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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감수성을 높여주는 책(3) 《왜요, 그 말이 어때서요?》

나도 모르게 쓰는 차별 언어

 / 글 : 유슬기 기자

“어휴, 이런 것까지 신경 써가면서 말하려고 하면 머리 아파서 어떻게 살아요?”

‘너무 복잡하게 살지 말자’ ‘너무 불편하게 살지 말자’며 외면한 언어 습관들을 가만히 돌아보면 내가 편하려고 다른 이의 마음을 복잡하게 하거나 불편하게 만든 경우가 있다. 틀딱, 가사를 절다, 명품 몸매, 흑형, 다문화, 지잡대, 사내놈, 주인아줌마, 벙어리장갑…. 자기도 모르게 무심히 내뱉고, 익숙하게 듣게 되는 일상 언어다. ‘저런 말을 써도 되나’ 고민할 새도 없이 말은 공중에 흩어지기 때문에 이 사람, 저 사람의 입을 통해 정말 멀리까지 날아간다. 《왜요, 그 말이 어때서요?》는 우리가 흔히 쓰는 말 하나하나를 찾아 그 안에 담긴 혐오나 비하 정서를 핀셋으로 끄집어낸다.

해외 인권단체들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차별을 ‘마이크로어그레션(Microaggression)’이라고 이름 붙였다. 우리말로는 ‘먼지 차별’이라는 의미다. 먼지처럼 잘 보이지 않고 흩어져 있지만 유해한 말과 행동이다. 청소년을 ‘급식충’으로, 노년층을 ‘틀딱’이라고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 표현이다. ‘급식충’이라는 말에는 밥·세금을 축내는 무익한 존재라는 비하가, ‘틀딱’에는 노화 과정으로 이가 약해진 이들이 하는 말과 행동에 대한 조롱과 혐오가 담겨 있다.


흔하게 쓰는 말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는 일은 피곤하다. 예민하다는 말도 듣는다. 이때 예민함은 ‘굳이 까칠하지 않아도 되는데 까칠한’ ‘그냥 넘어가도 될 일에 태클을 거는’ 부정적 의미로 들린다. 하지만 실제 예민은 ‘뭔가를 느끼는 능력이나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빠르고 뛰어남’을 뜻한다. 호흡처럼 주고받는 언어생활에 낀 먼지를 예민하게 느끼고 털어내지 않으면 그 유해성은 고스란히 언어를 사용하는 공동체로 돌아온다.

책에 소개한 일화들은 교육 매체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한 김청연 저자가 직접 만나서 보고 듣고 느끼며 기록해온 자료들을 모은 것이다. 코피루왁 그림작가가 네 컷 만화로 각각의 상황을 명료하게 담았다. 타인의 존엄을 해치는 말 앞에서 “그 말은 불편합니다”라고 말하고픈 이들을 위해, 그 말을 듣고 “그런 것까지 일일이 다 따지면 무슨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되묻는 이들을 위해 촘촘한 취재를 덧붙였다.
  • 2021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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