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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감수성을 높여주는 책(4) 《낯선 행성》

외계인들이 지구의 언어로 말을 한다면?

외계인들이 지구에 불시착해서 말을 주고받는다면? 이 책의 전제다. 어느 나라에 불시착해서 살게 될지 모르는 상황. 외계인들은 언어의 맨살만 가지고 의사소통한다. 이때 언어는 친교·정서·명령·미의 기능을 제외하고 ‘정보기능’만 갖는다. ‘물컵’을 ‘수분 원통’으로, ‘벌꿀’을 ‘곤충이 약간 섭취했던 걸 훔쳤음’, ‘쿠키’를 ‘달콤한 원반’으로 표현한다. 문장으로 말할 경우, “자기 전에 양치질해”를 “우리 뼈들이 휴식하기 전에, 구강을 열고 우리 돌을 솔질해”라고 하는 식이다.

전 세계 600만 팔로워를 거느린 인스타그램 ‘@nathanwpylestrange planet’의 네 컷 만화가 원작이다. 출간 후 《뉴욕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 번역서는 영화번역가 황석희 씨가 맡았다.

읽다 보면 알게 된다. 우리가 ‘말의 효용성’을 위해 얼마나 많은 약속어와 개념어를 사용하는지, 그 약속어와 개념어를 우리는 얼마나 제각각 다른 뜻으로 이해하면서 사용하고 있는지,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오해가 발생할 수 있는지. 외계인들은 정치·사회·문화적 맥락 없이 납작한 사전 의미만으로 길게 풀어서 말하기 때문에 오해가 발생할 염려가 없다. 바벨탑이 무너지기 전, 하나였던 당시 언어가 이러했을까.


자~ 문제 한 컷! 두 외계인의 이 대화는 무슨 상황일까?

“네 구강으로 구강 압박해도 될까?”

“허락한다.”

“내 혈액 펌프가 과생산 중이다.”

“나방들이 위장에 있는 기분이다.”

딩동댕! 맞다. 둘은 연인 사이로 보인다. 통역하자면 이 정도가 될 것 같다.

“키스해도 될까?”

“응.”

“심장이 두근거려.”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야!”
  • 2021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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