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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수달〉 돌체·라떼·모카

‘귀염뽀짝’ 수달의 매력에 풍덩

글 : 선수현 기자  / 사진제공 : 이웃집수달 

#동물원수달가족 #돌체라떼모카 #귀여움_한도초과 #랜선공동육아 #수형_달누나
아빠 돌체와 엄마 라떼 사이에서 지난 2월 태어난 아기 수달 모카. 어미 수달의 젖이 나오지 않아 인공수유를 한 모카는 동물원 가족들과 랜선 집사들의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크고 있다.
인형이 따로 없다. 까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뭉뚝한 분홍 코를 벌름거리는 수달의 귀여움은 한도 초과다. 가만히 멍 때리는 모습,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모습, 공손하게 앞발 모아 먹이를 집는 모습, 무엇 하나 놓칠 수 없다. 미안하지만 화내는 모습조차 사랑스럽다. 치명적인 귀여움에 속수무책으로 중독돼 영상을 보다 보면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유튜브 채널 〈이웃집수달〉의 22만 구독자가 그렇게 유입됐다(8월 중순 기준). 댓글 반응은 대부분이 ‘귀여워!’다.

〈이웃집수달〉은 일곱 살 ‘라떼(암컷)’와 두 살 ‘돌체(수컷)’를 통해 수달의 일상을 엿보는 콘텐츠다. 연상연하 커플 사이에서 올해 초 태어난 딸내미 ‘모카’는 또 다른 ‘입덕’ 포인트. 특히 엄마 수달의 모유가 나오지 않아 인공수유를 하며 건강하게 성장한 모카를 바라볼 때 구독자들은 흐뭇하다 못해 뿌듯함을 느꼈다. 생후 두 달 무렵 모카가 첫 수영에 성공했을 때는 마치 내 자식이 걸음마라도 뗀 양 감동받았다. 구독자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랜선 공동 육아를 하는 모양새다.

동물원 이웃집수달의 단란한 수달 가족 돌체·라떼·모카.
수달은 국제 멸종위기종이다. 개인이 원한다고 키울 수 있는 동물이 아니다. 수달을 기르기 위해서는 동물원 정식 허가를 받고 전문 인력이 상주해 있어야 한다. 서선경 대표는 동물원·수족관에서 4년간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 동물원 이웃집수달을 열고 돌체·라떼·모카를 돌보는 일상을 유튜브 〈이웃집수달〉에 올리고 있다. 영상 곳곳에는 서 대표의 내공이 묻어난다. 평소 앞발을 잘 쓰고 호기심 많은 수달의 취향을 반영해 장난감을 준비하고, 수달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가 담긴 생선 베이스 사료를 찾아내기도 했다.

평소 가까이에서 접하기 힘든 수달 가족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건 서 대표의 각별한 애정이 있어 가능했다. 그는 남자친구 ‘수형’과 집사가 되어 대구 소재 동물원에서 24시간 상주하며 동물과 모든 생활을 함께하는 중이다. 그들에게 허락된 공간은 한 평 남짓한 침대가 고작. 동물원에 사람이 얹혀사는 것 같다. 반려동물 이름에 음식명을 붙이면 오래 산다는 속설에 따라 수달 가족에게 커피 명칭 돌체·라떼·모카를 붙인 것처럼 이들이 곁에서 오래 행복하길 바라는 진심이 영상 너머로 전해진다.


개구쟁이 모카, 웃상이다.
수달의 일상을 전하는 영상이 꽤 드뭅니다.
국내에서는 〈이웃집수달〉이 유일한 것 같고요.


“수달은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어요. 개인은 기를 수 없고 동물원 시설 허가가 있어야 해요. 저는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해서 언젠가 동물원을 만드는 게 꿈이었어요. 사육사, 아쿠아리스트로도 일하면서 동물에게 정을 주고 예뻐했는데 막상 퇴근하면 같이 나올 수 없어 아쉬웠어요. 회사를 그만둘 때 이별하는 건 더 힘들었고요. 그래서 동물원 만드는 꿈을 앞당기기로 했어요. 2019년 동물원을 열고 수달, 거북이, 토끼, 염소, 프레리독 등을 돌보며 일상을 유튜브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달을 키우기 위한 조건이 까다로운가요?

“이웃집수달에 사는 수달은 족제비과에 속하는 작은발톱수달이에요. 한 마리당 정해진 육상·수조 사육 면적과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이 있어야 동물원 등록을 할 수 있어요. 수달이 멸종위기종이라 환경청 허가도 받아야 하고요. 또 수영장 환경과 온·습도 관리에 신경 쓰고 특수동물 진료가 가능한 병원과 제휴를 맺어 건강도 챙겨야 수달을 돌볼 권한이 생깁니다.”


많은 동물 중 수달에 끌린 이유가 있다면요.

“수달은 지능이 높고 사람과 교감도 잘돼요. 사육사로 일하며 처음 담당한 동물이 수달이어서 더 애정이 갔어요. 특히 손을 쓸 때 정말 귀여워요.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나 간식을 달라고 할 때도 손을 내미는데 그 귀여움이 마음을 확 끌었어요.”


그렇게 돌체와 라떼가 가족이 됐죠.
어떤 매력을 갖고 있는 친구들인가요?


“외모만 보면 구분이 잘 안 가겠지만 저는 확연히 다른 점이 보여요. 암컷 라떼는 예쁘게 생겼어요. 수컷 돌체보다 눈도 크고 코랑 입술도 분홍색이에요. 팔다리도 길어서 팔등신 미녀 같달까요. 돌체는 반대예요. 눈도 작고 개구쟁이처럼 생겼어요. 성격도 달라요. 라떼는 겁이 많고 조심스러운데 돌체는 용감하고 장난기, 호기심이 많아요. 새로운 장난감이 생기면 돌체가 먼저 갖고 놀다가 라떼에게 보여주면 그제야 라떼도 안심하고 가지고 놀아요.”


모카가 태어난 지 10일쯤 됐을 때.
올 초에 새로운 가족이 생겼어요.
새끼 모카의 매력도 만만찮던데요?


“모카는 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에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아예 없어요. 그래서인지 돌체보다 더 용감해요. 망설임도 없고요. 소유욕 강한 외동딸 같은 느낌이에요. 좋아 보이는 게 있으면 아빠를 밀치면서 가져야 하고 안 주면 소리 지르고 떼도 써요.”


모카가 태어났을 때 설레었을 것 같아요.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어요. 제가 동물원·수족관에서 4년 일하는 동안 수달이 새끼 낳는 걸 본 적이 없어요. 막상 제 동물 가족이 새끼를 낳으니 신기하고 감동이 컸지만, 라떼가 모유가 나오지 않아 걱정이 많았어요.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노심초사했죠. 제가 한두 시간 간격으로 쪽잠을 자면서 인공수유를 하며 길렀어요.”


그 설렘과 걱정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구독자도 더 수달 가족에게 빠져드는 것 같더라고요. 모카의 성장을 내 식구처럼 응원하는 댓글도 많고요.

“맞아요. 태어나서부터 성장하는 모습을 쭉 지켜봐서 그런지 정을 주는 분들이 많아요.”


참치회를 줬더니 관심을 보이는 돌체.
기억에 남는 구독자가 있다면.

“대구 동물원에 찾아와주신 노부부가 특히 기억에 남아요. 손주들과 같이 오신 건가 했는데 할머니가 〈이웃집수달〉 애청자더라고요. 돌체·라떼·모카를 유튜브로 보다가 실제로 찾아오신 거예요. 한참을 수달에서 눈을 못 떼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며 수달 가족을 좋아하는 연령층이 다양하단 걸 알았어요. 온 가족이 함께 보면서 행복해하고 대화 소재가 될 생각을 하니 기분도 좋았고요. 영상을 보고 전국에서 일부러 대구까지 찾아오는 팬이 많아요. 요즘은 해외 팬도 많이 늘고 있고요.”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을 소개해주세요.

“주로 수달의 초근접 영상이 조회수가 높아요. 수달을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없어서 그런가 봐요. 댓글도 귀엽다는 반응이 많고요. 최근에는 동물병원에서 찍은 영상이 기억에 남아요. 모카가 진료받다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잠들었거든요. 원장님이 편하게 돌봐주기도 했고 모카 성격도 워낙 태평하고요.”


수달 가족이 실내에만 있어 답답하진 않을까요?

“수달은 등록된 장소가 아니면 데리고 갈 수 없어요. 혹시라도 답답할까 봐 다양한 장난감을 주고 스트레스를 풀도록 해요. 종종 살아 있는 물고기를 줘서 사냥 욕구도 해소할 수 있게 하고요. 간식으로 오징어, 연어, 전복을 주면 엄청 좋아해요.”


돌체가 실컷 놀고 꿀잠 중이다.
강아지나 고양이와 비교할 때 수달을 키우는 난이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강아지 난이도가 30~40 정도라면 수달은 70~80 정도? 제일 신경 쓰는 건 온도 관리예요. 작은발톱수달 서식지가 동남아라서 한국의 봄·가을·겨울은 견디기 힘들어요. 사계절 내내 실내 온도를 25~27도로 유지하고 태양등을 달아 햇빛을 대신하고 있어요. 수달이 물을 좋아하지만 물 밖에 나오면 털을 말려줘야 해요. 저체온으로 죽을 수도 있거든요. 저는 수달 보금자리에 수건을 엄청 깔아두는데 수달에 대해 잘 모르면 놓칠 수 있죠.”


공부도 많이 해야겠어요.

“수달에 대한 자료가 많진 않아요. 그래도 알아야만 건강하게 키울 수 있죠. 사소한 행동을 놓치면 생명에 지장이 갈 수도 있으니까요. 한 예로 얼마 전 새끼 수달을 구조한 적이 있어요. 수달이 물에 산다고 생각해 물에 뒀으면 새끼는 죽었을 거예요. 수달은 생후 두 달이 지나야 수영을 할 수 있거든요. 물속에서 숨을 쉰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수달은 포유류라 수면 위에서 숨을 쉬고 잠수를 할 뿐이에요.”


수달을 키우면서 가장 놀라운 면은 뭔가요.
지능이 높다면 똑똑한 행동도 많이 할 것 같은데요.


“일단 소리가 다양해요. 수달의 신호체계가 열두 개 이상 있다고 하는데 그만큼 다양한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거예요. 연구 자료를 봐도 수달은 각자 학습한 내용을 무리에게 가르쳐줄 정도로 지능이 높다고 나와요. 실제 수조에 발판을 넣었더니 돌체가 먼저 밟아보고 라떼 앞에서 열 번 넘게 왔다 갔다 했어요. 혼자 노는 줄 알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라떼가 안심하고 따라 하더라고요. 배운 거죠. 요즘은 돌체·라떼가 모카를 교육하는데 상황별로 내야 하는 소리를 알려주고, 모카가 수영을 시작할 수 있게 목덜미를 물고 교육하더라고요. 그 과정을 보면서 참 똑똑하다 싶었어요.”


앞발을 공손하게 모으고 간식을 먹는 라떼.
구독자 중에는 응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야생에서 자라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죠?

“종종 있지만 가치관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단적으로 모카는 야생에서 태어났으면 젖을 먹을 수 없어 살아남지 못했을 거예요. 조용히 꺼질 생명을 지킬 수 있었던 거죠. 만약 사람의 손을 타지 않는 자연환경이 많다면 야생에서 사는 게 좋겠지만 이미 자연에서 안전하게 살기는 힘들잖아요. 수질 오염, 로드킬, 어망 같은 사람이 만들어놓은 환경 때문에 동물이 다치는 경우가 많고 치료도 힘든데 그런 모습이 마냥 행복해 보이진 않아요.”


동물원에서 먹고 자며 모든 일상을 함께하고 있는데 각별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동물을 키우면서 꼭 지키는 원칙이 있다면.


“돌봐야 하는 동물 가족이 생기면서 포기한 게 많아요. 매일 끼니를 챙겨줘야 하니 하루도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요. 그래도 좋으니까 하는 거죠. 제 다짐은 지금 키우는 동물이 죽을 때까지 함께하는 거예요. 당연하면서도 어려운 일이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든 해내야죠. 그게 저의 책임이니까요.”


동물원을 갖고 싶단 꿈은 이뤘는데 그다음 단계의 꿈은 뭔가요.

“수달센터를 만들고 싶어요. 우리가 데리고 있는 수달뿐 아니라 야생 수달을 구조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공간이요.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도 비슷해요. 수달의 귀여움을 알고 나면 수달을 보호하는 데도 자연스레 관심을 가질 거라 생각했거든요. 반려견이 있는 가족이 유기견을 더 안타깝게 여기고 돕는 것처럼요.”
  • 2021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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