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잘러

여덟 명의 일잘러 인터뷰 후 깨달은 것들

일잘러는 일잼러였다!

나는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각자가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기업·스타트업·외국계 등에서 일하는 2~20년 차 직장인을 주로 만난다.

한동안 직장인을 만나면 업무 미팅이든 사적인 미팅이든 이런 질문을 했다.


“요즘 하시는 일, 재미있나요?”


돌아오는 반응은 정적이거나 멋쩍은 웃음이 대부분이었다. ‘이왕 하는 일,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재밌게 할 수 있을까?’

그런 분들을 만날 때마다 이런 의문이 들었고, 같은 고민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해결의 실마리가 될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일을 잘하는 방법, 즉 ‘How to’보다 ‘일을 재밌게 하기 위한 선결 조건’이 더 궁금했다.

그래서 일을 재미있게 하는 사람들, 즉 ‘일잼러’ 여덟 명을 인터뷰했다.

그들에게서 신기하리만큼 ‘일잼’과 ‘일잘’의 공통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결국 일잘러는 일잼러였던 것이다.

일잘러(일잼러)가 되기 위한 조건 세 가지를 소개한다.


1.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라


“전략기획 업무가 찰떡같이 맞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이 일을 계속해도 될까’ 하는 생각에 시달립니다. 일도 잘 못하는 것 같고,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당장 내일 출근하는 것도 너무 막막하고, 앞으로의 커리어도 한없이 꼬일 것만 같아요. 회사가 저랑 안 맞는 걸까요, 이 일이 저랑 안 맞는 걸까요? 저에게 맞는 일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전략기획 업무를 맡고 있다는 4년 차 A에게 받은 메일이다. 일을 잘하기 위한 선결 조건 첫 번째는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내는 것이다. 나에게 ‘맞는’ 일이어야, ‘무엇을 다르게 할지, 왜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것들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레 ‘일잘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 꼭 맞는 일을 찾기란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나에게 맞는 일을 찾을 수 있을까? 일도 연애와 비슷하다. 딱 한 사람만 만나보고 인생의 소울 메이트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것처럼, 다양한 일을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딱 맞는 일을 찾기란 너무나 어렵다.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답을 해보자. 나에게 ‘맞는 일’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동안의 경험에서 성과가 좋았던 일은 어떤 종류의 일인가?
당신이 잘하는 일의 핵심 키워드 세 가지를 꼽는다면?
당신이 재밌어 하는 일은 어떤 종류의 일인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자꾸만 시선이 가는 책, 동영상, 뉴스 등을 떠올려보자.

“저는 원래 무슨 일이든, 한번에 쉽게 가는 법이 없었어요. 시행착오를 계속 겪고, 그 과정을 통해 저한테 맞는 방식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에어비앤비 마케팅 총괄로 일하다 얼마 전 ‘Meet Me(밋미)’ 서비스를 창업한 손하빈 대표의 말이다. 무수한 시행착오가 쌓인 시간을 겪었기에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게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시선의 방향이다. 재밌게 할 수 있는 일, 잘할 수 있는 일, 자신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내려면 우리 시선은 밖(타인)을 향하기보다 안(나)으로 향해야 한다. 내가 어떤 일을 재밌게 할 수 있을지, 재밌다고 생각하는 일을 잘할 수 있을지,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지 생각하고 탐색해봐야 일을 잘할 수 있게 되니까.


2. 새로운 환경으로 도전, 고민보다 Go


“믿는 구석은 없었고요. 스타트업은 냉정하게 봤을 때 망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초기 펀딩 규모를 보니 1년 치 월급 정도는 나오겠더라고요. ‘1년 뒤에 망하면 그때 가서 생각해보지, 뭐’ 하고 이직을 결정했어요.”

일잼러들의 공통된 특징 두 번째는 새로움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찾았다는 것이다.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기보다 내가 먼저 주도적으로 기회를 찾고 만들어내는 사람들이었다. 앞으로 마주하게 될 세상에서 나만의 커리어 로드맵을 만들어가기 위해 이런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 일에 어떤 변화가 올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가장 확실한 사실은 ‘아무도 미래를 모른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오게 될 미래는 지금까지와는 다르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평생직장, 평생 직업이 없어진 시대를 효율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은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직장에서 최대한 가늘고 길게 버티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변화를 마주하며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재밌어 하며 잘할 수 있는지 최대한 많이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이를 시도해보고, 연결고리를 만들어보고, 관심 있는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숫자로 파악해보고, 이렇게 발견한 기회들을 나만의 일로 만드는 것이다.


3. 피·땀·눈물의 시간


“고스톱 치는 법도 몰라서 주말에 고스톱 1000판을 치고 출근했어요. 특히 RPG(Roll Playing Game) 쪽에 시간과 노력을 엄청 투자했어요. 퇴근하고 집에 가서 열두 시까지 게임하고, 레벨도 엄청 올리고요. 게임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공략집이나 게이머들끼리 공유하는 노하우도 많이 봤어요.”

카카오페이지 류정혜 CMO(Chief Marketing Officer)의 말이다. 그는 게임회사의 마케터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그 회사에서 나오는 고스톱 게임을 전혀 할 줄 몰랐다고 한다. 개발자들과 대화도 되고, 고객의 마음도 이해하려면 자신이 먼저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퇴근 후 고스톱을 1000판씩 치며 ‘맨땅에 헤딩’하는 방법을 택했다.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의 시작점은 그 일을 ‘잘해’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잘해야 좋은 피드백이 돌아오고, 그러면 더 잘하고 싶고, 또 그러다 보면 일이 재밌어지니까 말이다.

일잼러들의 세 번째 특징은 일에 대한 애착이 크고,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좋아하는 일에 몰입해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회사 일이든 개인 일이든 상관없다. 일에 집중하고 몰입한 적이 있었고, 다들 왜 그렇게까지 일하느냐는 질문을 누군가에게 들은 경험이 있다. 몰입해서 하는 일은 재미있을 수밖에 없고, 그렇게 쌓여가는 일을 잘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누구나 재밌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내가 하는 일은 지루함의 반복이지만, 남이 하는 일은 재밌기도 하고 쉬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에 그냥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노력과 열정은 때때로 우리를 배신하지만, 그렇다고 오직 운으로만 이뤄지는 일도 없다. 일을 진짜 즐기면서 하려면 기본기를 닦고, 견디고, 버티는 ‘피·땀·눈물’의 시간이 필요하다.

적당히 하기보다 잘하고 싶고, 잘하는 일이 내 일이 되면 재밌게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간과 에너지를 들일 만한 일을 찾아보는 게 먼저다. 꼭 회사 관련 일일 필요는 없다. 취미든 커뮤니티든 나의 주도로 에너지를 들여가며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아니라 해볼 만한 일,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일, 나만의 다름을 만들어가는 재밌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고 그 일을 잘하기 위해 시도하는 커리어 여정을 밟아가면 좋겠다. 우리는 일을 잘하며 오래 하고 싶은 거지, 가늘고 재미없게 버티며 성장이 정체된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지는 않으니까.
  • 2020년 10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