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잘러

전시진·이해봄 노션 프로

문서 작성, 공유, DB화까지… 궁극의 생산성 도구 ‘노션’

글·사진 : 서경리 기자

일의 효율을 높이는 생산성 도구 ‘노션(Notion)’이 뜨고 있다. 잘나가는 국내 IT 스타트업 대부분이 가장 많이 쓰는 일잘러 앱으로 노션을 꼽는다.
노션은 일하는 사람들의 개인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표방한 ‘올인원 워크스페이스’다. ‘에버노트’처럼 간단한 문서 작성은 물론, ‘트렐로(Trello)’나 ‘아사나(Asana)’처럼 프로젝트 관리까지 노션 하나로 끝낼 수 있다. 물론 각 도구가 가진 기능을 다 대체할 순 없지만 이 모든 서비스를 한곳에서, 누구나 쉽게 설치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션은 생산성 도구로 탁월하다.
전시진 프로(왼쪽)와 이해봄 프로.
노션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작은 스타트업으로 출발했다. 2013년 이반 자오와 사이먼 라스트가 공동 창업해 불과 7년 만에 기업 가치 20억 달러(약 2조 3500억 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키웠다. 전 세계 400만 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 한국 사용자는 미국에 이어 2위 규모다. 지난 5월 기준으로 노션 한국인 사용자 비율은 1년 사이 263% 증가했다. 이에 노션은 최근 한국어 버전을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영어 외 다른 언어로는 처음이다.

이반 자오(Ivan Zhao) 노션 CEO는 한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본다. 그는 “한국어 서비스가 정식 출시되기도 전에 놀라운 성장을 기록한 것은 노션을 사랑하는 한국 사용자들이 거대한 커뮤니티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입소문을 내준 덕분”이라며 한국 진출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한국 시장의 빠른 성장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국내 노션 사용자들의 영향이 크다. 노션은 앱의 기능을 알리기 위해 전 세계에 ‘노션 프로’라는 일종의 홍보대사를 60여 명 두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네 명이 활동 중이다.

국내에 노션을 알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션 가이드북을 한국어로 번역해 배포하고, 노션 사용자들과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커뮤니티를 만든 전시진·이해봄(필명) 프로를 만났다. 이들은 책 《업무와 일상을 정리하는 새로운 방법 Notion》을 통해 일상과 업무 환경에서 생산성 도구를 사용하는 이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이해봄 프로는 “‘노션은 이런 툴이다’라고 말하는 게 한계를 짓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OS(Operating System) 안에서 노션이 구축할 수 있는 세계는 무한대예요. 메모 도구나 ‘협업툴’로만 노션을 본다면 알아가는 단계에 불과합니다.” (이해봄)

1. 노션으로 모두가 쉽게 찾아보도록 조직 내 정보를 문서화할 수 있다.
2.칸반 보드(kanban board), 표, 리스트 등을 사용해 어떤 프로젝트든 맞춤 제작(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3.메모와 문서 정리 기능으로 원하는 유형의 콘텐츠를 모두 추가할 수 있다.

노션, 왜 떴을까?


노션의 장점 중 하나는 자유로움이다. 이해봄 프로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생산성 도구는 정해놓은 방식에 이용자가 맞춰서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데, 노션은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프로세스를 조립해 사용 가능하다. 일종의 도화지처럼 빈 공간에 자신이 원하는 화면을 설정하고 페이지를 맞춤 제작할 수 있다.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사용자가 원하는 모양을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것. 예전엔 웹사이트나 앱을 만들기 위해 코딩을 배워야 했지만, 노션은 간단한 툴만으로도 누구나 손쉽게 자신의 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 온라인상에서 만들고자 하는 모든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노션이다.

전시진 프로가 꼽는 노션의 장점은 “협업과 정보 공유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이다. 독서 리스트 작성, 일기 쓰기 같은 개인 작업부터 회사 정보 관리를 위한 위키 페이지, 제품 개발 로드맵, 채용 공고, 고객 관리 등 노션으로 구현한 무한대 세상은 공유를 통해 확장된다. 노션이 ‘생산성 앱의 끝판왕’ ‘일잘러들의 인싸 앱’으로 인기를 얻는 이유다.

“노션의 가장 큰 특징은 공유와 데이터베이스화가 쉽다는 겁니다. 노션이 처음 국내에 들어왔을 땐 에버노트처럼 개인이 문서를 작성하거나 폴더를 형성해 기록물을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됐어요. 지금은 저장을 넘어 외부 서비스와 연동해 확장하거나 포트폴리오를 올려 개인 블로그처럼 이용하는 등 활용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공유 버튼 하나면 누구나 작성자의 글을 볼 수 있고, 데이터를 시각화해 정리하기가 쉬워요. 이런 면에서 2030 밀레니얼 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시진)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고, 노션의 용도는 다양합니다. 학생들은 과제나 수업을 페이지별로 정리하거나 팀과 협업 자료를 만들고, PPT를 작업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어요. 선생님은 학생 관리 용도로 사용하고요. 일기나 독서 기록, 취미 관리 등 일상에서도 사용 범위가 넓고, 아티스트들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자기 PR 용도로 노션을 활용합니다.” (이해봄)

이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노션 안에 넣고 싶다”는 노션 창업자의 뜻과도 맞닿아 있다.


노션은 제2의 뇌


현재 대기업 신사업팀 프로젝트 매니저(PM)로 근무 중인 이해봄 프로는 2017년 넥슨에서 PM으로 일하며 노션을 처음 접했다. 개발자들과 소통할 일이 많았는데, 구글이나 아사나 등 각자가 쓰는 생산성 툴이 달랐다. 하나의 툴로 관리해 편리하게 쓰고 싶어 찾아낸 툴이 올인원 워크스페이스 노션이다. 그는 노션 사용법을 공유하기 위해 40페이지에 달하는 영어 가이드를 번역해 나눠주기도 했다.

전시진 프로는 업무용 협업툴 ‘잔디’에서 마케터로 일하다 프리랜서로 독립해 디지털 마케팅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처음에 그는 일상 기록 용도로 에버노트를 사용했다.

“에버노트는 워드와 같아요. 문서편집 기능은 가능한데, 쌓여가는 정보를 관리하기에는 무리가 있죠. 아카이브 기능은 탁월하지만, 활용도 면에서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에버노트에서 불편했던 노트 정리와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가진 서비스를 찾다가 노션을 알게 됐습니다. 지금은 노션으로 이동해 ‘노션 한국 사용자 모임’을 운영하고 있고요.” (전시진)

전시진 프로는 노션이 나오기 전까지 에버노트 사용자들과 커뮤니티를 만들어 스마트워크 미팅을 주도하기도 했다. 노션을 접한 후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노션 커뮤니티의 활동을 알렸고, 노션에서도 두 사람의 노력을 인정해 노션 컨설턴트로 임명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독려했다.

전시진·이해봄 프로에게도 노션은 특별한 경험이다. 전시진 프로는 “노션은 나를 기억하는 방법이자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데 노션을 활용해요. 기존의 노트 앱이 기록하고 아카이브하는 기능만 있었다면, 노션은 이를 구조화하고 정리하는 도구예요. 경영의 기초는 기록이라는 말이 있어요. 기록해야 측정하고, 측정해야 분석해서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경영으로 이끌어갈 수 있죠.” (전시진)

“가계부, 포트폴리오, 업무도구, 콘텐츠 관리까지, 저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노션 안에 들어 있어요. 노션 대표가 ‘노션은 나의 제2의 뇌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제 삶이 모두 디지털화되어 들어가 있는 곳이 바로 노션입니다.” (이해봄)

전시진 프로의 인생 모토는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을 하자”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기록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제2의 뇌’ 노션이 함께한다면 든든할 것 같다. 물론 선택은 각자의 몫이지만.


노션 프로가 말하는 노션 활용 가이드

정보 공유와 저장
노션의 가장 큰 특징은 쉬운 공유와 데이터베이스다. 공유 버튼을 누르고 링크를 복사한 다음,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개인용 메신저든 SNS든 작성자가 작성한 모습 그대로 공유할 수 있다. 수정한 내용도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또한 데이터베이스에서 가장 강력한 기능은 데이터를 한 번만 입력해두면 표 형태의 보기 방식에서 ‘칸반(Kanban) 보드’, 리스트, 갤러리, 캘린더 등 총 다섯 가지의 보기 형태로 데이터를 시각화해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채용 공고
노션 사용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시점에 사람들이 열광한 기능은 노션을 이용한 채용 공고다. 기존에는 채용 공고를 만들어서 배포한 후 수정사항이 생기면 개발팀의 손을 거쳐 일일이 수정해야 했지만, 노션에서는 개발팀의 손을 거치지 않고도 채용 담당자가 쉽게 수정할 수 있어 작성이 훨씬 편리해졌다.

포트폴리오 제작
개인이 사용하는 영역에서는 포트폴리오가 유용하다. 취업준비생, 직장인, 프리랜서뿐 아니라 아이돌까지 노션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이미 전달한 포트폴리오라도 텍스트와 이미지를 수정하면 실시간으로 변경된 내용을 보여줄 수 있다.

고객 관리
고객명, 회사명, 직무, 부서, 연락처, 이메일, 주소 등을 입력해두면 검색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볼 수 있으며, 서로 다른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데이터들을 연결해 쉽게 연관성을 파악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A 고객과 미팅하고 미팅 기록을 작성했을 때, 고객 데이터베이스와 미팅 기록 데이터베이스가 서로 연결되어 다른 페이지에서도 각각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DB 카테고리 기능
데이터베이스 필터링 기능을 사용하면 개수가 많고 복잡한 데이터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만약 독서 기록을 관리하면 경영·경제·사회·인문·예술·기술 등 수백 권의 책이 있더라도 필터링을 통해 각각의 카테고리별로 구분해서 볼 수 있다. 또한 구매 날짜나 독서를 완료한 날짜를 입력해두면 8월에 구매한 도서목록, 9월에 독서를 완료한 목록 등도 간편하게 볼 수 있다.
  •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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