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비

가격보다 가치 개념 소비를 이끄는 셀럽 공효진·류준열·이효리

가치에 돈을 지불하겠다는 이들이 있다. 누군가의 진심을 알려면 그가 돈을 어디에 쓰는지 보면 된다고 하는데, 소비의 패턴이 가치로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다. 누군가는 지구를 살리는 일에, 누군가는 동물을 살리는 일에, 또 누군가는 누군가를 돕는 일에 지갑을 연다.

이런 일련의 변화를 담은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이 관심을 모은다. 즉 소비에 이유와 명분(cause)을 준다는 뜻이다. 기업의 이익과 사회의 공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영리한 기업은 환경이나 빈곤, 사회적 이슈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 신발 하나를 사면 다른 하나는 기부하는 탐스 슈즈가 대표적이다.

개인의 신념을 삶으로 보여주는 MZ세대는 개념 있는 기업에 반응한다. 일상적인 소비로 공적으로 멋진 일도 할 수 있다면 그런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기꺼이 열광한다. ‘나는 개념 있는 소비자’라는 걸 보여줄 수 있어서다.

후원 티셔츠나 아이템을 소비하고, 이를 SNS에 인증하는 일 등도 MZ세대에게는 놀이이자 캠페인이다.

내가 직접 행동의 주체가 되고, 이로써 세상을 바꾸는 데 동참한다. 그 짜릿함이 소비만큼이나 즐겁다.

소비와 가치를 연결하는 일, 그 어려운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알려면 셀럽들의 소비 생활은 훌륭한 입문서다.


#업사이클링 아티스트 공효진
슈퍼매직팩토리


© supermagicfactory.com
패션을 사랑하는 공효진은 자연도 사랑한다. 지구상에 인간만이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닌데, 왜 우리는 지구가 우리만의 것인 양 굴고 있는지 그는 고민한다. 패셔니스타와 환경운동가는 모순된다. 그 모순의 꼭짓점에 공효진이 서 있다.

2019년 10월은 공효진에게 가장 눈부신 시간이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으로 그는 또 한 번 인생작을 경신했다. 그런 그가 드라마 촬영 시간을 쪼개 한 디자인포럼의 기조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환경에 대한 그의 진심을 쏟은 업사이클링 브랜드 ‘슈퍼매직팩토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하는 자리였다.

그 역시 패션을 사랑하지만 지금의 패션은 너무 빠르다. 너무 빨리 소비되고 너무 빨리 버려진다. 그 속도를 조금만 늦출 순 없을까, 내가 좋아하는 패션이 내가 사랑하는 지구를 망가뜨리는 일을 멈출 수는 없을까, 그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랐다. 그 고민의 끝에 그는 ‘슈퍼매직팩토리’라는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의 브랜드는 ‘너무 싸지’ 않다. 기존 옷에 자수와 디자인을 더해 새로운 옷을 만들어냈다. 그의 일은 워낙 주목받고 드러나는 일이라 그가 런칭한 브랜드에 대해 호불호도 갈렸고, 비싼 가격에 대한 뭇매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진심은 여전했다.

“저는 완벽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냥 다른 분들보다 한두 가지만 더 실천하며 살고 있는 정도예요.

이건 그 누군가를 위한 게 아닙니다. 제 안에서 더 많은 용기를 내기 위해서예요. 이미 흠집이 생긴 물건들에 손길을 더하고 시간을 들여 새 숨결을 불어넣으면 이상하게 조금 더 사랑스러워지는 것을 느껴요.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가볍게 소비하는 행위에 대해 문제를 자각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마음이 슈퍼매직팩토리의 시작입니다.”
- 공효진, 헤럴드디자인포럼2019, ‘Do we need another Planet(우리에게 다른 행성이 필요한가)?’ 기조연설 중


#류준열의 용기
대형 마트를 바꾸다


ⓒ 류준열 SNS, 그린피스
류준열은 꾸준히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셀럽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함께하는 환경운동가이기도 하다. 그의 캠페인은 결국 세상을 바꾸고 있다. 그는 SNS에 ‘한 번 장을 보고 나면 자신이 사지 않은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등이 가득한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이를 바꾸기 위해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제안하기도 한다. 그 결과가 ‘용기내’ 캠페인이다. 집에서 가져온 용기에 고기, 생선 등을 담아 가는 ‘용기를 내밀어’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의도다. 실제로 그릇 용기와 내면의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이 캠페인에 실제 대형 마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50% 감축하겠다고 밝혔고, 이마트는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리필해 갈 수 있는 ‘에코리필스테이션’을 만들었다. 이 스테이션에서는 자신이 가져온 용기에 세제를 담아 갈 수 있다.

류준열은 SNS에 “용기내 캠페인 이후 많은 분들이 동참해주셔서 감사하고 기쁘다. 대기업 같은 영향력 있는 조직이 천명하면 소비자가 분명히 동참해주리라 생각했다. 용기내 캠페인은 누구나 생활 속에서 실천이 가능하다. 우리가 평소 무의식적으로 관성에 젖어서 해오던 것들에 대해 조금만 고민해보면 지구를 위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분들이 용기내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속사 역시 그의 활동을 부담스러워하기보다 적극 후원한다. 배우의 외부 활동을 조심스러워하던 이전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소속사는 “그린피스 단체가 시스템의 변화를 이끌고 플라스틱 퇴출 로드맵을 요구한다면 배우 류준열은 영향력 있는 SNS와 인터뷰를 통해 생활 속 작은 실천을 소개하고 있다. 배우와 환경단체가 캠페인을 통해 사회와 개인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고 더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를 이긴
이효리의 재능 기부


@hyoleehyolee
이효리는 지난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청각장애인분들이 한땀 한땀 손으로 만드는 아지오 구두. 이렇게 예쁘기까지”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이효리는 수수한 차림에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의 수제화를 신고 포즈를 취했다. 이 구두는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만든 브랜드로, 청각장애인들이 직접 제작한다.

이효리는 채식과 유기견 봉사를 이어왔다. 더불어 상업 광고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공익 목적의 광고가 아니라면 출연하지 않겠다는 소신이다. 그런 그가 자발적으로 브랜드의 모델이 된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작곡가 유희열이 회사 관계자에게서 이 브랜드가 곧 여성화를 출시할 계획이라는 것을 듣게 됐다. 그는 관계자에게 이효리를 모델로 추천하고 즉석에서 전화를 걸었다. 이효리는 청각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주는 착한 브랜드라는 설명에 바로 수락했다. 광고 사진도 자신이 직접 섭외한 사진작가에게 사비를 들여 찍었다. 부부가 받은 건 구두 제작사의 구두 두 켤레뿐이다.

이는 대중의 소비로 이어졌다. 이효리가 추천한 구두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가 하면, 사이트는 마비되어 접속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구두 브랜드 측은 배너를 통해 이런 글을 올렸다.

“푸른 5월에 저희 아지오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아름다운 재능 기부에 큰 힘을 얻었습니다. 코로나19로 모두 힘겨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아지오의 봄도 조금은 추웠습니다. 효리 부부의 사랑과 여러분의 정성이 희망의 샘이었습니다. 주문하신 제품을 우리 사원들이 정성껏 만들어 보내드리겠습니다.”
  • 2021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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