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ㅇㅇ ㄱㅅㅅ

유튜브 〈희렌최널〉 운영자 최영선

용서로 이어지는 사과는 이렇게!

글 : 최선희 객원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영어에서는 실수에 대한 사과 표현으로 ‘I am sorry’ 혹은 ‘I apology’를 쓴다. 우리말로는 각각 ‘미안합니다’와 ‘사과드립니다’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일상에서는 두 표현이 혼용되지만 실제 그 의미는 조금 다르다. ‘미안하다’는 ‘일어난 일을 안타깝게 여긴다’는 뜻이지만, ‘사과드립니다’는 ‘이 행위에 나의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진정성 있는 사과는 당연히 후자다. 사과는 책임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등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사과 요구가 늘고 있다. 학자들은 소셜미디어의 발달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그들이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소셜미디어를 타고 매우 빠른 속도로, 폭넓게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처럼 잘못을 덮고 지나가기가 무척 어려워졌다.


대중을 향한 공적 사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어휘 선택이다. 사과 방식에 따라 민심이 가라앉기도 하고, 화를 키우기도 한다. 잘못된 사과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것이 1998년 성추문으로 탄핵 위기에 몰렸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다. 당시 오랜 침묵을 깨고 대국민 사과에 나선 그는 “이 사건에 대한 제 발언과 침묵이 잘못된 인상을 남겼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제 아내를 포함해 대중을 오해하게 했다”고 말했다. ‘오해’라는 표현과 자신의 책임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흐릿한 표현에 국민은 더 분노했다.

흔히 보는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이 있다면”이라는 표현도 진정성 있는 사과와 거리가 멀다. 마치 상처받은 사람이 잘못한 것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사과는 왜 중요하고, 또 어떻게 사과해야 할까. 유튜브 〈희렌최널〉을 운영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희렌최(본명 최영선)를 만나 그 방법을 물었다. 41만 구독자를 둔 유명 유튜버이자 최근 《할 말은 합니다》라는 책을 펴낸 그는 사과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할 말은 합니다》는 어떤 책인가요?

“제 채널에서 가장 조회수가 높았던 게 ‘개소리엔 냥소리로 답하라’는 주제였어요. 상대방의 무례하고 날카로운 말에 상처받지 않고 불쾌한 말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을 설명한 영상이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았어요. 거기서 다 다루지 못한 심리학 이론이나 자료를 보완해 책으로 내게 됐습니다.”


라디오 피디·방송 진행자에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변신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학(한예종 영화과) 졸업 후 첫 직장이 경인방송 라디오국이었어요. 피디로 입사했는데, 갑자기 진행자가 못 나오는 상황이 돼서 제가 급히 진행자로 투입됐어요. 나중에는 아예 방송을 고정으로 맡게 됐고요. 청취자들과 소통하면서 ‘말’에 관심을 갖게 됐고, 말을 잘하는 사람들의 화법을 유심히 관찰하며 특징을 파악했어요. 또 배우려고 노력했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분야로 넘어오게 됐습니다.”



소통에서 사과가 특히 중요한 이유가 있나요?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그 실수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져요. 실수에 대해 깔끔하게 사과하고 마무리를 잘한 사람은 이후 관계도 별문제 없이 이어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틀어지거나 완전히 단절됩니다. 관계의 다음 단계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과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고 또 필요합니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보통 두 부류로 나뉩니다. 첫째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경우, 둘째는 책임을 인정하기 싫은 경우예요. 특히 조직 내에서는 내가 사과를 하면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조직 안에서 일어나는 실수일수록 사과하지 않는 사례가 많습니다.”


직장 생활 하면서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나요?

“신입사원 때는 실수의 연속이라 사과가 일상이었죠(웃음). 생방송 특성상 사소한 실수라도 방송 사고로 이어질 수가 있어서 늘 긴장하는데도 잘못할 때가 있지요. 한번은 현장에서 녹음해 온 파일을 얹어 편집해야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스튜디오와 소통을 잘못해서 둘 다 녹음을 하지 않은 거예요. 카메라 영상에 잡힌 녹음본밖에 없다는 걸 알고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제가 대학에서 음향을 전공했기 때문에 혼자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됐어요. 결국 방송 시간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선배에게 이실직고하고 도움을 요청했죠. 그때 엄청 혼났어요. 빠른 사과와 인정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는 것을 깨달은 사건이었어요. 실수를 감추려고 하면 문제는 더 커집니다.”



좋은 사과의 예를 들어주세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사과문이 대표적입니다. 실명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사건이 알려진 직후 곧바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경우는 복귀가 수월한 편이죠. 반대로 무조건 부인하고 덮으려 하다가 나중에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커지고 나서야 마지못해 사과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때는 대중의 마음이 이미 떠난 후라 다시 인기를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순간만 모면하려 하는 태도는 상대방을 더 자극하기 마련이죠.”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제대로 된 사과 방법이 궁금합니다.

“사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과 진정성입니다. 사과는 시기를 놓치면 다시 하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 때 바로, 온 마음을 담아서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구구절절 변명을 늘어놓으면 안 돼요. 서두에 깔끔하게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두괄식 사과를 한 뒤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밝힙니다.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다시 한 번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면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조나 눈빛도 최대한 마음을 담아내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사과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마음은 담아둘 때보다 표현할 때 아름다운 법입니다. 우리는 모두 부족한 존재잖아요. 실수하는 게 당연해요. 그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고 생각하면 사과가 좀 더 쉬워질 겁니다.”



희렌최가 알려주는 ‘말로 천 냥 빚 갚는’ 세 가지 방법

1. 변명은 금지다
무조건 인정하고 사과한다. 억울한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실수는 실수다. 일단 상대에게 먼저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순서다. 변명부터 시작하면 상대방의 화를 돋울 수 있어 돌이키기 어려울지 모른다. 또 어떤 부분을 잘못했는지 명확히 짚어서 사과해야 한다. 연인과 다툼에서 흔히 일어나는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어’ 같은 두루뭉술한 표현은 상대에게 의구심이 들게 한다.

2. 실수를 만회할 대책을 마련해 제시한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고, 그 문제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책임감 있는 모습과 함께 끝까지 수습을 잘하면 실수했더라도 신뢰가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 당장 문제 해결이 어렵거나 너무 당황한 나머지 해결책이 생각나지 않으면 다른 사람과 공유하며 도움을 요청한다. 특히 사회초년생이라면 꼭 기억해야 한다.

3. 재발 방지 대책 시스템을 만든다
어떤 식으로 재발을 방지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할수록 좋다. 실수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것을 개선해나가려고 노력하면 실수한 이후에 오히려 일을 더 잘하게 된다.



‘선을 넘는 경우’에 대처하는 세 가지 방법

1. 개소리엔 냥소리로 답한다
무례한 언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는 사람들에게 대답을 받아칠 수도 없고, 그냥 넘어가자니 억울할 때가 많다. 특히 신입사원들이 상사로부터 흔히 겪는 일 중 하나다. 부정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긍정도 하기 싫은 상황. 이럴 땐 일단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럴지도요’ 같은 짧고 중의적인 답을 한다. 그런데도 멈추지 않을 때는 아예 다른 이야기를 한다. 상대방이 던진 말에서 단어 하나를 끄집어내 순발력 있게 화제를 전환하면 비교적 자연스럽게 맥을 끊을 수 있다.

2. 무리한 업무 부탁을 받으면 ‘선 공감 후 거절’의 지혜를 발휘한다
지금 당신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공감해준 뒤, 그럼에도 거절할 수밖에 없는 나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유가 구체적일수록 상대방은 변명으로 느끼지 않는다. 당장 거절 이유가 생각나지 않으면 ‘제가 내일까지 답을 드려도 될까요’라고 말함으로써 생각할 시간을 갖는다.

3. 원치 않는 평가나 충고에는 침묵과 단답으로 응한다
무례한 말을 하는 사람에게 이를 고려하지 않고 떠들 자유가 있다면 듣는 사람 또한 대답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이때 침묵은 큰 에너지를 쏟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비언어식 답변이다. 앞의 방법들과 비교하면 소극적으로 보일 수 있다. 게다가 표정이 따라주지 않으면 상대 의견을 수용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침묵과 함께 단답을 활용하면 더 효과적이다.
  • 2021년 10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