마케팅의 핵심은 사용자를 브랜드나 상품으로 스며들게 하는 것. 대놓고 “우리 브랜드가 좋아요” “이거 사세요” 하는 게 아니라 콘텐츠를 재밌게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팬이 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판플레이 마케팅은 진심 어린 소통의 힘에서 나온다. 소통의 기본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알아내는 것이다. 소비자가 맘껏 놀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고, 콘텐츠에 반응하는 소비자와 진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면 자연스럽게 매출이 상승하게 돼 있다. 빙그레의 빙그레우스 세계관 마케팅, 곰표의 컬래버 마케팅 등이 대표적 사례다.


5. 생산자와 소비자, 마케터의 경계가 사라진다!

앞서 말했듯 마케팅과 마케터의 역할과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마케터가 존재했다면 지금은 이 셋의 역할이 뒤섞이고 있다. 마케터가 직접 생산할 수도 있고, 소비자가 팬덤이 되면 자발적 마케터가 되기도 한다. 1인 미디어 시대에는 누구나 막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지 못하면 직접 공급을 창출할 수도 있다.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인데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생산자가 될 수 있다. 소량 제작한 상품을 팔 수 있는 아이디어스(idus)도 있고,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를 통해 상품을 파는 1인 마켓도 활성화돼 있다. 티셔츠 전문업체 스레드리스는 고객이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를 다른 고객에게 판다. 취향이 다변화되면서 나만의 옷, 향수, 가방 등을 직접 만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 2030 사이에서 열풍이 이는 손뜨개질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6. 소비가 곧 나를 말한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가 내 몸을 증명하고, 어떤 책을 읽느냐가 내 영혼을 증명하듯, 무엇을 사느냐가 나의 취향과 안목을 증명하는 시대가 됐다. 소비가 곧 나의 개성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는 것. 개념소비라는 뜻의 ‘미닝아웃(Meaning Out)’은 이 연장선상에 있다. 어떤 브랜드를 소비하는지가 나의 안목이 되는 시대에는 물질 자체를 소비하기보다 브랜드에 담긴 철학과 의미를 소비하고 싶은 욕망이 커진다. 가치소비, 윤리소비, 친환경소비 등이 각광받는 것도 같은 차원.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사지 마세요”를 천명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팔리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산 불매운동이 일 때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등 헬스앤뷰티 매장에서 일본산 화장품을 일제히 철수하고, 일부 편의점에서 일본산 맥주를 팔지 않은 것도 이런 소비 트렌드를 읽은 발 빠른 전략이다.


7. 여전한 공간력

물성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아무리 온라인 마켓의 규모가 커지고, 메타버스가 거대 트렌드로 부상한다고 해도 오프라인 공간의 가치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소비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찾는 가치는 다르다. 오프라인 공간 특유의 분위기, 냄새, 사람과 사람이 건네는 온기, 공간 디자인이 선사하는 미적 감동은 온라인이 절대로 따라 할 수 없다. 온라인 서점이 대세지만, 뚜렷한 개성을 지닌 동네 서점은 살아남는 것을 봐라. 소비자는 싸고 편리한 온라인 서점만 원하는 것이 아니다. 동네 서점 주인장이 건네는 다정한 눈인사에서 온기를 느끼고, 주인장의 취향이 반영된 북 큐레이션에서 발견의 기쁨을 만끽한다. 다만 이전 방식을 고수했다가는 살아남기 힘들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간의 감성을 충분히 살려야 한다. 사람과 사람을 잇고, 경험에 색채를 더하는 공간으로서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컬 문화가 각광받고 골목상권이 되살아나는 것은 현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간의 감성을 오롯이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상한 놈들이 온다》(세스 고딘 지음, 라이스메이커), 《상상하지 말라》(송길영 지음, 북스톤), 《프롬 빅 투 스몰》(손창현 지음, 넥서스BIZ),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최명화·김보라 지음, 리더스북) 참조
  • 2022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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