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돈의 세대교체?

요즘 어딜 가나 돈 타령입니다. 세 명 이상만 모이면 주식과 부동산 얘기를 피해 가기 힘들지요. 단군 이래 가장 ‘돈, 돈, 돈’ 하는 시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라 전체가 거대한 자본주의의 주술에 걸린 듯, 재테크를 하는 사람은 더 큰 판돈을 내걸고, 안 하던 이들마저 이 판에 뛰어들어 고리대금이라도 챙기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부의 거대한 이동이 일어나는 판에서는 희비가 엇갈리기 마련이지요. ‘돈 놓고 돈 먹는’ 거대한 카지노 자본주의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topclass》 스페셜 이슈 ‘요즘 재테크’에서는 밀레니얼들이 돈 버는 법에 확대경을 들이대봤습니다. ▲ 한국형 파이어족(조기 은퇴족) 대퐈마 자매 ▲ 골목 속 빨간 벽돌집에 주목하는 3040 디벨로퍼 효연·하선 ▲ 2세대 가치투자의 대표 주자인 김현준 더퍼블릭투자자문 대표 ▲ 부자 되는 말 센스를 전파하는 김주하 한국비즈니스협회 대표를 만나 이들만의 노하우를 듣고, 회사가 내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 시대의 부산물인 ‘N잡러’의 면면을 조망해봤습니다.

밀레니얼의 돈 버는 법은 과연 다르더군요. 이들에게서 세 가지 특징을 발견했는데요. 밀레니얼의 재테크는 똘똘하고, 즉각적이며, 솔직합니다.

먼저 이들은 똘똘합니다. 대학교 때부터 경제와 금융 공부가 자연스러웠고, 세계 정세의 판을 읽는 눈을 키운 이들이 많습니다. 단순히 소문과 유행을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분명한 철학을 갖고 접근하지요. 민간 부동산 디벨로퍼 효연과 하선은 이렇게 말합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묻고 따져가며 부동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기성세대의 자본력을 이길 수 있다” “부모 세대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자하는 복부인에 가까웠다면, 밀레니얼 부자는 아파트 불패라는 학습된 성공신화에서 벗어나 큰 관점에서 경제흐름을 읽는다”라고요.

둘째, 즉각적입니다. 디지털 원주민인 밀레니얼은 온라인을 통해 디지털 머니를 주고받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토스, 뱅크샐러드, 카카오뱅크 등의 앱은 이들이 쉽고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불씨를 당겼고요. 그래서 이들은 ‘단단(短短)하게’ 돈을 굴립니다. 돈을 묵혀두기보다 짧고 빠르게 회전시키죠. 회전율이 낮은 보험 상품은 밀레니얼에게 인기가 없습니다.

셋째, 솔직합니다. 2002년이었나요. “부자 되세요”라고 소리치는 배우 김정은의 광고를 기억하는지요. 각인 효과는 확실했지만, “물질만능주의를 조장하는 천박한 세태의 광고”라며 비난도 받았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 “성투하세요(성공투자하세요)”라는 덕담이 밀레니얼 사이에서 유행이라지요. 젊었을 때 짠테크로 돈을 벌어 40대에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은 한층 더 솔직합니다. ‘원하는 인생을 살려면 얼마면 되지?’라는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파이어족은 오늘을 즐기는 욜로족과는 달리,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쥐어짜가며 돈을 모읍니다. 5억 원이든 10억 원이든 남은 인생을 먹고살 준비가 되면 드디어 파이어(Fire)! 자발적 은퇴를 하고 원하는 삶을 누리는 거죠.

이들은 확실히 금융인 존리가 그토록 강조하는 한마디,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라!”를 일찌감치 깨닫고 실천하는 세대입니다. 돈의 가치와 속성에 다르게 접근하는 밀레니얼이 만들어가는 세상이 자못 궁금합니다. 희망을 읽습니다.
  • 2020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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