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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수집가 ‘연두’ 원새롬 코치

“나만의 가시를 세워 가치를 만드세요”

글 : 유슬기 기자  / 사진제공 : 원새롬 

#쓰다보면_알게된다 #블로그로시작해요 #누구나접근가능 #가시를가치로
쓰기와 기록을 위한 플랫폼과 채널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블로그는 여전히 원조 글쓰기 맛집이다. 문턱이 낮고 단골이 많다. 기록 기반 SNS인 네이버 블로그가 생긴 건 2003년. 2021년 6월 기준 네이버 블로그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274만 명을 기록했다.

가치 수집가 연두(본명 원새롬)는 이 맛집을 보존하고 독려하며 지키는 보안관이다. 브랜딩 블로그 코치로 활동하며 블로그로 자신을 다독이는 법을 알려준다. 현재 블로그 강의, 컨설팅, 코칭, 독서모임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블로그를 개설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은 일단 자신의 기록을 남기는 일부터 시작해보는 게 좋다. 혼자 하는 게 힘들다면 독서모임, 글쓰기모임을 꾸리면 기록 활동을 지속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한 건 마케터로서 업무였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도 마케팅이었다. 그러다 곧 나 자신이 없는 글의 무용함을 느꼈다. 글에는 내가 담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9년 일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블로그 전문가가 됐다. 그가 생각하는 블로그의 핵심은 ‘누구나 자기만의 가시가 있다’는 것. 그 가시에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가치가 있다.


블로그가 생긴 지도 오래됐고 너도 나도 블로그를 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새삼스럽게 ‘쓰기 열풍’이 분 건 최근입니다.

“제가 한 여대에서도 퍼스널 브랜딩 블로그 코칭 강의를 하는데 확실히 이전보다 더 대중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브이로그 형식으로 일상 글도 자주 남기고요. 작년만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쓰지는 않았거든요. 코로나가 장기화되다 보니 기록이 아니면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게 없어졌고, 쓰기의 필요성을 느낀 듯해요. 하나의 놀이가 되기도 했고요.”


한 통계를 보면 네이버 블로그를 사용하는 MZ세대의 비중이 60.8%에 이른다고 합니다.
2030이 블로그에 호응하는 이유는 뭘까요.


“코로나로 경각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회사라는 존재가 크고 절대적으로 느껴졌는데 이제 회사가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거죠. 그 후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립을 생각하게 됐고 실제로 실천하기 시작했죠. 자생해야 했으니까요. 네이버 블로그 ‘#오늘일기 챌린지’가 도중에 조기 종료되면서 많은 이들이 분노한 건, 이들이 진심으로 챌린지에 임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전부터 강의나 강연을 통해 기록을 남기라고 강조해왔는데요.

“마케터로 일하면서 느낀 부분이 컸어요.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누구나 자기가 가진 것 중에 좋다고 느끼는 게 있어요. 그런데 그것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는 않더라고요. 독자 관점에서 우리는 필요한 정보를 찾거나 마케팅을 할 때 그걸 구매하고 사용하는 사람들, 특히 책의 경우는 그 책을 읽어본 사람의 리뷰를 찾잖아요. 그런 기록들이 없다는 게 늘 아쉬웠어요.”


그래서 독서모임을 병행하는 건가요?

“독서 후 개인의 감상을 담은 것만으로도 충분한 콘텐츠가 되고 유의미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어요. 그게 막혀 있다는 안타까움이 있었죠. 제 경우도 회사를 그만둔 뒤 나를 북돋기 위해 독서모임이나 커뮤니티에 나갔는데, 본인의 일상에 애정 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SNS나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지는 않더라고요. 그런 부분에 소극적인 걸 발견해서 더 권하기 시작했고요.”


꾸준한 쓰기, 기록을 통해 달라진 점들을 체감하는 순간이 있다면요?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일이 일어나는 걸 봐요. 가장 대중적으로는 책을 출간할 기회를 얻죠. 강의 제안을 받기도 하고요. 재밌는 건 본인의 업이 아니었던 분야인데 알아보다가 길이 열리는 경우도 있어요. 무엇보다 각자가 스스로를 알아보는 계기가 돼서 사람 자체가 안정이 되고 숨통이 트입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독서 모임과 글쓰기 모임.
사람이 안정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꾸준한 글쓰기는 내면의 변화를 만들어요. 저는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강의하는데 여성들은 자기를 드러내는 일에 두려움이 큽니다. 스스로 발신자가 되기를 두려워하는 모습도 있고요. 서서히 나를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사람들과 교류하고, 이렇게 글을 써도 안전할 수 있다는 경험이 생겨요. 마음의 변동이 심해 비공개 삭제를 반복하던 사람이 글쓰기, 독서모임을 하면서 안정되는 걸 많이 봤어요. 한번 에너지가 생기면 그런 에너지를 이어가요. 새로운 콘텐츠를 찾아가고요. 그건 새로운 에너지가 생겼다는 이야기고, 본인의 콘텐츠가 커진다는 뜻이거든요.”


콘텐츠가 커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회사를 다니면서 강의에 참여한 분이 있었어요. 자기 분야 브랜딩을 위해 글을 쓰다가 ‘내 회사를 차려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1인 회사를 시작한 후 재능 플랫폼에 론칭이 돼서 판매량이 많이 늘었어요. 1년 후에는 직원이 세 명으로 늘었고 사무실도 커졌고요. 블로그를 하는 이유가 구독자나 이웃을 늘리기 위한 것만은 아니에요. 내 블로그에 몇 명이 찾아오든 정말 필요한 사람이 들어와 의미 있는 일이 성사되면 그게 더 알차죠. 자기 뜻을 가지고 진심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걸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차별화되고, 자기 길을 닦아갈 수 있고요.”


강의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뭔가요.

“어떻게 하면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지 물어보세요. 저는 나와 무관한 글을 쓰지 말라고 해요. 일단 꾸준히 쓰는 것에 대해서는 1일 1포스팅을 강조하진 않아요. 제가 생각하는 블로그는 친구이자 동반자이니까요. 계속해서 같이 갈 매체인데 단기간에 지칠 필요는 없거든요. 일상을 돌보며 나를 관찰일기로 써보면 의외로 글감이 잘 나와요. 그리고 나와 결이 좀 맞는 다정한 이웃 사이에서 시작해보라고 하죠. 그래야 소재도 익숙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지속할 수 있거든요.”


소개화면이나 강의 시작화면에 고슴도치가 있습니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가 뭘까 생각하다가 고슴도치를 떠올리게 됐어요. 제가 강의할 때 많이 하는 이야기가 ‘우리는 왜 온라인에서 유령처럼 살까. 우리는 모두 나만의 가시를 가진 존재인데’라는 거거든요.”


그 가시를 가치로 만드는 거군요.

“추상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가치가 있어요. 제가 스스로 가치 수집가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도 가치 있는 일을 만들고 그 안에 생기는 가치를 모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예요. 지금은 더 확장돼서 저를 통해 기록의 의미를 깨달은 분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걸 축하하고 응원하고 싶어요. 쓰기가 일상이 되고 여러 채널이 생기고 활성화되면 기존에 있던 블로그는 더 확장될 수밖에 없어요.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가장 가깝게 찾을 수 있는 것이 블로그니까요.”
  • 202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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