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비

비대면 중고 거래 플랫폼 ‘파라바라’ 김길준 대표

자판기에서 구입하는 N차 신상품

“처음 내 곁에 왔을 때 참 설레었는데. 매일같이 쳐다보고, 행여 상처라도 날까 애지중지 다뤘는데. 그렇게 모신 결과 이제 먼지만 쌓였구나. 안 되겠어.

다른 사람에게 보낼 때가 된 것 같아. 새로운 사람은 너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아껴줄 거야. 잘 가.”

파라바라에 오늘도 새로운 상품이 등록됐다. 파라바라가 운영하는 파라박스에는 가방·신발, 액세서리, 피규어, 노트북 등이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중고 물품이다.

한때 귀하게 여겼던 물건이 이제 필요 없는 중고가 되는 순간 누군가에겐 2차, 3차, N차 신상이 된다.

파라바라는 비대면 중고 거래 플랫폼이다.

파라바라 앱에 물건을 등록하고 가로·세로·깊이 28×28×38cm 크기의 파라박스에 전시하면 거래가 이뤄진다. 이때 상품 설명과 원하는 가격을 함께 입력하면 된다. 구매자가 백화점, 대형 마트 등에 위치한 파라박스에서 자판기를 이용하듯 결제하고 가져가면 거래는 끝. 중고 거래를 하기 위해 낯선 사람에게 연락하거나 따로 만날 필요가 없다. 물건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어 안심이다. 중고 물품 직거래의 단점은 보완하면서도 장점을 이용한 것이다.

파라바라는 김길준 대표가 직접 중고 거래를 하면서 얻은 아이디어의 결과물이다. 현재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35군데에 파라박스가 설치돼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정해진 기간 동안 백화점, 대형 마트에서 내 물품을 홍보할 수 있고, 구매자 입장에서는 오며가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쉽고 안전한 거래는 물론이다.


#낯선 사람 만나는 중고 거래는 싫다

현재 대학을 휴학하고 파라바라를 시작했죠? 계기가 있나요?

“평소 중고 거래를 자주 이용해요. 판매할 때는 주로 택배 거래를 했지만 구입할 때는 불안함에 직거래를 했어요. 그런데 낯선 사람을 만나 거래하는 게 어색하고 무섭기도 했죠.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니 저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만나지 않고 편안하게 중고 거래를 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파라바라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하트 3개 이상 획득해야 판매 가능

파라바라 이용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물건을 판매할 경우 먼저 파라바라 앱에 상품을 등록해요. 다른 이용자들이 상품을 마음에 들어 하면 하트를 누르는데, 하트를 3개 이상 획득해야 판매 권한이 생겨요. 이후 오프라인 파라박스에 상품을 넣으면 판매가 시작됩니다. 단 7일째부터는 판매가격이 10%씩 떨어져요. 1만 원짜리는 7일째 9000원, 8일째 8000원, 9일째 7000원이 되는 거죠. 16일이 지나면 가격이 0원이 되는데 판매 중단을 원하면 그 전에 물건을 회수할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16일째부터 무료 나눔으로 바뀌어 누구나 가져갈 수 있게 되고요.”


#구매자 보호 위한 3일 보장 시스템

물품을 구매할 때는요?

“누구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파라박스를 구경하다가 원하는 물품이 있으면 현장에서 결제하고 바로 가져가면 돼요. 물건 값은 판매자에게 3일 뒤 입금되고요. 파라박스 본질이 쉽고 안전한 중고 거래거든요. 구입한 물품에 하자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3일 보증기간을 도입했어요.”


#언택트가 대세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날 필요가 없겠네요.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데 그 흐름과 맞닿아 있고요.

“파라바라를 시작한 건 2019년부터예요. 코로나 이전이죠. 《트렌드 코리아》에서 ‘언택트’란 용어를 봤는데 ‘우리 사회가 큰 흐름에서 비대면으로 가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코로나19는 비대면 생활을 앞당긴 것뿐이고요. 평소 키오스크에도 관심이 많아 중고 거래와 비대면을 접목하게 됐어요.”


#수도권 35곳 설치

현재 파라박스가 설치된 곳들은 어딘가요.

“홍대 AK몰과 지하철역, 용산 아이파크, 판교 아브뉴프랑, 성수동주민센터, 일부 롯데마트에 있어요. 수도권을 중심으로 35군데 정도 됩니다.”



#쉽고 안전한 거래 지향

투명 박스에 있는 상품의 도난 위험은 없을까요?

“파라박스는 건축자재로 사용하는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들어졌어요. 웬만한 충격에도 깨지지 않을 만큼 튼튼합니다. 또 백화점, 편의점, 지하철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돼 있어 1차 안전도 담보되고요.”


#시계 #에어팟

거래가 가장 활발한 물품은 뭔가요.

“장소마다 인기 물품이 달라요. 편차는 있지만 고루 인기 있는 제품은 시계, 에어팟이에요. 홍대점은 종종 명품도 거래되는데 인기가 좋아요. 롯데마트 중계동점은 유아용품이 많고요.”


#2만 원 이상 제품은 수수료 10%

파라바라의 수익 구조가 궁금합니다.

“거래금액 2만 원 이하는 2000원, 그 위로는 10%의 수수료를 받고 있어요. 수수료가 있는데도 다른 중고 거래 플랫폼에 비해 거래가 빨리 이뤄지는 편이죠. 온라인에 상품을 등록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묻히는데 여기서는 일정 판매 기간을 보장받으니까요. 또 온라인에서는 유명하지만 오프라인에서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물품을 파라박스 한쪽에서 판매해요. 실품을 전시하고 광고비를 받고 있죠.”


#거래 약속 잡는 번거로움을 없애다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다면.

“강남 스포츠문화센터의 파라박스를 이용하는 30대 여성이 기억에 남네요. 파라박스를 자주 찾으시기에 이유를 물어봤거든요. 중고 거래할 때 퇴근하고 약속 잡는 게 번거로웠는데 집 앞에 물품을 맡기면 며칠 후 팔리는 게 편리하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사람과 채팅하거나 약속 잡을 필요가 없는 점도 마음에 든다고 했어요.”


#백화점·대형 마트에 전시된 내 물건

대표님이 생각하는 파라바라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앞의 고객처럼 채팅을 하지 않고도 쉽고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무엇보다 비대면 거래라서 낯선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되고요.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한 공간에 내 물품을 전시하고 홍보하면서 팔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에요. 매일 새로운 물품이 진열되니까 구경하는 분들도 많아요. 물품을 직접 보고 구입하는 것이니 사기 거래를 예방할 수 있어 안전하기도 하고요.”


#점차 전국으로 확대

반대로 한계가 있다면요.

“현재 파라박스는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져요. 설치가 안 된 지역은 이용이 어렵죠. 차후 지방에도 파라박스를 설치해서 이 부분을 보완하려고 해요. 택배 거래도 지원할 계획이 있습니다.”


#N차 소비 #합리성 #재판매

중고 거래 같은 N차 소비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게 된 이유가 뭘까요.

“요즘 세대는 합리성을 중요하게 여겨요.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이 사용하던 물건에 대한 거부감도 덜해요. 또 중고 거래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사고파는 게 쉬워졌잖아요. 리셀(재판매)도 쉽게 이뤄지니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되파는 것도 염두에 두는 거죠.”


#파라박스 200대 이상 설치

앞으로 중고 거래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세요?

“현재 중고 거래 시장 규모를 20조 원대로 추정하는데 저는 10~15조 원가량으로 보고 있어요. 지금보다 세 배는 커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라바라도 2021년 말까지 파라박스 200대 이상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parabara
· 설립 2019년 9월, 정식 서비스 시작은 2020년 7월
· 슬로건 쉽고 안전한 비대면 중고 거래 파라바라
· 수익 구조 거래 수수료, 실물 광고
· 직원 수 5명  [톱클래스]  글 : 선수현 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
  • 2021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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