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오디션 新인류

오디션이 드라마인 이유 진데렐라 양지은

“힘겨운 세월을 버티고 보니 오늘 같은 날도 있구나. 그 설움 어찌 다 말할까.
이리 오게 고생 많았네. 우린 함께 살아야 한다. 백두산 천지를 먹물 삼아 한 줄 한 줄 적어나가세.”
-TV조선 〈미스트롯 2〉 ‘붓’ 中-
© TV조선
#미스트롯2우승 #탈락자에서우승자로 #오늘밤주인공은나야나 #국민효녀등극

양지은은 중학교 때부터 판소리를 배웠다. 제주 출신 중 유일한 무형문화재 ‘판소리흥보가’ 이수자이기도 하고 전국국악대전에서 ‘심청가’로 대상을 받은 바 있는 실력파 국악인이다. 하지만 당뇨합병증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신장 한쪽을 떼어드렸고, 이후 배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후유증으로 판소리를 포기했다.

꿈을 접었다 생각하고 제주도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지내던 그는 〈미스트롯〉 시즌 1을 보며 가슴이 뛰었다. 당시 경연에는 ‘마미부’가 있었고, 셋째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미스트롯〉에 참여해 준우승까지 차지한 정미애는 그에게 용기를 줬다. 양지은 역시 둘째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시즌 2가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는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아버지가 딸이 노래하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고 싶어 하셨다”며 예심에서 ‘아버지와 딸’을 불렀다. 노래의 1절이 끝나기 전에 올하트가 쏟아졌고, 당시 마스터로 참여했던 임영웅은 “저 역시 어머니를 생각하며 노래를 불렀는데, 그때 기억이 난다”고 했다. 장윤정은 “아마 양지은 씨의 사연을 몰랐더라도 모두가 울었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노래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무대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양지은은 진선미에 들거나 강력 우승후보로 눈에 띄는 지원자는 아니었지만 매 경연에서 모자란 실력을 보여준 적은 없었다. 미스유랑단의 팀미션에서 ‘범 내려온다’를 부를 때는 자신의 주특기인 창법으로 ‘귀에 때려 박는’ 멜로디 라인을 보여줬다. 전유진처럼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 멤버가 있었음에도 마스터들이 뜻밖에 생긴 공석을 채울 ‘패자부활자’로 양지은을 선택한 이유다.


신장이식 수술을 한 걸 후회한 적도 있었어요…
아버지 보고 계세요?


그리고 양지은은 겨우 20시간 만에 기적을 노래했다. 레전드 미션 무대 1라운드에서는 태진아의 ‘사모곡’을 불렀고, 2라운드에서는 강혜연과 함께 듀엣곡으로 ‘사랑타령’을 불렀다. 이틀 만에 두 곡을 소화해 무대에 선 것이다. 두 곡 모두 그에게 익숙하지 않은 노래였는데 “해보지 않으면 후회하지 않겠느냐”는 남편의 격려에 용기를 냈다. 그는 이 노래로 무려 1라운드 마스터 점수 3위에 올랐다. 주먹을 불끈 쥐고 노래 부르는 모습을 지켜보던 대기실의 별사랑은 “내가 2주를 연습해도 저렇게 못 불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듀엣곡 ‘사랑타령’을 들은 조영수 마스터는 “연습할 시간이 없었다는 걸 감안하지 않아도 전혀 밀리지 않는 무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가 노래를 부르고 울컥하는 순간은 당일 최고시청률인 33%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그는 “아버지와의 사연을 감안하지 않아도” “준비시간이 길지 않았다는 걸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될 만큼 꽉 찬 무대를 보여줬다. 그 모습이 퍽 감동적이라 시청자들은 새롭게 등장한 다크호스에 뜨거운 지지를 보냈다. 그는 패자부활로 준결승에 오른 이후 줄곧 실시간 응원 투표 1위에 등극했다. 준결승과 결승에서 판세를 결정했던 국민투표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감사하다”고 말하지만, 그는 진심이었다. 승부에 대한 욕심 없이 담백한 무대는 역설적으로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경연 마지막 곡으로 강진의 ‘붓’을 골랐다. 투병 중인 아버지나 보고 싶은 가족들이 아닌, 경연을 함께한 동료를 향한 노래였다.

그는 난생 처음 오디션 무대에 섰고, 처음으로 조직을 경험했고, 또 동지들을 얻었다. 이미 현역이거나 타 채널의 오디션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처럼 능수능란하지 않았지만, 일단 노래를 시작하면 ‘한라산 천연 암반수’ 같은 순수함이 있었다. 그 순수한 감사를 담아 5개월 동안 함께 피땀 눈물을 흘린 동료들에게 노래를 바쳤다. 그도 울먹였고, 응원하러 온 TOP 14 멤버들도, 함께 결승을 치른 TOP 7도 눈물을 흘렸다. 경쟁의 끝인 파이널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시청자들은 그가 탈락하는 것도, 다시 도전하는 것도 그리고 왕관의 주인공이 되는 것까지 지켜봤다. 그의 우승은 한때 포기했거나, 패배한 자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노래다.
  • 2021년 04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