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김형준 테사 대표

“앤디 워홀 그림 1000원어치도 팔아요”

글 : 최선희 객원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미술품분할소유권 #블록체인기술기반 #성수동전용갤러리 #1000원부터구매가능 #블루칩작가위주 #꾸준하고안정적수익 #개미도그림산다
그동안 미술품 수집은 ‘돈 있는 사람들의 고급 취미’로 분류됐다. 그림을 사고팔며, 그 과정에서 이익을 얻는 것 역시 자산가들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이제 일반인들도 소액 투자로 유명 작가의 작품을 ‘일부’ 소유할 수 있게 됐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미술 작품의 ‘분할 소유’ 개념을 도입한 아트테크 플랫폼 ‘테사(TESSA)’가 있다. 테사라는 이름은 자산(ASSET)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를 뒤집어 만든 것. 기존 자산의 개념과 접근방식을 바꾸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테사는 마르크 샤갈, 에드가 드가, 데이비드 호크니, 뱅크시, 루치오 폰타나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선구입한 뒤 회원들에게 지분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1000원부터 구입할 수 있도록 해 미술품 시장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다.

이러한 혁신적인 시스템은 시장을 급속하게 파고들었다. 2020년 4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회원 수가 3만 6000명에 달하고, 이 중 30% 이상이 작품 구입에 참여한다. 그동안 테사가 매각을 완료한 세 작품의 수익률이 17~22%를 기록함에 따라 열기는 더욱 뜨겁다. 지난 10월 1일에 공개된 조나스 우드의 한정판 에디션은 공모를 시작한 지 3분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테사는 최근 성수동에 테사 전용 갤러리를 개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전시 공간을 재단장해 갤러리 겸 회원들을 위한 라운지로 만들었다. 테사 회원은 물론 동반인까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마르크 샤갈, 에드가 드가, 앤디 워홀, 데이비드 호크니, 뱅크시, 키스 해링, 루치오 폰타나, 조나스 우드 등 테사가 판매했거나 판매 예정인 거장의 작품들을 실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김형준 대표는 “미술 작품은 보관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최적의 환경이 필요했고, 좋은 작품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며 갤러리 설립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방문해 ‘이거 내가 산 작품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며 웃었다.

공대 출신 개발자인 그에게 테사는 세 번째 창업이다.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를 졸업한 그는 SK텔레텍, 삼성네트웍스 등을 거쳐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 이스라엘 스타트업에서 일했다. 한국, 중국, 이스라엘을 오가며 바쁘게 활동하다 독립해 중국에서 모바일 광고 서비스 업체를 운영했다. 하지만 첫 창업은 실패로 끝났다.

두 번째 도전은 미술관 큐레이터였던 지인과 함께 만든 신진 작가들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이었다. 마땅한 작품 판매 경로를 찾지 못하는 신진 작가들을 돕고, 미술 시장을 활성화해보겠다는 야심 찬 계획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저조한 수익률을 극복하지 못하고 5년 만에 문을 닫았다.


뱅크시의 작품 〈Girl with Balloon〉(왼쪽)과 〈Nola〉(오른쪽). 〈Nola〉는 공모 개시 3분 만에 완판됐다.
이미 미술 시장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는데도 테사를 창업했습니다.

“네(웃음). 제가 망한 이유를 들여다보면서 미술 시장의 냉정함과 동시에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알게 됐어요. 제가 테사 초기에 회사 설명회 때마다 던진 질문이 있습니다. ‘100만 원을 주고 신진 작가의 그림을 살지, 명품백을 살지 고르라’고 하면 100%가 가방을 산다고 해요. 그런데 그게 신진 작가가 아니라 피카소나 호크니라고 하면 답이 달라집니다. 그게 미술 시장의 현실이라는 것을 처음에는 몰랐던 거죠.”


첫 판매작은 어떤 작품이었나요?

“테사 앱을 만들어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게 2020년 4월이었어요. 그런데 2019년 9월에 이미 회사를 만들었어요. ‘미술품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자’는 게 당시 목표였죠. 사업 내용도 설명하고, 시장 반응도 살피기 위해 앱도 없는 상태에서 시험 삼아 호크니의 판화 두 점을 유럽에서 구입해 왔어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350명이 모였고, 설명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이 결제를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미술품 분할 소유권’이라는 생소한 개념이 시장에서 통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고, 그걸 시스템화해서 앱을 만들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이라는 점도 화제가 됐습니다.

“처음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우리만의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는데, 지금은 큰 의미가 없어요. 회원들이 그것 때문에 테사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이 사업은 블록체인이 없어도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다만 블록체인이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됩니다. 작품 소유권을 나누거나 거래 과정을 추적해야 할 때 다툼의 소지를 없앨 수 있으니까요.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 내역이 투명하게 기록되는, 일종의 장부인 셈이죠.”


분할 소유권이란 어떤 개념인지, 또 그림 구입은 어떻게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작품 하나를 예로 들어 설명할게요. 현재 우리 갤러리에서 가장 비싼 것이 샤갈의 작품입니다. 27억 5000만 원이에요. 이걸 1000원 단위로 나눠 275만 개의 분할 소유권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보유한 5만 5000개의 소유권을 제외한 나머지 269만 5000개를 공개 판매했어요. 이런 방식으로 구매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액수만큼 그림의 지분을 갖게 되는 거죠. 그림을 구입할 때는 테사 앱에 접속해 구매하기를 누르면 됩니다. 1000원부터 가능해요. 다만 판매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찍 소진되면 구입을 못 할 수도 있어요. 보통 금요일 열두 시에 판매가 시작되는데, 동시에 수천 명이 몰려서 서버가 마비된 적도 여러 번 있었어요. 지금은 그런 문제는 해결됐지만 여전히 순식간에 완판됩니다.”


회원들의 평균 투자금액은 어느 정도인가요?

“몇 만 원에서 1000만 원대까지 다양하지만, 30~40만 원이 가장 많습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초기에는 20대가 많았는데 지금은 30대, 40대, 20대 순입니다. 물론 50~60대도 있습니다. 이분들은 한번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요. 부동산이나 주식에 비하면 미술 작품은 실생활에서 중기적인 호흡으로 재테크하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테사에서 운영하는 국내 최초 아트테크 갤러리 ‘Untitled’. 테사가 판매했거나 보유 중인 미술품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테사 회원과 동반인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작품 구입 기준은 무엇입니까?

“일종의 ‘블루칩’이라고 부를 만한 작품을 고릅니다. 1년에 적어도 100회 이상 경매가 일어나는 작가여야 하고, 연평균 거래금액이 100억 달러 이상, 작품 가격도 200위 안에 들어야 합니다. 주식으로 치면 우량주라고 할 수 있죠. 그림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작품이니 검증된 것을 고르는 게 매우 중요해요. 그래서 이 업무만 전담하는 데이터 분석팀이 따로 있습니다. 우리 앱에서 한 작품을 골라 투자정보를 클릭하면 총거래량, 작가 순위, 유사 작품의 수익률 등을 자세히 볼 수 있어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철저한 분석과 블루칩 작품 확보가 단기간에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회사를 성장시킨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은 어떻게 매각되고,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배분하나요?

“수익률이 공모가의 15% 이상이 됐을 때 매각을 논의합니다. 우리는 관리 주체라 마음대로 팔 수 없어요. 매각 제안이 들어오면 회원들에게 투표를 부칩니다. 그중 51%가 반대하면 그 협상은 부결로 보고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아요.”


그동안 수익률이 궁금합니다.

“총 세 작품을 매각했고요, 이번 달에 네 작품 정도가 더 팔릴 것 같습니다. 이미 매각된 세 작품의 경우 적게는 17%, 많게는 22%까지 수익률을 올렸어요. 지금까지 결과로 보면 주식이나 코인 같은 급상승은 없어도 꾸준히,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적금 들 듯이 그림 판매 때마다 매번 5만 원씩 넣기도 해요.”


아트테크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요?

“미술품 투자는 주식이나 코인보다 역사가 더 오래되고 검증된 방식입니다. 작품의 희소성도 있고, 예술품이 주는 경험적 가치도 있고요. 분할 소유, 공동 구매 방식 등을 통해 일반인들의 진입이 확대되면서 미술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는 여기에 더해 기관들이 들어와주기를 바랍니다. 안전하게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기관의 입장에서 보면 미술품 투자만큼 좋은 방법이 없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만드는 차원에서도 필요하고요. 그렇게 되면 미술품 시장은 아주 빠르게 커가겠죠.”


앞으로 테사를 어떤 회사로 키우고 싶은가요?

“‘그림을 가져갈 수는 없지만,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널리 알리고 싶어요. 그래서 테사를 우리나라에 국한된 서비스가 아닌 글로벌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블루칩 작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미술품 거래와 관련한 모든 과정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2021년 12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