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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생 백곰이 돌아왔다! 곰표의 컬래버, 어디까지?

글 : 최선희 객원기자  / 사진제공 : 대한제분 

최근 2~3년 새 유통업계를 휩쓴 키워드는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이다. 그 대표 주자는 ‘곰표 밀맥주’. 밀가루 제조업체인 대한제분이 수제 맥주 브랜드 세븐브로이와 손잡고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출시 3일 만에 초도 생산물량 10만 개가 완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5월 발표된 조사 결과를 보면, 편의점에서 국산·수입 맥주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 곰표 밀맥주다. 편의점에서 수제 맥주가 대형 브랜드 제품들을 제치고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제분이 처음 컬래버 상품을 선보인 것은 지난 2018년 빅사이즈 전문 패션브랜드 4XR과 협업해 티셔츠, 패딩 등을 출시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화장품, 치약, 맥주, 팝콘, 에코백, 주방세제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20kg 밀가루 포대와 동일한 크기의 스케치북, 곰표 포대 미니어처 메모장 등의 문구류 굿즈도 생산하고 있다.

곰표 컬래버 제품은 어디서든 눈에 띈다. 표곰이라 부르는 백곰 마스코트와 복고풍 서체가 특징인 밀가루 패키지 디자인을 다른 상품에도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MZ세대는 이 ‘투박하고 촌스러운’ 제품에 열광했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놀이처럼 번져 나갔다. 2018년 CGV 왕십리점 리뉴얼 기념 ‘팝콘 프로모션’ 때, 20kg 곰표 밀가루 포대에 팝콘을 가득 담아 5000원에 판매하는 행사가 열리던 날은 아침 7시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새로운 소비문화를 추구하는 MZ세대의 뜨거운 반응 덕에 곰표는 지금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뜬금없는’ 조합에서 터지는 의외성과 재미는 내년이면 세상에 나온 지 70년이 되는 곰표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즐겁게 소비되는 이유다.

대한제분 마케팅팀의 변은경 과장은 “MZ세대에게 어필할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 인기를 끌 줄은 몰랐다”며 “회사 내에서도 신기하다는 반응이 많다”고 했다.


왼쪽부터 대한제분 마케팅팀 변은경 과장, 김지원 사원, 식품사업팀 홍명주·백상진 사원. © 서경리
이런 아이디어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당시 마케팅을 주도한 분은 김익규 상무님이에요. 곰표라는 올드한 이미지의 브랜드를 어떻게 하면 젊고 세련되게 바꿀까 고민 중이었고, 그게 레트로 붐과 잘 맞아떨어졌어요. 계기가 된 한 일화가 있는데, 2017년 12월에 슈퍼주니어 신동의 공항패션 사진 한 장이 어느 뉴스에 실렸어요. 코트 안에 한글로 ‘표’자가 적힌 티셔츠가 보였고요. 직원 중 한 명이 그게 우리 곰표 글자체라는 것을 알아봤어요.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조사를 해보니 4XR이라는 빅사이즈 전문 온라인 쇼핑몰에서 우리 상표를 무단 도용해 상품을 제작하고 있었죠. 법적 책임을 묻는 대신, 정식으로 협업을 제안했어요. 그렇게 해서 처음 나온 게 티셔츠, 후드, 패딩이었죠. 상표를 무단 도용해 괘씸하다는 생각보다 연예인이 이렇게 입고 다닐 정도면 곰표 브랜드 이미지를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컬래버 상품을 많이 출시했는데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가장 도움이 된 제품은 뭔가요.


“대부분의 상품이 나오자마자 매진됐어요. 우리도 놀랄 정도로 완판 행진을 이어갔죠. 그중 하나만 꼽으라면 밀맥주입니다. 맥주의 품귀 현상이 특히 심했어요. 출시 3일 만에 준비한 10만 개가 다 팔렸고, 5개월 뒤에는 월 20만 개씩 나가는데도 늘 부족했어요. 수제 맥주 생산업체라 생산량을 더 늘릴 수가 없어서 지금은 다른 업체에서 위탁 생산하고 있어요. 한 달에 300만 캔 이상 판매됩니다.”



협업 상품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밀가루와의 연관성을 중요하게 봅니다. 하얗고 깨끗한 이미지와 어울리는 제품이죠. 대표적인 것이 화장품 회사인 스와니코코와 만든 ‘곰표 밀가루쿠션’입니다. 핸드크림, 선크림까지 3종을 출시했는데 누적 판매 20만 개를 돌파해 편의점 화장품으로는 이례적인 판매량을 기록했죠. 밀가루를 바른다고 하면 왠지 하얘질 것 같은 이미지가 있잖아요. ‘곰표 화이트치약’이나 ‘곰퐁’이라는 주방세제도 있고요. 주방세제는 설거지할 때 기름기를 없애는 데 밀가루가 효과적이라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제품 기획 과정도 궁금합니다.

“보통 우리가 기획하고 그에 맞는 업체를 물색합니다. 제품의 차별화가 중요하고, 시너지 효과, 로고 적용성 등을 두루 살핍니다. 밀맥주만 해도 처음 논의되던 시기부터 계산하면 출시까지 1년이 걸렸어요. 최근에는 제분업체의 정체성을 살려 음식 관련 제품을 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고요. 한강주조와 함께 만든 표문 막걸리에는 밀 누룩 효모를 넣었고, 밀눈을 넣은 만든 건강 콘셉트의 밀눈아이스크림, 곰표 밀가루로 만든 밀떡볶이를 판매 중입니다. 할리스 베이커리에서는 여름 메뉴로 이글루 모양의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크로폴을 출시했고, 맥주 안주나 간식으로 좋은 치킨 너겟도 있어요.”


컬래버 제품의 경우 로열티를 받는 방식인가요?

“네, 상표권에 대한 로열티를 받습니다. 곰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요즘 협업 문의 전화가 정말 많이 와요.”



실제처럼 만들어진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도 화제입니다.

“2018년에 문을 열었어요. 처음에 레트로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가 곰표 베이커리 하우스로 바꾸었습니다. 브랜드 역사, 대한제분의 주력 제품인 밀가루, 밀가루로 만든 빵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밀눈, 밀가루, 곰표 굿즈도 구입할 수 있고요. 특히 밀눈은 쉽게 구할 수 없는 제품입니다. 쌀눈에 비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요, 유럽과 북미, 일본에서는 밀눈의 영양학적 가치를 알고 오래전부터 활용해왔다고 해요. 전국에 숨은 빵 맛집을 알려주는 ‘대한빵지도’도 인기가 많아요.”


현재 진행 중인 협업이나, 앞으로 예정된 MZ세대를 위한 이색 마케팅이 있다면요.

“곰표 컬래버 제품은 앞으로도 꾸준히 출시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곰표다운 마케팅을 하려고 합니다. 최근에 윤디자인 계열사인 ‘엉뚱상상’이라는 곳과 손잡고 곰표 서체를 개발해 무료 배포한 것도 그 일환이죠. ‘침묵해 온 곰표가 입을 떼다’라는 콘셉트의 프로젝트인데요. 폰트가 소비자와 소통하는 좋은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지난 7월 20일부터는 인천광역시립박물관에서 브랜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곰표 전시회를 열었는데요, 인천은 곰표라는 브랜드가 탄생한 곳이라 더욱 의미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중단된 사회공헌(CSR) 연계 프로젝트들도 하반기에는 재개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젊은 세대도 곰표 브랜드를 확실히 알고 있으니까 브랜드를 잘 정립하고 소비자들과 더 많이 소통하려 합니다.”
  • 2021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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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날짜고지   ( 2021-07-26 )    수정   삭제 찬성 : 2 반대 : 0
날짜고지 없이 기사글이 송고되는것이 의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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