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테크

제2의 월급 꿈꾼다면?

N잡으로 ‘부캐’ 만들기

회사는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결혼하고, 집 사고, 인생 역전하는 시대는 지났다.
작고 소중한 월급을 하사하는 직장에 영혼까지 갈아 넣으며 충성하기보다 능력과 개성에 따라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2040 직장인 ‘N잡러’가 늘어나는 이유다.
N잡러는 복수의 ‘N’, 직업의 ‘잡(job)’,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러(er)’가 합쳐진 용어다.
즉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N잡을 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본업에서 채워지지 않는 수입을 얻기 위해, 자아실현을 추구하기 위해, 또 평소 관심 있는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한다.
즉 꼭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만은 아니란 뜻이다.
N잡러는 퇴근과 동시에 출근하기도 하고,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부캐릭터를 깨우기도 한다.
물론 연봉을 더 많이 주는 회사로 이직할 기회가 있으면 잡아도 된다. 이직은 이직대로, 부업은 부업대로 하면 되니까.
또 누가 아나, 부캐가 본캐를 넘어설지.
N잡러 이렇게 많아?
10명 중 4명 ‘투잡 경험 있다’


지난해 N잡을 뛴 부업자 수는 월평균 47만 명. 역대 최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의원실이 통계청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월평균 부업자는 47만 3045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2012년 45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까지 감소추세를 보이다 2017년 41만 9066명, 2018년 43만 2964명, 2019년 47만 3045명으로 증가한 것.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투잡 경험’을 묻는 질문에 직장인 2298명 중 37%가 ‘있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돈이다. 1위 ‘월급이 너무 적어서’(41.4%), 2위 ‘목돈 마련을 위해서’(27.1%)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어 ‘생활의 활력을 얻기 위해’(24.4%), ‘업무역량을 높이기 위해’(3.4%) 등 자기계발에 부업을 활용하는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직장인이 부업으로 얻는 월평균 소득은 ‘50만 원 이하’가 40%로 가장 높았고, ‘150만 원 이하’(32.8%), ‘300만 원 이하’(13.6%), ‘300만 원 초과’(13.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부업으로는 ‘취미 및 직무 관련 재능 거래’가 49%로 가장 많았다. 여가시간에 취미를 즐기고 이를 부수입 창출로 연결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배달·배송, 대리운전, 하객 알바 등 노동과 수익이 등가적 비율을 이루는 부업 구조에서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

‘투잡을 위해 시작하고 싶은 취미’를 묻는 질문에는 ‘유튜브·SNS 운영’(31%), ‘쇼핑몰 및 온라인 상거래’(22.7%), ‘디자인 소품 제작 및 판매’(18.4%), ‘사진·영상’(15%) 등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내가 할 수 있는 N잡, 뭐가 있을까?

재능 거래 | 누구에게나 한 가지씩 재능이 있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은 곧 서비스 상품으로 연결된다. 재능 거래는 직장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업 형태로, 플랫폼을 이용해 나의 재능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제공하는 일이다. 글쓰기에 자신 있다면 문서 작성, 디자인 능력이 있다면 명함·전단지 제작, 노래를 잘하면 보컬 레슨 등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자기계발이나 자기소개서·면접 대비 코칭도 인기다. 대표적인 재능 거래 플랫폼은 크몽, 숨고, 오투잡 등이 있다. 수수료는 0~20% 수준. 간단한 소개와 포트폴리오를 등록하면 연락이 오는 구조다. 이 업계의 핵심은 경험과 신뢰다. 처음부터 연락이 오지 않는 건 당연하다. 거래 내역과 후기가 쌓이면 나에 대한 신뢰가 생겨 안정적인 수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재능 거래에 자신이 없다면 원데이 클래스, 취미 플랫폼에서 해당 분야를 터득하고 수강생에서 강사로 전환해 수입을 얻는 방법도 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 ‘나도 유튜브나 해볼까?’ 고민한다면 우선 실행에 나설 것을 권한다. 처음부터 완벽한 콘텐츠를 제작하긴 어렵다. 주제 선정, 편집기술 등 일단 부딪쳐보고 하나하나 개선해나가면 된다. 다만 인기 콘텐츠 분야는 이미 레드오션이니, 콘텐츠 주제를 구체화해 블루오션을 찾는 게 중요하다. 가령 맛집을 소개한다면, 특정 메뉴를 선정해 구체화하는 방식이다. 유튜브 수익은 구독자 1000명, 누적 재생 4000시간 이상이란 조건을 넘어야 발생한다. 구독자와 재생시간이 늘어나면 수익도 커진다. 영상을 꾸준히 올리다 보면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어느 순간 하나의 콘텐츠가 ‘떡상’하는 순간이 온다. 구독자가 늘면서 영상 중간에 광고도 붙고, 기업의 유료 광고 제의도 들어온다. 영상 제작이 반드시 수익을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삶의 기록 면에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오픈마켓 | 과거에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상품을 등록하는 등 발품 팔 일이 많았다. 요즘 오픈마켓은 시스템이 다 갖춰져 있어 어렵지 않게 직접 온라인 몰을 운영할 수 있다. 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사장님이 될 기회다. 오픈마켓 대표 채널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마켓플레이스, 아마존 셀링이 있다. 가령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이용하면 운영비를 줄이면서도 이용자 수 유입, 키워드 등 네이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판매자 등록을 위해서는 사업자등록증, 통신판매업신고증, 통장사본 등이 필요하다. 경제 유튜버 신사임당은 스마트스토어의 상징적 인물이다. 한국경제TV PD로 일하던 그는 회사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부업을 고민하다 소자본으로 오픈마켓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스마트스토어에서 월 1000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비결을 엿볼 수 있다.

배달·배송 | 배달·배송은 긱 이코노미(비정규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경제 현상)의 대표 사례다. 코로나19 여파로 배달·배송이 호황을 누리자, 전업 종사자 외에도 주말 또는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해 배달·배송에 뛰어든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만큼 주문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 경력이 필요하지 않아 오토바이, 자동차 등을 활용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배민커넥트와 쿠팡플렉스가 있다. 최근 민트색 헬멧을 쓰고 백팩을 맨 채 자전거 페달을 부지런히 밟는 사람들(배민커넥터)도 여기에 해당한다. 배민커넥트의 기본 배달료는 보통 건당 3500원, 쿠팡플렉스의 기본 배송료는 건당 주간 750원, 새벽 1200원 내외다. 거리나 날씨 변화, 프로모션에 따라 추가 수당이 붙기도 한다. 한 주소지에 다량의 물품을 전달할 경우 수익도 N배가 된다.

공유 플랫폼 | 공유경제의 핵심은 물품·공간을 서로 대여해 사용하는 것이다. 개인의 자산에 공유경제를 대입해 쏠쏠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비워두고 방치된 공간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집을 자주 비우는 경우에도 유용하다. 호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간단한 업체 등록과 3%의 수수료를 지불하면 된다. 이 밖에도 아파트, 카페, 펜션, 작업실 등을 촬영장소로 공유하는 아워플레이스, 개인이 소유한 옷이나 가방을 빌려주는 클로젯셰어, 명품백 공유 플랫폼 마이시크릿백 등이 있다.


N잡 노하우 알려주는 유튜브 채널 〈허대리의 월급독립스쿨〉


구독자 14만 명의 〈허대리의 월급독립스쿨〉은 ‘지식 창업’을 강조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자신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지식 콘텐츠를 판매하는 지식 창업이야말로 직장인에게 최적화된 부업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식 창업은 자본 없이 시작할 수 있고 실패해도 손해가 적으니 안 할 이유가 없다. 실제 직장생활을 하는 허대리도 지식 창업으로 월급 외 수입 1000만 원을 버는 프로 N잡러가 됐다.

허대리는 노동력과 수익이 비례하는 구조보다 콘텐츠 스스로가 굴러가며 돈을 벌어오는 구조를 강조한다. 나의 시간과 돈이 1 대 1로 교환되는 게 아니라, 1 대 N으로 거래되는 것이다. 이때 영상, 글, 강의 등 자신이 가진 지식이나 재능이 콘텐츠가 된다. 가령 직장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자주 한다면 ‘발표 잘하는 법’에 대해 온라인 강의를 할 수 있다. 제주도 여행을 자주 가서 맛집을 많이 알고 있다면 ‘커플들이 자주 가기 좋은 제주도 맛집 리스트’로 PDF 전자책을 만들어 판매할 수도 있다.

콘텐츠를 선정했으면 그다음은 머니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야 한다. 파이프라인에 해당하는 건 온라인 강의, 오프라인 강의, PDF 전자책, 블로그, 유튜브, 출판 등이다. 앞서 ‘발표 잘하는 법’으로 온라인 강의를 준비했다면 하나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셈이다. 이를 PDF 전자책으로 발행하고 블로그, 유튜브로 확대하면 다른 파이프라인과 연결하는 것이 된다. 결국 하나의 콘텐츠로 두 번째, 세 번째 월급을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파이프라인의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 연결할 필요도 없다. 두 개 이상만 연결하면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허대리는 “돈 버는 방법에 새로운 건 없다. 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만 있다”고 말한다.


기타 소득 연 300만 원 이상은 소득신고 대상

N잡러로 일하며 소득이 발생하면 별도의 소득 신고가 필요하다. 이때 사업소득으로 매출이 발생할 경우 금액에 관계없이 신고할 의무가 있다. 일반 사업소득자와 마찬가지로 매출에서 경비를 제한 금액은 모두 소득에 해당한다. 기타 소득의 신고 기준은 연 300만 원 이상이다. 사업소득, 이자소득, 배당소득, 연금소득 등 종합소득세 신고는 매년 5월 이뤄진다. 국세청 홈택스에서 연말정산 자료를 불러온 후 원클릭으로 합산 신고가 가능하다.

N잡러의 회사 월급 외 소득은 별도로 회사에 통지되지는 않지만, 만약 부업이 4대 보험에 가입돼 있는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4대 보험에 가입된 본업과 부업의 월소득이 503만 원을 넘으면 국민연금 소득상한액을 초과했다는 통지가 회사에 전달된다. 공무원은 영리업무금지, 겸직허가제도가 있으나, 사기업은 근로기준법상 겸업금지 관련 내용이 없어 부업이 불법은 아니다. 그렇지만 일부 회사에서는 사규에 따라 부업을 금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니 사전에 알아둬야 한다.
  • 2020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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