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비

유튜브 〈현동이채널〉 황현동

자린고비의 플렉스를 보여주마

#자린고비여도 괜찮아

그가 처음 시작한 유튜브 채널은 〈자린고비 TV〉였다. 자린고비여도 플렉스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이 채널에는 눈썹 문신 후기, 독학으로 재수한 후기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플렉스(Flex)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쓰인 건 2006년부터다. 래퍼이자 유튜버인 염따는 자신의 채널에 중고 캐딜락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모습을 담기도 하고, 〈쇼미더머니〉에 출연해 고가의 제품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때 그가 “플렉스해버렸지 뭐야~”라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이 그대로 유행어가 됐다. 플렉스, 원래는 운동할 때 유연성, 근력 등을 의미하는 말인데 이제는 재력을 보여주는 말, 혹은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는 말로 폭넓게 쓰인다.

“제가 유튜브를 시작한 것은 대학교 2학년 2학기였는데요. 그즈음 문득 학점을 잘 받았다고 이게 저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인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미래에 내가 무엇을 하고, 또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막막함이 생겼고요. 흔히 말하는 대2병이 찾아왔는데, 그때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그가 유튜브를 하게 된 이유도 담백하다. 유튜브가 나만의 스펙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생인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키운다면 졸업했을 때 취업 시장에서 자산이 될 거라 생각했다. 유튜브 활동을 통해 영상 편집 실력도 키우고, 꾸준히 하다 보면 콘텐츠를 보는 눈이 생길 뿐 아니라 마케팅 감각도 키울 수 있으리라 여겼다.

“제가 대형 유튜버는 아니라서 그다지 많은 경험을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TV 출연도 몇 번 해보고 공공센터에서 유튜브 강의도 하고 브랜드 광고 영상도 찍어봤어요. 평범한 대학생으로서 쉽게 못 하는 경험을 했죠.”


#유튜브로 생활비 벌고, 번 돈으로 플렉스하다


그는 채널을 시작할 때 40만 원을 주고 중고 카메라를 구입했다. 식비를 아끼기 위해 편의점 먹방, 학식 먹방을 하기도 했고 그 과정 역시 유튜브에 담았다. 돈을 아껴 구입한 이 카메라로 1년 동안 유튜브를 만들었고, 그 수익으로 A6400이라는 고급 카메라를 구입했다.

당시 그의 월세 네 달분을 합친 금액이었다. 그렇게 큰돈을 한꺼번에 쓴 건 처음이라 그는 이 상황을 “플렉스해버렸지 뭐야~”를 패러디해 “파산해버렸지 뭐야~”로 표현했다.

“복학한 후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항상 생활비가 부족했어요. 그래서 유튜브로 돈을 번다면 아르바이트를 안 해도 되겠다 싶었어요. 유튜브 수익으로 카메라를 샀을 때 콘텐츠를 더 열심히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처음 2개월 동안은 구독자가 늘지 않았다.

그런데 그의 채널이 알고리즘을 통해 노출되면서 〈Asian Boss〉라는 해외 다큐에 소개됐다. 이 영상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조회 수가 500만을 넘었고, 이후 그의 채널을 구독하는 외국인도 많아졌다. 실제로 그의 영상 댓글은 다국적이다.

2019년에는 MCN(유튜버들의 소속사)과도 인연을 맺었다.

“저는 중고 제품을 많이 사는데요. 중고 앱에서 마음에 드는 아이템들을 구매합니다. 옷을 살 때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확실한 제품 위주로 구매하고요. 아이덴티티가 있는 브랜드 옷을 구매해 왜 이 브랜드에서는 이런 느낌으로 만들까, 왜 이런 소재나 디테일을 넣었을까, 하는 식으로 생산자의 마인드로 고민합니다.”


#35만원 생겼습니다. No 저축, 쇼핑합니다


그의 영상 중에는 ‘신입생을 위한 데일리슈즈’ ‘인턴을 위한 패션 꿀팁’ ‘월세만큼 비싼 신발을 샀습니다’ 등도 있지만, ‘취업에 실패한 취준생을 위한 영상’ ‘피부가 박살났을 때 꿀팁’ 등 자신의 실패와 낙담을 담은 영상도 있다. 여기에 구독자들은 “발에 신발을 양보하고 자신은 라면을 드시는 현동 형님” “같은 취준생으로 너무 공감돼요”라고 댓글을 단다. ‘35만원 생겼습니다. No저축, 쇼핑합니다’ 영상에서 그는 중고 장터에서 물건 고르는 모습, 물건 고르는 팁, 구입 과정 등을 소상히 공개했다. 판매자에게 에누리하는 모습까지 담겨 있다. 또 자신이 사려는 제품을 사용한 셀럽 등의 사진 등도 곁들여 흥미를 모았다. 보는 이들을 솔깃하게 만드는 구성이다.

“요즘 밀레니얼 세대는 자기가 원하는 물건에 돈을 쓰는 것이 부끄럽지 않고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중고 거래 활성화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고 거래에 대해 ‘퀄리티가 떨어지는 물건을 싸게 사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면 지금은 달라졌어요. 당근이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당근마켓이 굉장히 핫하기도 하고 중고나라나 번개장터 같은 앱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합니다. 플렉스 소비를 해도 나중에 중고로 파는 방법도 있기 때문에 더 쉽게 구매할 수 있죠.”

〈현동이채널〉은 앞으로도 그의 일상다반사를 담을 예정이다. 인턴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중고 사이트를 샅샅이 뒤져 득템하는 모습까지. 그렇게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하면서 홈쇼핑 PD라는 목표를 향해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갈 생각이다. 황현동 자기 자신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브랜드가 되는 게 〈현동이채널〉의 최종 목표다.

〈현동이채널〉
· 구독자 수 7만 5000명(2020년 12월 초 기준)
· 수입 규모 한 달에 50만 원일 때도, 200만 원일 때도 있다.
· 내가 한 플렉스 소비 카메라를 사는 데 네 달 치 월세를 썼다.
· 현재 생활 점심은 도시락으로, 고기는 냉동을 사서 먹는다.
· 슬로건 궁핍해도 행복한 대학생의 일상, 애티튜드가 시작이다.
  • 2021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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