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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시대

“작가세요?”

“아닙니다. 저는 작가가 아닙니다.”

“책을 내지 않으셨어요?”

“책은 냈습니다만, 아직 작가는….”

얼마 전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분과 나눈 대화입니다. 작가(作家)란 무엇일까요. 언어라는 게 사용자마다 이해하는 개념이 다르기 마련이지만, ‘작가’만큼 다양한 층위로 이해되는 단어도 드뭅니다. 누군가는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누군가는 한 세계를 창조해내는 예술가로, 또 누군가는 책을 낸 사람으로 받아들입니다.

작가의 의미가 무한 확장되고 있습니다. 한때 작가는 그것 아니면 안 되는 맹렬한 창작 욕구를 가진 예민한 예술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습니다만, 점점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쓰는 사람’ 전반을 아우르는 용어로 변해가는 듯합니다. 네트워크 시대가 불러온 시류이지요.

네트워크 환경은 인간 본연의 ‘표현 욕구’를 점점 더 부추기고 있습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우리는 주로 ‘말’보다 ‘글’로 소통합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도, 댓글도, 문자나 카카오톡도 텍스트가 기본이지요. 일곱 살 유치원생도, 70세 할아버지 할머니도 스마트폰을 통해 글쓰기를 합니다. ‘잘 쓰고 싶다’는 대중의 욕망은 글쓰기 서적 붐으로 이어졌습니다. 10월 들어 출간된 글쓰기 관련 책을 검색해보니 세상에, 무려 열 권이 넘는군요.

기업은 또 어떤가요. 비대면 라이프가 확대되면서 기업의 브랜딩은 ‘언어’로 전달됩니다. 현재 사용자 경험을 유도하는 고객 언어 ‘UX Writing’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 중입니다. 통신업계와 금융계를 중심으로 누가 누가 더 친절하고 정확하고 쉬운 언어를 사용하나 내기라도 하는 듯 보입니다. ‘글쓰기 능력’은 이제 일잘러의 기본 요건이 되어가는 추세입니다.

이번 달 《topclass》 스페셜 이슈는 ‘나도 작가시대’입니다. 브런치와 네이버 블로그 등 다양한 플랫폼 발달로 인해 누구나 책을 낼 수 있게 된 시대의 최전선을 파고들어봤습니다. ▲생생한 서초동 활극 《오늘도 쾌변》을 쓴 박준형 변호사 ▲말기 암 환자의 시간을 담은 《새벽 4시, 살고 싶은 시간》을 쓴 신민경 ▲60여 년의 인생을 담은 《강원도의 맛》을 쓴 전순예 주부 ▲가짜 성공과 공황장애를 고백한 《사랑을 모른 채로 사랑한다는 것》을 쓴 정상윤 미 치대생 등을 인터뷰했습니다. 작가가 되는 구체적 정보를 담기 위해 ▲가치 수집가 ‘연두’ 원새롬 코치 ▲주문형 원스톱 출판 시스템을 만든 한건희 부크크 대표 ▲블록체인으로 작가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는 시스템을 만든 이준수 스코웍스 대표도 만났고요.

글은 쓸수록 실력이 늡니다. 누구나 글을 쓰는 ‘쓰기의 시대’는 양질의 콘텐츠 홍수 시대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쓰는 시간은 성찰의 시간입니다. 타자의 시선을 거두고, 자아를 들여다보게 되니까요. 꾸준히 글을 써서 책 한 권을 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나도 작가시대’가 반갑습니다.
  • 202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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