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랜선 집사

오디션 1세대 ‘두부’

흙수저 출신에서 광고·영화 접수한 스타견으로

글 : 선수현 기자  / 사진제공 : 지상근 

#i_am_tofu #견생역전 #곰돌이두부 #프로모델 #앙증맞은치트키 #두비디바비디둡
깜찍함 하나로 오디션을 평정한 두부. 참가한 모두가 톡톡 튀는 매력을 갖고 있어 경쟁은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치열해졌다. 그럴 때면 두부는 절대 실패한 적 없는 치트키를 꺼냈다. ‘뀨~’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 모두가 그 앙증맞음에 녹아내렸다. 제1회 JT왕왕콘테스트에서 우승을 거머쥔 두부는 광고와 영화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두부는 생후 5개월에 버려진 아픔이 있는 흙수저 출신. 그래서 두부의 우승은 더 반가웠다. 이 거짓말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 두부는 인스타그램 18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강아지(포메라니안)다.

두부가 스타 반열에 오르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운 건 보호자 지상근 씨다. 7년 전 두부를 처음 본 그는 깜찍함에 반해 1호 팬이 됐고, 이후 ‘두부 아빠’이자 매니저로 살고 있다. 두부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강아지가 되길 바라는 그의 마음처럼 두부는 지금 스타견이 돼서 행복한 견생을 즐기는 중이다.

두부의 수많은 매력 가운데 팬들이 가장 ‘심쿵’하는 순간은 곰돌이 두부로 변신할 때다. 먼지떨이처럼 길게 자란 털을 반듯하게 자르고 나면 두부는 하얀 아기곰이 된다. 강아지는 털발이라고 했던가. 곰돌이 두부는 등장만으로도 인스타그램 하트가 쏟아진다. 요즘은 털 비수기라 먼지떨이 시즌이지만 그건 그대로 다른 인기가 있다. 두부는 존재 자체로 힐링이니까.

벌써 7년의 시간을 함께하며 두부는 아빠 바라기가 됐다. 세상에서 제일 편한 곳은 아빠 무릎이요, 낯선 환경에 놓일 때마다 절로 찾는 것도 아빠 냄새다. 산책하다가 힘들면 아빠 품에 돌아와 쏙 안겨 잠든다. 그런 두부를 바라보는 지상근 씨의 눈에도 꿀이 뚝뚝 떨어진다. 그는 “두부에게 바라는 건 오래오래 건강한 것 말고는 없다”고 말한다.

두부를 오랜 시간 지켜봐온 팬들도 마찬가지다. 힘들고 지칠 때 웃음꽃이 피어나게 해준 두부가 고맙다. 그 웃음꽃이 더 많은 사람에게 퍼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은다. 오늘도 두부를 보면서 하루를 치유하고 대가로 ♥를 남기고 가는 팔로워가 이어지고 있다.



두부 인스타그램(@i_am_tofu)을 굉장히 빨리 시작한 편이에요. 2014년 당시만 해도 반려동물 SNS가 활발하지 않던 때였으니까요.

“두부한테 사연이 있어요. 원래 주인이 여행을 간다고 임시 보호를 맡겼는데 번호도 바꾸고 연락이 두절됐대요. 생후 5개월밖에 안 된 애를 버린 거죠. 새로운 주인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두부를 만나러 갔는데 너무 예뻐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데려왔어요. 두부가 온 첫날밤이 아직도 생생해요. 풀이 잔뜩 죽어 잠들기 전까지 침대에서 하염없이 현관문만 바라보고 있었어요. 두부 입장에서는 주인이 세 번이나 바뀐 거잖아요. 제가 괜히 미안하더라고요. 그리고 결심했죠. 두부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강아지로 만들어주겠다고. 며칠 뒤 바로 두부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스타견의 삶을 산 건 아닐 텐데
언제 팬이 확 늘어난 거예요?


“두부 눈 마사지하는 영상을 올린 적 있어요. 그걸 해외 인플루언서(@blackjaguarwhitetiger)가 가져가면서 두부를 태그한 거예요. 두부 팔로워가 1만 명쯤이었는데 자고 일어나면 배로 늘어 있더라고요. 그 영상은 아직도 해외 사이트에서 떠돌아다닌다고 해요. 또 한번은 두부가 스파하면서 졸고 있는 모습을 다른 인플루언서(@9gag)가 가져갔고요. 그때도 팔로워가 하루에 2000~3000명씩 늘었어요.”


두부가 해외 팬들이 많겠네요.
영어 댓글도 종종 눈에 띄던데.


“네. 유독 기억에 남는 해외 팬이 있어요. 중국 분인데 두부 옛날 사진부터 모두 저장해 간직하고 있더라고요. 두부를 만나러 일부러 부산까지 여행도 왔어요. 그냥 두부가 귀엽대요. 저와 영어로 대화를 나누다가 두부를 더 자세히 알고 싶어 한국어까지 배웠다고 하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한국어로 쓴 카드도 보내왔어요.”


세상 모르고 잠든 두부. 틈만 나면 꾸벅꾸벅 졸곤 한다.
와! 대단하네요.
다른 팬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귀엽다’는 반응이 가장 많아요. ‘기분이 안 좋았는데 네 덕분에 힐링했다’는 댓글도 많고요.”


매년 두부 달력을 제작하는데 팬들을 위한 건가요?

“굿즈 개념으로 3년째 소량으로 만들고 있어요. 달력 수익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불이 나서 아무것도 남지 않은 유기견보호소가 있단 얘기를 듣고 필요한 물품으로 기부하게 됐고요. 대구에 있는 한나네보호소예요. 팔로워들도 그 뜻에 동참하려고 달력을 여러 개씩 구매하기도 해요.”


두부는 애착인형 무노를 쭙쭙이하는 습관이 있다. 원래 진한 분홍색이었던 무노는 연분홍색이 됐다.
두부 인스타그램에 무노가 자주 등장해 무노 팬이 따로 있을 정도다.
두부와 팬덤이 함께 좋은 일을 하는 모습이 흡사 아이돌 팬덤 같네요. 팬들 사이에서 두부의 베프 문어인형도 인기 있던데요.

“이름은 무노. 두부와 어울릴 것 같아 6년 전에 산 거예요. 다른 인형도 많았는데 두부가 무노랑만 놀아서 대부분 주변에 나눠줬어요. 무노가 원래 진한 분홍색이었는데 하도 갖고 놀아서 연분홍색이 됐어요. 구멍도 났고요. 팬에게 무노와 똑같은 인형 열 개를 선물 받았는데도 두부는 꼭 그 무노랑만 놀아요. 이게 좋은 현상은 아니에요. 쭙쭙이(젖 빠는 유사행동)를 하며 놀거든요. 앞발로 무노를 붙잡고 입으로 빨아먹는 행동이 볼 때야 귀엽지만 어미 젖 빠는 행동과 똑같아요. 강아지가 젖떼기 전에 어미와 떨어진 경우 심적 안정을 취하려고 그럴 수 있대요. 두부가 저를 만나기 전 5개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니 속상하죠. 그때의 트라우마 때문에 무노는 영원히 고통받을 수밖에 없고요(웃음).”


두부랑 ‘진짜 가족이 됐구나’ 느낀 순간이 있다면.

“제가 슬퍼하고 있으면 와서 핥아줄 때? 강아지가 사람 감정을 안대요. 그럴 때 두부에게 참 고마워요. 아침에 일어나서 밥 달라 하고, 배변패드 치워달라면서 원하는 걸 요구할 때도 뭔가 가족 같아요.”


두부 아빠가 되면서 개인 삶에도 변화가 생겼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친구들과 놀다가 늦으면 외박도 했는데 이제는 무조건 집에 와요. ‘두부 밥 줘야 돼’ 하면 친구들도 빨리 가라고 해요. 제가 액세서리 사업을 하고 있거든요. 나중에는 옷을 만들고 싶었는데 두부를 만나고 강아지 옷 만들기로 방향을 바꿨어요. 두부랑 커플룩처럼 맞춰 입는 걸 좋아하는데 맘에 드는 옷이 없어서 직접 디자인하기 시작했죠.”


인스타그램 관련 강연도 하죠?

“반려동물 SNS에 관심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사진 촬영·보정 방법, 해시태그, 숨은 기능 등 제가 알고 있는 노하우를 공유해요. 간혹 다른 장소를 태그하거나 사진과 관련 없는 내용을 거짓으로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계정은 팔로워가 잘 늘지 않아요. 저는 진실하게 계정을 운영하라고 말씀드려요.”


인스타그램에 산책하는 영상이 자주 올라와요.
두부는 어디 가는 걸 제일 좋아하나요?


“집 근처 공원이나 부산시청 광장, 광안리, 서면을 즐겨 찾아요. 그런데 사실 두부는 집을 제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나갈 때 문 열어달라고 해서 나가도 10분이면 멈춰서서 저를 쳐다봐요. 안아달라는 거죠. 산책을 마치고 집에 와서 문이 열리면 머리부터 집어넣고 뛰어 들어가기 바쁘고요. 제가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다가 틀리기라도 하면 빨리 열라고 짖어대요.”


의외네요. 두부가 달리는 영상이 많아 밖을 좋아할 줄 알았거든요.

“나가는 걸 좋아하는데 집에 들어오는 건 더 좋아하는 거죠. 날이 좋으면 두부와 함께 달리는데, 두부가 엄청 빨라요. 저를 운동시킬 정도로. 저는 두부가 달리면서 웃을 때가 제일 예뻐요.”


거리에서 두부를 알아보는 사람도 있나요?

“신기하게도 많아요. 똑같이 생긴 포메라니안이 참 많을 텐데 어떻게 두부를 알아볼까요? 한번은 지하철에서 내렸는데 누가 따라오더니 ‘두부죠?’라고 말을 거는 거예요. 두부 팬이라며 같이 사진 찍고 갔고요. 길에서도 많이 알아보는데 그럴 때면 전 옆에서 조용히 있어요. 두부를 예뻐해주는데 괜히 제가 신경 쓰여 민망할 수도 있으니까요. 인스타그램에 ‘어디서 봤는데 부끄러워서 인사는 못 했다’는 댓글도 올라와요.”


제1회 JT왕왕콘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하며 모델로서 두부의 견생이 시작됐다.
두부는 광고에도 여러 차례 출연했습니다.
어떤 계기로 모델견의 길을 걷게 된 거죠?


“주변 권유로 2016년 반려견 오디션인 제1회 JT왕왕콘테스트에 출전했어요. 별 생각 없이 나갔는데 덜컥 1등을 하는 바람에 JT금융그룹과 전속계약을 맺고 광고 촬영을 했어요. 이후 브랜드 화보 촬영도 하고 코카콜라 온라인용 광고도 찍었네요.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미션파서블〉에도 ‘유모차 강아지’ 역으로 짧게 출연했고요.”


이쯤 되면 프로모델 뺨치네요.
두부가 촬영하는 걸 인식할까요?


“저는 매일 봐서 모르겠는데 주변에서는 두부가 사진 찍는 줄 아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두부랑 카페에서 필름카메라로 사진 찍은 적이 있는데, 일행이 옆에서 웃는 거예요. ‘찰칵’ 소리가 나고 두부가 바로 일어나 떠났다고. 무슨 촬영 끝난 모델처럼요.”


두부는 어떤 음식을 제일 좋아하나요?

“고기요. 채소를 안 먹으려 해서 잘게 다져 고기랑 같이 먹여요.”


사료는 안 먹나요?

“두부는 생식을 해요. 생식이 탈모에 좋다고 해서. 두부는 탈모증 알로페시아X를 앓고 있는데 대략 2년 주기로 탈모가 생겨요. 벌써 세 번째 겪고 있어요. 처음 탈모가 생겼을 때는 괜히 나 때문인가 싶어 두부를 안고 울었어요. 그런데 수의사가 두부는 아파서 탈모가 있는 게 아니라 다른 강아지에 비해 털갈이 기간이 길다고 생각하면 된다더라고요. 털갈이로 털이 빠지고 제때 안 자라는 거죠. 원인은 알 수 없지만요. 저도 두부의 빵빵한 털을 좋아해서 털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생식을 주고 스파도 자주 해주고 있어요.”


두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냥 지금처럼 두부와 오래오래 함께하면 좋겠어요. 동물병원에 갔을 때 강아지 평균 수명이 15년인데 두부가 일곱 살이니 중년이냐고 물어봤어요. 수의사가 요즘 의학기술이 발달해서 사람도 100세, 강아지도 20세 시대라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해서 안심했죠. 두부가 오래오래 건강하기만 바라요.”
  • 2021년 09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